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동해 푸른 바다를 품은 섬마을 울릉도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보훈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따뜻한 냄비 요리를 함께 끓여냈다.
울릉군은 지난 12일 국가를 위해 청춘과 삶을 바친 보훈가족들의 활기찬 노후와 회원 간 교류를 돕기 위해 보훈단체 복지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로 ‘실버요리교실’을 열었다. 지리적 특성상 다양한 문화 여가를 누리기 어려운 도서 지역 환경 속에서, 어르신들이 손수 요리를 완성하며 성취감을 얻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쉼표 같은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조리대 앞에 모인 어르신들의 손에는 익숙지 않은 칼과 도마가 들렸지만 표정엔 웃음이 가득했다. 배추와 깻잎, 얇게 썬 소고기를 정성스레 겹겹이 포개어 냄비에 채워 넣는 ‘밀푀유나베’를 함께 만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서로의 채소 모양새를 보며 농담을 주고받고, 서툰 손길을 서로 보태어 정갈한 전골을 완성하는 동안 조리실 안은 훈훈한 열기로 채워졌다.
실버요리교실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밀푀유나베 요리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자리를 함께했다.·사진제공=울릉군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유공자는 "도마를 마주하고 이웃들과 나란히 서서 요리하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마을 친구들과 한데 어울려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이런 자리가 자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실버요리교실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프로그램의 활기찬 분위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울릉군어르신들의 따스한 호응에 발맞춰 울릉군은 보훈가족을 위한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줄줄이 이어갈 계획이다. 10월 20일에는 이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문화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10월 내내 실버요리교실을 꾸준히 이어간다. 이어 11월에는 손끝으로 감각을 깨우고 마음을 달래는 ‘힐링공예교실’도 본격 추진한다.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 안정과 일상 속 사회참여를 실질적으로 돕겠다는 구상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울릉이 있는 것은 젊음을 바쳐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덕분이며, 이들을 향한 합당한 예우와 복지는 지역사회가 끝까지 지켜야 할 중대한 책무"라며 "보훈가족들이 외로움 없이 일상에서 생기를 얻고 서로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복지 프로그램을 꾸준히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울릉도의 식탁 위, 겹겹이 쌓아 올린 식재료처럼 나라를 향한 숭고한 헌신에 보답하는 지역사회의 따스한 배려도 한 층 더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