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을바람이 제법 선선해진 도심 한가운데 구수한 쌀 향기와 톡 쏘는 발효의 미학이 진하게 퍼졌다.
2026 고양시 전국 막걸리 축제의 전경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부스 사이를 거닐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사진제공=고양시전국 팔도강산에서 빚어낸 명품 전통주가 한자리에 모인 ‘2026 고양시 전국 막걸리축제’가 지난 3일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4일까지 이틀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전국의 개성 넘치는 막걸리를 한곳에서 음미하고 우리 쌀과 전통 발효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전통주 잔치다.
개막 첫날 오후에 열린 개막식에는 민경선 고양특례시장과 김미수 고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정·관계 주요 인사, 양조업계 관계자, 시민들이 대거 참석해 축제의 시작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막걸리 축제 개막식에서 주요 인사들과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고양시민경선 고양시장은 축사를 통해 “고양시는 다양한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문화 도시로의 비상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고유의 혼이 담긴 막걸리 축제 역시 그 도약을 이끌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막걸리 축제의 내실을 지속적으로 다져 고양시를 널리 알리고, 우리 전통주가 국경을 넘어 세계적 명주로 자리 잡도록 든든한 디딤돌을 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막식에서 민경선 고양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고양시민 시장은 개막 행사를 마친 뒤 광장 내 부스를 꼼꼼히 둘러보며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양조장 장인과 상인,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정겨운 소통을 나눴다.
이번 축제는 ‘고향의 술 막걸리, 세계를 취하게 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국 80여 개 양조장에서 출품한 240여 종의 다채로운 막걸리를 선보여 애주가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고양의 유서 깊은 벼 품종인 가와지쌀로 빚은 지역 명주를 비롯해 배다리술도가 등 유서 깊은 향토 술도가의 전통 막걸리부터 청정 제주 오메기술, 전라·경상·충청·강원 등지에서 온 과일 막걸리,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신개념 탄산 스파클링 막걸리까지 총망라됐다.
방문객들은 줄지어 늘어선 부스마다 마련된 무료 시음 코너에서 주종별로 미묘하게 다른 감칠맛과 산미를 비교하며 나만의 인생 막걸리를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현장 직거래 장터를 통해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산지 직송 전통주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알뜰 쇼핑 행렬도 길게 이어졌다.
축제 현장에 모인 시민들이 막걸리를 시음하며 즐기는 모습.·사진제공=고양시단순히 술을 마시는 자리를 넘어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흥을 돋웠다. 고두밥에 누룩을 섞어 직접 술을 빚어보는 ‘전통주 빚기 체험’과 1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함께 호흡을 맞춘 막걸리 빚기 시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염원하는 우리 술의 가치를 일깨웠다.
광장 특설무대에서는 흥겨운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통기타 버스킹, 퓨전 국악 공연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져 광장 전체를 거대한 야외 잔칫집으로 탈바꿈시켰다. 막걸리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해물파전, 두부김치, 도토리묵 등 푸짐한 향토 먹거리 장터도 문전성시를 이루며 가을 나들이의 낭만을 더했다.
황금빛으로 무르익어 가는 10월 첫 주말, 향긋한 누룩 냄새와 사람 사는 온기가 가득한 일산문화광장은 도심 속에서 우리 술의 깊은 매력을 발견하고 일상의 활력을 채우는 더없이 훈훈한 쉼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