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가을 정취가 무르익는 시월의 끝자락, 충북 음성에 우리 가락의 깊은 울림과 신명이 한바탕 휘몰아친다. 음성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0월 29일 오후 국립국악원의 대표 브랜드 공연인 '한국의 흥과 신명'을 무대에 올린다. 대한민국 전통예술의 심장부로 통하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이 한자리에 모여 장엄한 궁중 의례 음악부터 흙냄새 짙은 민속 가락, 화려한 전통 춤사위까지 한 호흡으로 엮어낸다.
'한국의 흥과 신명'포스터·사진제공=음성군이번 무대는 궁중 연례악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수제천'으로 웅장하게 문을 연다. 정악단이 빚어내는 아정하고 단아한 선율이 객석의 숨을 고르게 하면, 관객의 안녕과 복을 비는 '문굿과 비나리'가 이어지며 현장의 열기를 서서히 돋운다.
이어지는 무대는 정재 합설 '향아무락'이다. 김혜자 명무의 재구성 안무로 펼쳐지는 이 춤은 궁중무용 특유의 절제미와 기품 있는 선을 극대화해 무대 위를 한 폭의 궁중 회화처럼 물들인다.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이 잦아들 무렵, 민속악단의 즉흥 기악 합주인 '시나위'가 객석의 심장박동을 끌어올린다. 연주자 각자의 기량이 어우러지며 뿜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는 우리 음악만이 지닌 파격과 생명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흥겨움은 민요와 무용으로 꼬리를 문다. 매화타령, 양산도, 풍구타령, 경복궁타령으로 이어지는 '경·서도 민요연곡'은 어깨춤을 절로 자아내고, 화사한 한복 자락과 부채의 곡선미가 어우러지는 '부채춤'은 한국 춤의 화려한 미학을 선사한다. 공연의 대미는 꽹과리, 징, 장구, 북이 한데 어우러져 관객과 호흡하는 '판굿'이 장식한다. 상모놀이와 역동적인 진법이 얽히며 터져 나오는 가락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단숨에 허문다.
이번 무대는 지역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전통예술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2026 국악을 국민속으로' 공모 선정작이다. 국립국악원이 주최하고 음성군이 주관하며, 의미를 더하기 위해 군내 문화소외계층 180여 명을 특별 초청해 문화 나눔의 온기를 나눈다.
음성군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국악원의 정예 단원들이 총출동해 궁중예술과 민속예술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일상에 지친 군민과 나들이객들이 우리 소리의 깊은 멋과 흥겨운 에너지를 듬뿍 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만추의 길목, 음성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웅장함과 신명이 교차하는 우리 소리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기에 더없이 좋은 선택지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이다. 예매는 음성문화예술회관 누리집과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