[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푸른 동해를 품은 솔향 강릉의 가을 밤하늘에 3,500대의 군집 드론이 일제히 날아오르자 은하수 같은 빛의 향연이 펼쳐졌다. 전통과 낭만이 깃든 관광도시 강릉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미래 교통 기술을 온몸으로 시연하며 지구촌 모빌리티 전문가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사진제공=강릉시지능형 교통 체계(ITS)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2026 강릉 ITS 세계총회’가 19일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리고 닷새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동성을 넘어 하나되는 세계(Beyond Mobility, Connected World)’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는 전 세계 모빌리티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글로벌 교류의 장이다.
이날 오전 10시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중남 강릉시장을 필두로 미국, 독일,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3개국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 유럽, 미주 등 3개 대륙의 ITS 사무국 대표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대표단, 학계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성대한 개막을 축하했다.
행사 기간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차세대 협력형 지능형 교통체계(C-ITS), 수요응답형 교통(DRT), 도심항공교통(UAM) 등 최첨단 기술 융합 모델을 공유하고, 복잡한 도시 교통난을 해소할 국제 공조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한다.
총회 개막과 함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 꾸려진 전시장(428개 부스, 108개 기관·기업 참여)은 전 세계 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 변신했다. 개막 첫날부터 각국의 바이어와 연구진, 여행자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졌다. 특히 현지 상황에 최적화된 스마트교차로와 AI 기반 실시간 신호관리 체계를 선보인 ‘강릉관’이 큰 주목을 받았다. 농어촌과 도심을 누비며 주민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준 ‘자율주행 마실버스’ 시연은 중소도시형 미래 교통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국내외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올림픽파크 야외광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거대한 미래 테마파크로 변모했다. 현장에서는 AI 자율주행차 탑승 체험을 비롯해 미래 모빌리티 만들기, 가상현실(VR) 주행 체험, 박진감 넘치는 미니로봇 축구대회, 드론 조종 체험 등 풍성한 참여형 프로그램과 버스킹 공연이 열려 일반 시민과 나들이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개막 첫날의 절정은 저녁 8시 컨벤션센터 상공을 화려하게 뒤덮은 3,500대 규모의 초대형 드론 라이트쇼였다. 첨단 군집 비행 기술과 예술적 조명이 어우러져 동해의 밤하늘을 수놓는 압도적인 불빛 군무에 현장의 시민들과 외신 기자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김중남 강릉시장은 “이번 세계총회 개막은 강릉이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이자 안전하고 쾌적한 ‘지속 가능한 스마트도시’로 힘차게 도약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성공적인 총회 개최를 위해 손님맞이 준비에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주신 21만 강릉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는 193개 학술 세션과 최첨단 주행 시연, 현장 테크 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모빌리티의 미래를 생생하게 증명해 보일 예정이다.
가을빛이 깊어가는 경포호와 안목 커피거리 너머로 펼쳐진 첨단 자율주행차와 은빛 드론의 향연은, 강릉을 찾은 이들에게 여행의 낭만과 미래의 설렘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