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평소에는 쉽게 들어갈 수 없는 화순적벽의 숲길이 가을을 맞아 열린다. 깎아지른 붉은 절벽과 물길을 곁에 두고 4.8㎞ 숲길을 걷는 특별한 시간이 찾아온다. 오는 9~10일 이틀간 화순군 이서면 화순적벽 일원에서 열리는 ‘제39회 화순적벽문화축제’다.
제39회 화순적벽문화축제 포스터·사진제공=화순군
올해 축제는 ‘옴서감서, 오감적벽’을 부제로 자연과 음악, 걷기와 치유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화순적벽의 풍경을 눈으로만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을 듣고 숲을 걷고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여행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첫날인 9일에는 망미정 일원에서 ‘GEO 환경음악회’가 펼쳐진다. 관악 앙상블을 시작으로 성악과 바이올린, 플루트, 첼로 연주가 이어지고 국악 무대까지 더해진다. 적벽과 물길을 배경으로 클래식과 전통음악을 함께 즐기는 가을 음악회다.
축제의 백미는 10일 열리는 적벽 숲길 탐방이다. 상수원보호구역에 포함돼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4.8㎞ 구간을 직접 걸어볼 수 있다. 일반 관광으로는 만나기 어려웠던 숲과 적벽의 속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다.
걷기만 하는 축제는 아니다. 숲과 물, 절벽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요가와 명상을 체험하는 웰니스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천천히 호흡하며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가을 적벽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의 글과 생각을 만나는 문학 시상식도 이날 함께 진행된다.
화순적벽은 동복천 상류에 형성된 절벽 지형으로 오래전부터 호남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꼽혀왔다. 조선 중종 때 이곳에 머문 신재 최산두가 중국 양쯔강의 적벽에 빗대 ‘적벽’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방랑시인 김삿갓도 이 일대의 풍광에 마음을 빼앗긴 것으로 전해진다.
축제 기간에는 접근성도 높인다. 화순군은 이서커뮤니티센터와 화순적벽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장소 특성상 개인 차량 이동에 제약이 있는 만큼 방문객은 셔틀 운행 시간과 탐방 프로그램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축제는 화순군이 주최하고 화순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다.
화순적벽은 언제든 마음대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 이틀이 더욱 특별하다. 망미정에서 음악을 듣고, 평소 닫혀 있던 숲길을 걸으며 절벽과 물길을 가까이 마주하는 시간. 단풍이 깊어지는 10월, 흔한 가을꽃 여행과 다른 풍경을 찾는다면 화순적벽으로 향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