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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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잘 됐네요. 부암동 공사현장으로 오세요. 힐링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실 겁니다.”

▲ 황토미장 분야 최고로 손꼽히는 김진욱 명장

 7월의 색은 황색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황토가 떠올랐고 황토를 다루는 대한민국 명장을 수소문 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바로 김진욱 명장(황토 미장. 59)이다

 

김 명장은 대한민국 전통 미장 특히 황토 미장분야에서 최고라 할 수 있다. 사실 명장이란 호칭에서 나오는 무게감 때문에 인터뷰에 앞서 약간 긴장을 했다. 하지만 실제 주택을 짓고 있는 현장에서 만난 명장은 부드럽게 웃으며 마중까지 나와 주었다. 그의 얼굴에는 온화한 부처님의 미소가 피어 있었다

부암동 언덕에 위치한 붉은색 2층 벽돌집은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듯 윤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외관만 봤을 때는 평범한 여느 단독주택과 다를 바 없었다. 황토를 바르고 그 위에 백토를 칠하는 날이라고 했던 김진욱 명장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보자마자 인사와 함께 황토 작업은 어디에서 하시나요?”하고 물었다.

하지만 김 명장은 공사현장의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듣지 못했는지 산쪽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

명장은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를 잡았다
. 동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앉으니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까 질문한 게 뭐에요? 소음 때문에 잘 듣지 못했어요.”

잠깐 숨을 돌리며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명장이 웃으면서 묻는다
.

. ...황토작업을 하신다기에 어디서 하는지 궁금해서요.”

명장도 올라오느라 숨이 차는지 호흡을 고른 후 천천히 답을 시작했다
.

황토는 안채 즉 벽채와 바닥에 사용하고 천장에는 무게 때문에 백토만 바릅니다.”

장인건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진욱 명장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 독학으로 미장기술을 터득해 2011년 건축시공(미장) 분야 대한민국명장(509)이 됐다.

 

 '한옥미장용 벽체 외엮기 방법 특허 및 각도 조절용 미장 흙손 실용신안'을 보유하는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점을 가진 김 명장은 처음엔 현대미장을 했지만 어느 순간 전통미장의 멋과 맛에 빠져 30년 간 이 길을 걷고 있다.

처음 20년간은 현대건축 일을 했어요. 하지만 현대미장은 빠르고 싸고 강한대신 몸에 독소를 남기더군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전통복원에 대한 보람도 느끼고 즐겁게 일하니 몸도 건강해졌습니다.”

김 명장은 어려서부터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오다
30대 중반에 우연히 전통미장을 하게 된 후로 다시는 현대미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전통미장은 명장에게는 운명같은 것이었다.

쉽지 않았어요. 시멘트 대신 황토라는 재료도 그렇고 책에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순전히 독학으로 수많은 강좌를 쫓아다니며 배웠습니다.”

그는 말한다
. “황토미장은 생각만큼 어렵고 까다롭지 않습니다. 자연재료에 대한 이해와 흙을 알면 쉬워지죠. 백토 가격도 일반 시멘트와 가격이 비슷합니다. 25톤에 110만원 (운반비 50만원 포함가), 황토는 30만원 정도니까 내부만이라도 황토를 사용해 리모델링 할 수 있습니다.”

김진욱 명장은 그동안 경복궁
, 경희궁, 숭례문 등의 복원작업에 참여했다. 미장편수로 숭례문 복구에 참여한 김진욱 명장이 말하는 황토의 특성은 무엇일까?

황토에 열을 가하게 되면 원적외선이 나오게 되고 우리는 원적외선의 효과를 누리는 겁니다.

햇볕을 쬐고 있을 때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원적외선 때문이죠
. 열작용으로 인해서 각종 질병들의 원인인 세균들을 없애주고, 모세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액순환과 세포조직 생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 세포를 활성화 시켜 노화방지, 신진대사 촉진, 만성피로와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발한작용 촉진, 통증완화, 중금속 제거, 숙면, 탈취, 방균, 곰팡이 번식방지, 제습, 공기정화 등의 효과가 있어 주택 및 건축자재, 주방기구, 섬유·의류·침구류, 의료기구, 찜질방 등의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습니다.“

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 명장의 눈빛이 더 반짝거렸다
. 다음은 명장의 황토예찬인데 중간에 끊기가 어려워 한 번에 정리해 보았다. 읽어보면 꽤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흙은 성분, 색깔에 따라 황토/적토/흑토/백토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황토가 으뜸입니다. 옛날 조상들은 황토를 이용해 각종 질병을 치료했으며, 황토로 만든 온돌에서 심신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황토는 살균과 독성을 중화시키는 약성이 우수하며 인체에 유익한 효소가 50여가지나 담겨 있어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는 황토의 분자특성은 수많은 다공성을 가진 특징과 결합성에 있습니다, 황토를 활용해 습식양생과 압축결정체로 구성 주택의 벽체와 바닥재에 적용할 경우 여름철 냉방(에어컨)과 겨울철(난방)을 가동할시 황토분자는 내부온도와 자기 몸의 온도가 일정 할 때까지 냉기, 온기를 지속적으로 흡수합니다.

그리고 내부의 온도가 내려가면 이를 다시 환원(열을 내뿜는다)하는 작용을 하며 냉방의 경우도 주거환경의 바람직한 습도기준 40%~60%에도 관여해 항상 쾌적한 습도조절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특성과 함께 에너지 효율 30% 절감효과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황토가 가지는 기능성은 밀폐된 주거공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4대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 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등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오랫동안 체내에 축적되면서 이름모를 다양한 질병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아토피 질환을 포함한 호흡기 폐 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멘트는 뇌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나타낼 수 있다는 보도가 방송된바 있습니다, 그래서 황토의 분자구조는 이러한 밀폐된 주거 공간내의 유해물질을 정화 시키는 기능을 하고 중화 분해 흡수 하여 청정한 맑은공기를 만들어 주고 습도 조절을 해줍니다. 황토는 습도가 많은 경우 습기를 흡수하고 실내가 건조한 경우 습기를 공기 중으로 내보내 줍니다.

따라서 습도를 조절하는데 매우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세균과 곰팡이균을 없애주면서 향균작용과 해독작용을 합니다. 황토는 우리 신체에 나쁜 물질을 정화시켜주며 독소를 없애주는 착하고 좋은 흙입니다.”

 

김 명장은 황토가 현대와 전통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아토피는 물론이고 새집 증후군도 없다며 김치만큼이나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명품이라고 예찬한다.

한참을 얘기하다보니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공사현장이 궁금해졌다
. 김 명장에게 현장을 좀 보여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반색하며 말한다
.

 

지금 짓고 있는 집은 문화재청에 근무하는 국장님이 직접 주문해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전체 외관은 현대식이지만 내부는 전통방식 즉, 황토와 백토로 마감했습니다. 벽채와 천장 그리고 바닥은 전부 황토와 백토를 사용했어요.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짚을 섞어서 인장력도 높였고 인테리어 효과도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황토는 성질상 물에 약해서 작업하기 좋은 계절은 4월부터 5월까지 선선하고 건조한 날씨입니다. 비가 오는 장마기와 한겨울은 피해야 합니다.” 

 

친환경재료로 작업하는 것은 곧 자연에 순응하는 일이다. 그는 순도 100%황토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시멘트를 섞으면 황토의 성질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장이 그동안 배출한 제자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100여명에 이른다

 

황토미장은 배우는데 약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숙련까지는 3년은 필요하다. 하지만 배우려는 사람들이 적다. 수요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기에 지금 배우면 좋다. 명장은 전통미장을 배우려는 사람이 적어서 많이 아쉽다고 말한다. 전통가옥과 고궁, 문화재 보수에 사람이 필요한데 충족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석회는 외벽에 칠하는 것이지 내부에 사용하면 안된다. 내부에는 석회대신 백토를 사용해야 미적 효과가 있다. 순서는 황토를 바른 후 양생 과정을 거친 후 다 마른 다음 백토를 바른다.

김진욱 명장은 그동안 주로 사찰작업과 고궁
, 문화재, 개인주택 등의 작업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작업은 경희궁, 숭례문, 덕수궁 등이다. 그가 지금까지 전통작업을 해오면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전통기법의 맥이 단절되었다는 현실이다.



황토를 통해서 힐링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노력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정부와 국민이 우리의 좋은 문화를 지금 찾아가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지는데 현실은 이를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황토집과 같은 좋은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가 황토미장을 배우고 익히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조선시대 의궤였다.

 

지금 개량 시멘트는 100년이 가지만 흙은 재령이 없습니다. , 수 백년이 지나도 괜찮다는 겁니다. 시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그 자체가 자연입니다. 따라서 흙을 사용해 집을 지으면 재건축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친환경재료는 자연에 순응합니다. 황토의 성질상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고 강해집니다.”


따라서 현대건축에 황토를 응용할 경우 외벽은 석회를 사용하고 내부의 벽체와 바닥 등은 황토를 사용한다
. 작업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황토를 반죽할 때 기계로 찍으면 안되고 손으로 해야 단단해진다는 점이다. 그래야 비와 바람을 견디면서 단단해진다.

 

그리고 통나무를 섞는 것은 황토의 성질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볏짚과 대나무는 괜찮다. 통나무는 횡력이 약하기 때문에 황토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다. 하지만 볏짚을 사용하면 인장력이 강화되어 좋다는 것이다. 현대건축에서 시멘트에 철근을 넣는 것은 바로 황토에 볏짚을 넣은 것을 응용한 것이다.

 

여기까지 황토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후 김 명장을 따라서 공사하고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인부들과 제자들이 집 안팎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명장은 현장에 오는 동안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20살 여제자가 어린나이에 정말 열심히라면서 꼭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요즘에 그것도 남자들도 기피하는 노가다를 여자가 배운다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 빨리 만나고 싶었다.

▲ 제자들이 김진욱 명장의 황토미장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김 명장이 작업하고 있는 집의 특성은 외벽은 현대건축이지만 내부는 전부 황토와 백토를 사용했다. 벽체에 바른 황토의 두께는 45mm, 천장은 무게 때문에 15mm백토만을 바른다.

일반주택은
3개월이면 해체부터 완공까지 충분하지만 이 집처럼 황토를 사용하면 두 배의 기간 약 6개월이 소요된다. 공사가 한창인 집안에 들어서자 명장은 성큼 걸음을 옮기면서 제자를 찾는다. 그렇게 제자를 아끼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명장을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비좁은 드레스룸에서 백토를 바르고 있는 세 명의 인부 중 앳된 여학생을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바로 명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던 여제자였다. 인터뷰를 위해 잠시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드디어 명장의 여제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 수줍어하며 작은 목소리로 질문에 답하는 여성이 바로 조금 전 자신의 얼굴보다 몇 배 더 커 보이는 흙손을 들고 거기에 황토를 이겨 벽과 천장을 바르던 인부 중 하나였다. 김희원씨는 스무살이다. 160정도 되는 키에 마른 체형으로 흔히 말하는 노가다판(현장인부)에서 일하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어려서부터 전통에 관심이 많았다. 오래된 고건축이나 흙을 좋아했는데 마침 설계를 배우다가 담당 선생님의 소개로 지금의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흙을 배운지 3개월 되었는데 재밌다고 한다. 힘은 많이 들지만 하고 싶은 작업을 하니까 그렇게 힘들지 않다. 교실에서 배웠던 것보다 현장에서 명장님께 배우는 게 더 많고 좋다. 게다가 명장님이 쉽게 가르쳐주셔서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다. 사실 체력적인 부분이 좀 힘들긴 하지만 극복할 수 있다. 흙 만지는 일이 재밌다.

김희원 씨의 짧은 인터뷰가 끝나자 명장이 또 한 명의 수제자를 소개한다
. 그의 이름은 김현수. 스물세살 남자다. 그는 현대건축을 배웠다. 시공에 관심이 있어서 설계를 희원씨와 배우다가 명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시멘트 작업할 때는 몸이 간지럽고 눈이 따가웠는데 흙을 만지면서는 그런 게 없어졌다.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선택을 잘한 것 같다. 작업이 즐겁다.

두 젊은 제자의 인터뷰를 마치자 명장은 밖으로 나가더니 누군가를 부른다
. 잠시 후 안전모를 쓴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3년째 명장에게 일을 배우고 있는 김두한 팀장(43 )이었다

 

명장은 김 팀장을 소개하며 이 친구가 진국이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김두한이란 전설의 주먹과 이름이 같은 그는 타일시공만 10년을 했다. 1년전에 일반시공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대양식은 정형화되었지만 전통은 그렇지 않다. 황토미장만해도 어떤 룰이 있는 게 아니라 명장님의 노하우가 곧 교본이 되기 때문에 작업때마다 약간의 변수(차이)가 있다

 

현대건축은 작업의 리스크가 적지만 전통방식은 상황에 따라 리스크가 달라진다. 그는 앞으로 명장님을 괴롭혀서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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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토로 세상을 빚어내는 김진욱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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