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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전북 완주군

수탈의 철교가 스카이워크로… 완주 '물고기철길' 열렸다

완주·전주 합작 405m 보행로… 자전거길·비비정 연계

100년 만에 쉼터로 환골탈태한 옛 만경강 폐철교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해 실어 나르던 붉은 녹빛의 폐철교가 푸른 강바람을 맞으며 공중을 걷는 명품 산책로로 다시 태어났다.
만경강 물고기철길
만경강 물고기철길·사진제공=완주군
전북 완주군이 14일 삼례읍 옛 만경강 철교 일원에서 새로운 보행형 관광 명소인 ‘물고기철길’ 준공식을 열고 방문객 맞이에 나섰다. 일제 수탈의 아픈 생채기를 딛고 100여 년 만에 시민들의 힐링 쉼터이자 생태 관광 거점으로 환골탈태한 순간이다. 이번 사업은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완주군과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머리를 맞댄 상생 협력의 결실이다. 완주군이 폐철교 상부에 길이 405m에 달하는 보행 덱과 아찔한 스카이워크, 탁 트인 전망 쉼터를 놓았고, 전주시는 만경강 건너편에서 관광객들이 막힘없이 찾아오도록 진입도로와 널찍한 주차 공간을 닦았다. 두 지자체가 손을 맞잡으면서 끊겼던 철길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화합의 다리로 거듭났다. 다리 위로 올라서면 은빛 억새가 일렁이는 만경강의 수려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철교 중간에는 투명 강화유리를 바닥에 깐 스카이워크 구간이 설치돼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마치 허공을 걷는 듯한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다리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포토존은 붉게 물드는 만경강 낙조를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접근성도 대폭 끌어올렸다. 만경강 제방을 따라 길게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철교 보행로를 완만한 경사로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라이딩을 즐기던 자전거 여행객들이 자전거를 끌고 철길 위로 올라와 땀을 식히며 여유롭게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탁월하다. 조선 시대부터 호남 선비들이 달빛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유서 깊은 누각 ‘비비정’과 옛 철교 위에 열차를 개조해 만든 이색 문화공간 ‘비비정 예술열차’가 지척이다. 여기에 근대 양곡창고를 개조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삼례문화예술촌’까지 하나의 산책 동선으로 묶인다. 여행객들은 폐철교를 건너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삼례 일대를 하루 코스로 막힘없이 둘러볼 수 있다. 옛 만경강 철교는 1928년 일제가 비옥한 만경평야와 삼례 일대의 쌀을 군산항으로 빠르게 수탈하기 위해 건설한 교량이다. 해방 이후에도 전라선 철도로 수많은 이들의 삶과 애환을 싣고 달리다 지난 2011년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철로가 이설되면서 80여 년의 운행을 마감하고 멈춰 섰다. 십수 년간 방치됐던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역사적 교훈을 품은 문화 공간으로 새 생명을 얻은 셈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일제 수탈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던 만경강 철교가 지자체 간 상생 협력과 군민들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생태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명품 쉼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며 “전주와 완주를 오가는 나들이객은 물론 전국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만경강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위로와 쉼을 얻어가는 대표 랜드마크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만경강의 굽이치는 물결과 가을바람, 그리고 100년 역사가 어우러진 ‘물고기철길’은 전주 한옥마을과 삼례문화예술촌을 잇는 가을철 감성 나들이길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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