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16일까지 경주큐신라민화갤러리에서 열리는 제4회 정신건겅 예술전 홍보 포스터·사진제공=경주시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천년고도 경주의 고즈넉한 골목길, 은은한 물감 향기 사이로 세상에서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의 결들이 펼쳐진다. 화려한 기교나 타인과의 비교 대신, 오롯이 자기 자신을 마주하며 캔버스에 꾹꾹 눌러 담은 빛깔들이 여행자와 시민들의 발걸음을 다정하게 붙잡는다.
경주시보건소가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경주큐신라민화갤러리에서 ‘제4회 정신건강 예술전’을 열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고, 이웃의 아픔을 보듬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적 시선을 넓히고자 정성껏 마련된 문화예술 나눔의 장이다.
제4회 정신건강예술전 참가자들과 관계자들·사진제공=경주시‘내 안의 무늬를 거닐다 - My personal color’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장에는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사회재활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 온 회원 작가 8명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걸렸다. 저마다 겪어온 삶의 굴곡과 남몰래 삼켜야 했던 감정, 그리고 내면의 깊은 생각들을 각자의 고유한 색채와 붓 터치로 솔직담백하게 담아냈다.
전시관을 채운 그림들은 세상의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려 애쓰기보다, 흔들리고 서툴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자는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캔버스 위에 켜켜이 쌓아 올린 맑고 짙은 색감들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네며, 관람객들이 스스로의 마음 풍경까지 가만히 돌아보게 만든다.
전시가 열리는 경주큐신라민화갤러리는 유서 깊은 경주의 전통과 현대적 문화 감성이 자연스레 공존하는 아담한 예술 쉼터다. 대릉원과 황리단길 등 가을빛이 무르익은 경주의 명소들과 인접해 있어, 도심 역사 유적지를 둘러본 뒤 호젓하게 들러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문화 쉼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세용 경주시보건소장은 현장에서 “이번 예술전이 정신건강에 대한 지역사회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우리 모두가 지닌 서로의 다름과 고유한 가치를 따뜻하게 존중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마음의 건강을 챙기고 편견 없는 따스한 도시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사회재활 지원에 대한 안내는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누리집이나 센터 상담 전화를 통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가을날, 묵직한 천년의 돌담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소박한 갤러리 안에서 누군가의 진심 어린 고백을 읽어 내려가는 일은 그 자체로 특별한 여행이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내면의 무늬를 어루만지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빛깔을 찾아가는 경주의 작은 예술 산책길은, 지친 마음에 오래도록 번질 온기를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