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서울패스 10주년 기념 키비주얼로, 다양한 패스 종류와 서울의 랜드마크를 포함한 일러스트가 함께 구성되어 있다.·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낯선 이국의 땅에서 마주하는 언어의 벽, 복잡한 대중교통 노선, 환전의 번거로움은 자유여행자가 겪는 가장 큰 난관이다. 하지만 한국의 수도 서울에 발을 디딘 글로벌 여행자들에게는 이 모든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릴 마법 같은 만능 열쇠가 손에 쥐어진다. 서울의 매력을 한 장의 카드에 오롯이 응축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길잡이가 되어준 ‘디스커버서울패스(Discover Seoul Pass)’가 어느덧 발행 10주년을 맞았다.
첫 출시된 2016년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실물 카드 이미지로 패스의 시작과 역사를 상징한다.·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2016년 첫선을 보일 당시만 해도 고궁과 국립박물관 등 16곳의 대표 명소를 둘러보는 단순 입장권 형태로 출발했던 작은 패스는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서울 전역을 관통하는 거대한 여행 생태계로 진화했다. 이제는 고궁과 랜드마크 전망대를 넘어 모바일 통신, 지하철·버스 교통망, 간편 결제, 한류와 K-뷰티, 찜질방 웰니스까지 촘촘히 엮어내며 서울 여행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디스커버서울패스의 다양한 상품 종류와 모바일 화면을 보여주는 이미지로, 패스의 진화와 다양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디스커버서울패스가 지난 10년 동안 쌓아 올린 발자취는 가파른 성장 지표가 고스란히 증명한다. 2016년 7월 첫 출시 이후 연간 판매량은 약 15배 이상 수직 상승해 7만 장 고지를 가볍게 넘어섰다. 제휴 관광시설 이용 건수 역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출시 첫해 4000여 건에 불과하던 이용 건수는 지난해 약 28만 건으로 무려 66배 이상 폭증했다. 패스 한 장을 구매한 여행자들은 평균 4.5개에 달하는 주요 관광 시설을 활발하게 누비며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의 배경에는 여행 트렌드의 물결을 발 빠르게 포착하고 상품 구조를 끊임없이 혁신해 온 치밀한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디스커버서울패스는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 및 한류 특별판을 출시하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2018년에는 여행 일정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장기 체류자를 위한 72시간권과 편리한 모바일 패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이어 2019년에는 전 세계 K-POP 팬들을 겨냥한 방탄소년단(BTS) 특별판을 선보이는 동시에 대형 테마파크 롯데월드를 제휴처로 끌어들이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국제 관광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혹한기는 오히려 디지털 전환을 위한 결정적인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됐다. 플라스틱 실물 카드 위주의 전통적인 유통 체계에서 탈피해 모바일 앱 중심의 사용자 환경을 전면 개편했다. 구매부터 관광지 정보 탐색, 현장 시설 이용까지 하나의 모바일 흐름 안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고, QR코드 직접 인증과 무인 키오스크 연동을 완벽히 구축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관광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디스커버서울패스 모바일 앱 사용 화면을 보여주는 이미지로, 간편한 구매, 입장, 쿠폰 사용 과정을 설명한다.·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국경이 다시 열리고 글로벌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자 혁신의 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았다. 2022년 전국 1만6000여 개에 달하는 CU 편의점으로 실물 카드 판매 접점을 대폭 넓혔으며, 2023년에는 누적 관광지 이용량 100만 건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24년에는 한층 여유로운 여행을 지원하는 120시간권을 신설하고 출국 전 손쉽게 통신을 해결할 수 있는 eSIM 서비스를 도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전용 선불결제 플랫폼 ‘와우패스’와 연동을 완료하며 관광과 이동, 쇼핑 결제를 카드 한 장으로 완벽하게 통합했다.
지난해에는 정해진 시간에 쫓기듯 여러 명소를 찍고 지나가는 과거의 패키지형 관광에서 벗어나, 여행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세 곳을 직접 선택해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상품 ‘Pick 3’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패스가 담아내는 서울의 스펙트럼도 상상 이상으로 넓어졌다. 현재 디스커버서울패스와 손을 잡은 제휴시설은 무료입장 79곳과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쿠폰 제휴시설 140곳을 포함해 총 219곳에 이른다.
전통적인 고궁 관람에 머물던 콘텐츠는 이제 한강 위를 가르는 요트 투어와 전통 한복 대여, K-POP 댄스 클래스, 북한산 도심 등산, 뷰티 메이크업 살롱으로 끝없이 확장됐다. 특히 최근 해외 여행자들 사이에서 ‘진짜 로컬 문화’로 각광받는 찜질방과 K-스파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스파렉스, 아쿠아필드 등 대형 웰니스 시설을 공식 합류시켰다. 이와 함께 쇼핑, 문화 공연, 이색 체험, 뷰티 프로그램을 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최적의 조건으로 제안하는 ‘쿠폰팩’ 서비스는 서울을 찾는 개별 자유여행객들에게 독보적인 길잡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성공 신화는 관광객의 편의 증진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체적인 글로벌 홍보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골목 상권과 중소 관광업체들에게 전 세계 잠재 고객을 연결해 주는 가장 든든한 상생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체 제휴시설 중 43.4%가 중소상공인 및 로컬 관광사업체로 채워져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패스를 통해 관광시설과 서비스 사업체에 정산된 누적 금액만 114억 원에 달한다. 특히 2025년 기준 패스 전체 판매 금액의 98%가 현장 관광시설과 로컬 업체, 전문 판매사로 환원되며 외래 관광객의 지갑이 서울 골목 경제의 핏줄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범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서울시의 핵심 대중교통 복지 정책과의 시너지도 눈부시다. 모바일 패스 이용자에게 서울의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기능을 연계해, 단기권을 충전하면 일정 기간 시내 지하철과 버스를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관광지 할인 티켓으로 시작된 작은 플라스틱 카드가 서울시의 주요 도시 정책을 외국인이 피부로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행정 메신저로 거듭난 셈이다.
지난 10년의 눈부신 성공을 발판 삼아 디스커버서울패스는 이제 더 원대한 미래를 향해 시선을 던진다. 향후 10년의 청사진은 명확하다. 공항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출국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날까지 교통, 통신, 스마트 결제, 낮과 밤의 관광 명소, K-웰니스와 한류 콘텐츠가 여행자의 발걸음에 맞춰 매끄럽게 이어지는 완벽한 통합 모빌리티·관광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나아가 서울에만 머무르던 관광객들의 시선을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의 매력적인 배후 도시로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가는 광역 관광 플랫폼 구축도 착착 준비 중이다.
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0년간 디스커버서울패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취향과 소비 방식의 거대한 변화에 발맞춰 쉬지 않고 진화하며 성장해 왔다”라며 “서울을 찾는 글로벌 여행객에게는 가장 똑똑하고 편리한 여행을 선물하고, 지역 관광업계에는 더 많은 외국인 방문객과 실질적인 소비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상생의 플랫폼으로 힘차게 키워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열여섯 곳의 작은 유적지를 안내하던 카드 한 장이 서울이라는 거대한 메가시티의 이동과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통째로 아우르는 슈퍼 플랫폼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이제 디스커버서울패스의 진정한 가치는 ‘얼마나 많은 곳을 무료로 가느냐’라는 단순한 숫자를 훌쩍 뛰어넘었다. 여행자가 서울이라는 매혹적인 도시에서 꿈꾸는 모든 로망을 얼마나 막힘없이, 또 감동적으로 현실로 연결해 주느냐에 그 특별한 경쟁력이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