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홍콩이 ‘쇼핑의 도시’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넘어 러닝을 매개로 한 아웃도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산과 바다, 초고층 빌딩이 맞닿은 지형 덕분에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자연과 도시 풍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홍콩관광청은 최근 가수 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협업해 이러한 매력을 영상으로 풀어냈다. 러닝 크루와 함께 달리는 장면을 통해, 걷고 뛰며 만나는 홍콩의 또 다른 얼굴을 소개했다.
유튜브 '션과 함께'_출연진들이 드래곤스 백 트레일 러닝을 즐기고 있다.(제공=홍콩관광청)
영상은 홍콩섬 남동부의 Dragon's Back에서 시작한다. 능선이 용의 등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은 이 트레일은 비교적 완만한 구간이 이어져 초보 러너부터 숙련자까지 즐겨 찾는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여행 일정 중에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숲길을 따라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남중국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트레일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Big Wave Bay는 또 다른 매력이다. 해안선과 파도가 펼쳐지는 이곳은 도심에서 불과 15분 남짓 떨어져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짧은 이동만으로 숲과 바다를 넘나드는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홍콩 러닝 코스의 특징이다.
도심으로 돌아오면 분위기는 다시 바뀐다. 침사추이와 완차이를 잇는 Victoria Harbour 하버프론트 구간은 평탄한 동선 덕분에 여행자도 쉽게 달릴 수 있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한쪽에는 항구가, 다른 한쪽에는 마천루가 솟아 있다. 해 질 무렵이면 붉게 물든 하늘과 빌딩의 불빛이 겹쳐지며, 홍콩 특유의 야경이 러닝의 배경이 된다. 운동이라기보다 풍경 속을 통과하는 산책에 가깝다.
홍콩의 러닝 열기는 국제 대회로도 이어진다. 1981년 출범한 Hong Kong Marathon은 올해 45회를 맞았고, 약 7만 명이 참가했다. 고가도로와 해저터널, 해안도로를 잇는 코스를 달리는 독특한 동선은 도시 인프라를 활용한 홍콩만의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도심 전체가 하나의 경기장이 되는 셈이다.
홍콩관광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킹, 비치 액티비티, 아일랜드 호핑 등 테마별 아웃도어 일정을 제안하고 있다. 온화한 겨울 기후와 촘촘한 대중교통망은 계절과 체력에 구애받지 않는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쇼핑몰과 레스토랑 사이를 오가던 여행 동선이 이제는 트레일과 해안, 항구를 따라 확장되고 있다.
달리는 속도만큼 풍경이 빠르게 바뀌는 도시. 홍콩은 이제 ‘보는 여행지’에서 ‘몸으로 경험하는 여행지’로 방향을 틀고 있다. 산과 바다, 마천루가 교차하는 길 위에서 여행자는 비로소 이 도시의 리듬을 체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