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가을 공원이 거대한 야외 도서관으로 변신했다. 잔디밭에서는 책을 펼쳐 들고, 산책길에서는 독립출판물을 만났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즈 선율까지 더해진 남양주 다산문화공원은 사흘 동안 책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 됐다.
정약용 도서관과 시민과 함께 독서문화도시 만든다. 남양주시, ‘2026 북 페스타’ 성료·사진제공=남양주시남양주시(시장 최현덕)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정약용도서관 앞 다산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독서문화축제 ‘2026 북 페스타’를 마무리했다고 18일 밝혔다.
‘펼치면 피크닉, 걸으면 북마켓’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도서관 밖으로 독서 공간을 넓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산책과 휴식,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기도록 꾸몄다.
공원 잔디마당에 마련된 ‘북 피크닉’은 시민들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쉬어가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정해진 독서 방식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가을 풍경 속에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지역서점과 독립출판 창작자들이 참여한 ‘북 마켓’이 열렸다. 대형서점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을 비롯해 다양한 책이 소개됐으며, 창작자와 독자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책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오늘의 한 권’, ‘향기로 읽고 색으로 남기다’, ‘찍는 독서취향’ 등 독서와 감각적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행사장 곳곳을 돌아보며 참여하는 스탬프 투어는 축제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볼거리도 풍성했다. 로봇 개 시연과 비눗방울·풍선 공연, 솜사탕 매직쇼가 이어졌고, 야외 영화 상영은 공원을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바꿨다. 책을 중심에 두면서도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르게 배치했다.
마지막 날에는 정문정 작가의 강연을 비롯해 책 숲 버스킹과 재즈 콘서트가 펼쳐졌다. 낮에는 책을 읽고 저녁에는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일정으로 독서축제의 폭을 넓혔다.
17일 행사장을 찾은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북 마켓과 체험 공간을 둘러보고 시민과 행사 관계자들을 만났다.
최 시장은 “책은 세대와 세대를 잇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중한 매개체”라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문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남양주시가 추진하는 독서문화도시 조성에도 의미를 더했다. 남양주시는 지난 9월 ‘2027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지로 선정됐다. 내년 제14회를 맞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순회하며 열리는 대표적인 독서·출판문화축제다.
시는 ‘정약용의 서재에서 내일의 지혜를 담다’를 공식 슬로건으로 정하고, 정약용의 독서정신과 지역 문화자원을 연결한 행사 준비에 나섰다.
이번 북 페스타는 책을 읽는 공간이 반드시 도서관 안에 머물 필요는 없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남양주시는 정약용도서관을 중심으로 지역서점과 출판계의 협력을 넓히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책을 만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