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눈으로만 훑고 지나가던 단풍 관광은 끝났다. 민통선 금단의 숲길을 달리고, 세종대왕의 독서 휴가를 누리며, 마을 쌀로 나만의 술을 빚는 별난 가을 여행이 경기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민간의 참신한 기획력과 지역 고유의 자원을 결합한 ‘2026 경기 로컬여행 파트너스’ 특화 여행 콘텐츠 4종을 10월부터 연천·양주, 여주, 파주 일원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올해 처음 닻을 올린 ‘경기 로컬여행 파트너스’는 창업 3년 이내의 역량 있는 청년 창업가와 스타트업들이 도내 숨은 명소를 발굴해 새로운 체험형 관광 상품으로 선보이도록 지원하는 민·관 협업 프로젝트다. 선정된 기업들에게 각 1,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맞춤형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며 현장 중심의 상품성을 다듬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4가지 코스는 소리(Sound), 독서(Reading), 러닝(Running), 막걸리(Makgeolli)라는 뚜렷한 테마를 품고 여행자의 오감을 깨운다.
가장 먼저 연천과 양주에서는 ‘소리길기획연구소’와 ‘연천사랑협동조합’이 손잡고 ‘RE-PLAY : 다시 사는 여행’을 선보인다. 한탄강 지질명소인 재인폭포의 거센 물줄기 소리와 조선 왕실 사찰인 양주 회암사지에 깃든 역사 이야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웰니스 사운드 투어다. 이어폰을 벗고 자연과 옛 절터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지친 내면을 다독인 뒤, 여정 속 감상을 참가자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녹음해 간직하는 독특한 오디오 기록형 여행을 선사한다.
연천과 양주 지역의 사운드 투어 참가자들이 숲길 산책을 하며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고 있다. 'RE-PLAY : 다시 사는 여행' 코스 현장.·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남한강의 물결이 감싸 도는 여주에서는 ‘영비사’가 준비한 ‘여주 웰리딩 트립’이 책 애호가들을 유혹한다. 조선 시대 세종대왕이 젊은 학자들에게 특별 휴가를 주어 학문에 정진하게 했던 ‘사가독서(賜暇讀書)’ 제도에서 영감을 얻었다. 세종대왕릉(영릉)에서 첫 발을 떼고 은행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강천섬과 여주 골목길의 독립서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고요한 숲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활자 속에 빠져드는 한편, 다른 여행자들과 인상 깊은 구절을 나누며 가을날의 사색을 만끽할 수 있다.
여주 골목길 독립서점에서 독서 모임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있다. 세종대왕의 사가독서 제도에서 영감을 얻은 '여주 웰리딩 트립' 코스의 한 장면.·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접경지 파주에서는 액티비티와 생태가 어우러진 두 개의 파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선을 끈다. 스타트업 ‘DMZ숲’과 ‘비드코퍼레이션’이 기획한 ‘2026 ADVENTUROUS TRAIL IN DMZ FOREST’는 평소 일반인의 발길이 닿기 힘든 민간인통제구역(DMZ) 일대 원시림을 직접 두 발로 질주하는 하이엔드 트레일러닝이다. 단순한 레이스를 넘어 코스를 달리며 훼손된 숲에 토종 야생화와 자생식물 씨앗을 심고 흙을 북돋우는 ‘재생형 러닝(Regenerative Running)’을 도입해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한다.
파주 DMZ 숲길을 질주하는 참가자들이 하이엔드 트레일러닝을 즐기고 있다. 코스 달리기와 함께 토종 야생화 씨앗을 심는 재생형 러닝을 통해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한다.·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또 다른 파주 명소 가야4리 마을에서는 ‘귀한시간’과 전통 양조장 ‘파주도가’가 빚어낸 ‘에피소드 파주(酒)’가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끈다. 개인의 입맛과 향을 분석하는 막걸리 취향 테스트를 거친 후, 마을 들녘에서 갓 수확한 한수위 쌀과 제철 농산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전통주를 직접 빚는다. 술병에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라벨을 붙이고 마을 어르신들과 둘러앉아 갓 부쳐낸 전과 향토 안줏거리를 나누다 보면 시골 외갓집에 온 듯한 푸근한 정취가 스며든다.
파주 가야4리 마을에서 참가자들이 막걸리를 직접 빚고 잡는 모습과 전통주와 전통 안주가 놓인 식탁 풍경. 개인 맞춤형 막걸리 취향 테스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민간 기업이 지역의 숨은 원석을 가공해 실제 여행 현장에 올리고 나들이객의 목소리까지 직접 듣는 살아있는 프로젝트”라며 “지역의 역사와 생태, 골목의 삶이 여행자의 취향과 단단하게 맞물리는 지속 가능한 경기 로컬 여행 브랜드를 계속해서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가을의 정점에 들어선 10월, 뻔한 관광지를 벗어나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와 쉼을 찾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경기 로컬여행 파트너스’는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다. 각 코스별 세부 일정 확인과 사전 참가 신청은 런경기 공식 플랫폼 내 ‘경기체험’ 메뉴에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