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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충북 음성군

음성의 가을, 맛과 흥에 빠지다… 설성문화제 16일 개막

충북 무형유산 거북놀이와 염계달 판소리 경연 한마당

9개 읍·면 민속놀이로 펼치는 45회째 전통문화 잔치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가을빛이 완연한 충북 음성에서 40여 년을 이어온 유서 깊은 향토 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음성군을 대표하는 가장 오랜 역사의 향토문화축제인 ‘제45회 설성문화제’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동안 음성종합운동장과 한빛복지관 일원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1982년 첫 닻을 올린 이래 지역 고유의 민속예술을 계승해 온 설성문화제는 올해 ‘전통을 잇고 미래를 열다’를 기치로 내걸고 옛 선조들의 삶과 숨결이 깃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쏟아낸다.
전통 복장을 입은 남성들이 볏단을 두드리며 벼베기 농사 소리를 재현하는 야외 공연 장면.
읍면 전통민속놀이 경연대회 내고장을 알려라 행사의 음성읍 벼베는 소리 시연 모습.·사진제공=음성군
축제 첫날인 16일에는 주무대에서 혼례청을 차리고 백년가약을 맺는 우리 고유의 ‘전통혼례’가 실감 나게 시연된다. 잔칫날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마당도 풍성하다. 기름진 땅에서 자란 음성 대표 농특산물 ‘다올찬 쌀’로 갓 뽑아낸 쌀 떡볶이 무료 나눔 행사가 열려 방문객의 입맛을 돋운다. 극동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은 당도 높은 음성 복숭아를 특제 양념에 버무려 낸 ‘복숭아 고추장 비빔국수’를 이색 별미로 선보여 미식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음성의 혼을 깨우는 전통 마당도 이어진다. 충청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음성거북놀이’가 거북놀이보존회의 손길로 생생하게 재현되며 축제장 전체에 신명 나는 꽹과리와 북소리를 울린다. 저녁에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극동대 학생들의 패기 넘치는 축하 무대와 지역 사회 발전에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제21회 음성군민대상’ 시상식이 거행된다. 이어 실력파 가수 윤태화와 천록담이 무대에 올라 깊어가는 가을밤을 화려한 선율로 수놓는다. 둘째 날인 17일에는 축제의 핵심 기둥인 ‘염계달 중고제 판소리 경연대회’가 전국 국악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으로 음성 가섭산 굴 속에서 피나는 수련 끝에 득음한 염계달 선생의 독창적인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무대다. 2024년 첫 대회 당시 68명이던 참가자가 지난해 94명을 거쳐 올해는 121명으로 급증하며 전국 최고 권위의 등용문으로 우뚝 섰다. 경연은 초등부와 중고등부, 대학·일반부, 신인부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춘천가,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자유곡을 통해 불꽃 튀는 소리 대결을 펼친다. 특별 순서로 마련된 ‘판소리 한마당’에서는 박지윤과 강효주 등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의 묵직한 열창과 미래 국악계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의 당찬 무대가 함께 어우러진다.
다섯 명의 여성이 전통 한복을 입고 무대 위에서 소고와 춤을 추며 공연하는 모습.
제44회 설성문화제 염계달 중고제 판소리 한마당 공연 장면.·사진제공=음성군
축제장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릴 읍·면 전통민속놀이 경연 ‘내 고장을 알려라’도 빼놓을 수 없다. 관내 9개 읍·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흙을 다지며 결속을 다지던 금왕읍의 ‘지경다지기’, 백중날 머슴들의 노고를 위로하던 원남면의 ‘당골백중놀이’ 등 각 마을에 구전되어 온 토속 놀이를 실감 나게 선보이며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전통 의상을 입은 남성들이 커다란 상여 가마를 일렬로 들고 움직이고 있는 모습의 야외 행사 장면.
설성문화제 내고장을 알려라 전통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맹동면 상여소리 공연 모습.·사진제공=음성군
청소년들이 숨겨둔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B.B.S청소년 어울마당’과 다문화 주민 및 외국인 이웃이 함께 어우러지는 ‘설성 글로벌 페스티벌’ 노래·춤 경연대회는 화합의 의미를 더한다. 행사장 일대에는 지난해보다 대폭 확충된 상시 체험 부스와 음성문화원 동아리들이 준비한 공예·민속 체험 공간이 들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 쉴 틈 없는 즐거움을 안긴다. 한편 축제장 주변에서는 지난 10일 막을 올린 ‘2026 음성예술제’가 18일까지 이어지며, 축제 이튿날인 18일에는 음성종합운동장에서 9개 읍·면의 자존심을 건 ‘제43회 음성군민 체육대회’가 바통을 이어받아 지역 전체를 뜨거운 축제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군민과 호흡해 온 설성문화제에 음성의 뿌리 깊은 민속예술과 맛깔스러운 먹거리,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을 정성껏 담아냈다”며 “풍성한 가을날 음성의 온기와 멋이 살아 숨 쉬는 축제 현장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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