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오는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종묘 등 고궁과 종묘 일대에서 ‘2025 가을 궁중문화축전’을 연다. 공연·전시·체험 콘텐츠가 전통 공간 곳곳에 배치된 이 축전은, 올해로 11회를 맞는 국내 대표 전통문화 축제로 고궁의 새 얼굴을 제시할 전망이다.
궁중문화축전 길놀이(제공=국중문확축전 홍보팀)
가을 햇살 아래 고궁 골목은 전통의 숨결로 가득 채워진다. 올해 축전은 전통문화 전승자 협업 강화, 세대별 맞춤 콘텐츠, 종묘 정전 복원 기념 프로그램 등으로 외연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축전 개막일인 8~9일, 경복궁 북측 권역(집옥재·향원정 일대)에서는 한복을 입고 거닐며 전통의 멋을 누리는 ‘한복 연향’이 열린다. 올해는 ‘한복 만담’이 새롭게 도입되어 침선, 자수, 금박 등 전통 복식 제작 시연과 어침장 이야기, 정재무 무용 공연, 강강술래와 판소리 공연 등이 어우러진다. 또한 ‘한복! 데려가세요!’ 팝업 스토어와 ‘한복 오락실’에서는 한복을 테마로 한 재미 요소가 더해진다.
창경궁에서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동궐 장원서’가 진행된다. 참가자는 전통 화훼 문화를 기반으로 반려식물을 꾸미며 궁궐의 정원 문화를 오롯이 경험한다. 또한 ‘창경궁 시간여행’ 공연, ‘조선의 밤, 하늘과 바람’ 야간 해설 프로그램이 궁궐 곳곳에서 펼쳐진다. 특히 관천대 중심의 천문 해설은 조선 시기와 현대 시각을 잇는 시도로 눈길을 끈다.
창경궁 야경(제공=궁중문화축전)
덕수궁 준명당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준명당 어린이 학교’가 11~12일간 열린다. 궁중 예절, 전통 공예, 자연 학습 등이 어우러진 상황극 형식의 체험형 교육이다. 정관헌에서는 인문학 콘서트가 함께 열린다. 장유정 교수는 ‘덕수궁과 한국 근대가요’, 전경욱 교수는 ‘한국 전통 가면극’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창덕궁에서는 ‘아침 궁을 깨우다’ 산책 해설이 열리며, 낙선재 일대에서는 대한제국 황실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창덕궁 후원 해설과 낙선재·석복헌·수강재 등이 주요 무대다.
종묘에서는 정전 복원 기념 ‘종묘 인문학 콘서트’(10.8)와 조선 제례악 중심의 ‘고궁음악회 – 풍류에 제례악을 더하다’(10.9~12), 청소년 대상 ‘종묘 건축 탐험대’(11~12일)가 열린다. 건축 탐험대는 미션 기반 체험으로 전각 탐방과 공간 의미 학습을 제공한다. 이번 축전은 종묘의 세계유산 등재 3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정전 복원 이후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축전 기간 동안에는 스탬프 투어, 길놀이, 미디어아트, 자원활동가 운영 ‘궁중놀이방’ 등 부대 행사도 펼쳐진다. 온라인 참여형 ‘모두의 풍속도 2025’는 축전 기간뿐 아니라 전국에서 조선시대 캐릭터를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을 궁중문화축전은 고궁을 무대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시간이다. 한복의 움직임, 정원의 숨결, 밤의 빛깔 속에서 전통과 감각이 새롭게 만난다.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의 고궁은 축제의 장이자 문화의 무대가 될 것이다. 이 작은 발걸음들이 조선의 이야기를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리는 순간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