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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사전북 남원

[대한민국1000] 가을 남원, 사랑이 머문 광한루원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시작된 곳, 수백 년의 시간이 연못 위에 머문다

단풍이 물드는 계절, 남원에서 가장 오래 걷고 싶은 정원

최치선 기자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을에 남원을 간다면 광한루원은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오래된 나무 사이로 들어서면 도시의 소음은 한 걸음씩 멀어지고, 연못 건너 광한루가 한 폭의 그림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기둥과 푸른 단청, 처마 끝을 스치는 바람까지 물 위에 고스란히 내려앉는다. 광한루원은 조선시대 전통 원림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국가유산 명승이다.
연못에 비친 광한루
연못에 비친 광한루·© 최치선·트래블아이
그러나 이곳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건축물만이 아니다. 광한루원에는 『춘향전』의 시간이 겹쳐 있다. 단옷날 그네를 타던 춘향을 바라본 이몽룡,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사랑, 이별과 기다림의 이야기가 광한루와 오작교 주변을 따라 흐른다. 그래서 오작교를 건널 때면 오래전 누군가의 약속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을이 깊어지면 나뭇잎은 노랗고 붉게 물들고, 그 색은 다시 연못 속으로 내려간다. 광한루 앞에 잠시 서 있으면 한 사람을 오래 기다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은 결국 함께 있었던 시간보다, 떠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시간인지 모른다. 남원의 가을은 그렇게 광한루원에서 오래 머문다. 사람은 떠나도 풍경은 남고, 어떤 사랑은 풍경이 되어 수백 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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