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조선 시가문학의 거장 고산 윤선도의 숨결이 서린 유서 깊은 고택과 정원이 은은한 달빛 아래 낭만적인 밤의 문을 활짝 연다. 전남 해남군은 오는 10월 24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고산유적지 일원에서 가을의 깊은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고산오우가정원 가을 음악회와 달빛산책’을 개최한다.
‘고산오우가정원 가을 음악회와 달빛산책’·사진제공=해남군이번 행사는 고산 윤선도 선생의 문학과 자연 철학이 깃든 고산오우가정원의 인문학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평소 야간에는 마주하기 어려웠던 고즈넉한 전통 정원의 밤 풍경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축제의 서막은 감미로운 선율이 장식한다.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전문 앙상블 공연팀 ‘리디안 팩토리’가 무대에 올라 고택의 기와지붕과 정원의 자연 풍광에 스며드는 품격 있는 클래식·앙상블 연주를 선보인다. 맑고 청아한 악기 소리가 정원의 수목 사이로 울려 퍼지며 늦가을 오후의 나른함을 그윽한 감동으로 채운다.
음악회가 막을 내리는 오후 5시부터는 본격적인 ‘달빛산책’과 야간 개장이 이어진다. 방문객들이 밤의 그윽한 정취를 오롯이 누릴 수 있도록 고산오우가정원은 물론, 평소 오후 6시면 문을 닫던 고산윤선도박물관과 땅끝순례문학관이 밤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은은한 조명을 따라 정원의 오솔길을 걷다 보면, 낮의 분주함이 가라앉은 고택 특유의 깊은 침묵과 달빛이 빚어내는 고아한 실루엣을 마주하게 된다.
가을밤의 낭만을 오감으로 채워줄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고산윤선도박물관 내 다도체험실에서는 은은한 차향과 함께 복잡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다도 체험’이 진행된다. 문학적 향기가 가득한 땅끝순례문학관 북카페에서는 가을밤의 추억을 맑은 멜로디에 담아갈 수 있는 감성 ‘오르골 만들기 체험’이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해남군 관계자는 "깊어가는 가을, 은은한 달빛 아래 펼쳐지는 음악과 문학의 어울림 속에서 일상의 피로를 덜고 여유를 되찾길 바란다"며 "고산오우가정원의 아름다운 야경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잊지 못할 가을밤의 추억을 만들어가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옛 선비의 풍류와 문학의 향기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메마른 마음에 따뜻한 위안이 깃든다. 깊어가는 10월, 음악과 달빛이 머무는 해남 고산유적지로의 밤마실은 가을날의 낭만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문화 여행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