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7(토)
  • 전체메뉴보기
 
  • 키보드와 마우스가 만든 도시의 리듬, 서울을 움직이다
  • 경기장에서 박물관까지, 게임이 바꾼 서울 여행 지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서울 도심에서 게임은 더 이상 방 안의 오락이 아니다. 경기장이 되고, 박물관이 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문화가 됐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e스포츠를 중심으로, 서울은 ‘플레이하는 도시’에서 ‘관람하고 체험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1234.jpg
종각 치지직 롤파크 아레나 관중석(제공=서울관광재단)

 

2월의 서울은 조금 다른 열기로 채워진다. 스포츠 경기의 함성도, 전통 축제의 북소리도 아니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만들어내는 긴장감, 대형 스크린 앞에서 터지는 환호가 도심의 새로운 리듬이 된다. **서울관광재단**이 주목한 이 변화의 중심에는 게임, 그리고 e스포츠가 있다.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이자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이끌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게임의 역사를 체험하며, 팀 문화를 소비하는 경험은 이제 새로운 관광 코스가 됐다.

 

[크기변환]111109(사.jpg
종각 롤파크 굿즈숍(제공=서울관광재단)

 

이 변화의 상징적인 장면은 최근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e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수훈한 것이다. 월드 챔피언십 3년 연속 우승, 개인 통산 6회 우승이라는 기록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을 보여준다. 김연아, 손흥민에 이어 그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 게임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확장하는 문화 자산임이 분명해졌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종각에 자리한 치지직 롤파크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e스포츠 전용 관람 공간으로, 경기 일정이 있는 날이면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응원으로 진동한다. 대형 스크린과 조명, 음향이 만들어내는 몰입감 속에서 관람객은 선수들의 손끝 움직임과 관중의 반응을 동시에 경험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속도감과 긴장감은 화면 너머의 관람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크기변환]111109(.jpg
넷마블게임박물관 라이브러리(제공=서울관광재단)

 

경기장 안팎의 풍경도 흥미롭다. 구단별 유니폼과 트로피, MVP 반지가 전시돼 있고, 통로에는 주요 선수들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지는 팬 미팅, 비시즌에 열리는 기획 전시는 e스포츠를 ‘보는 경기’에서 ‘머무는 문화’로 확장한다. 굿즈숍과 PC방, 영화관 간식 메뉴까지 더해진 이 공간은 관람과 소비, 체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복합 문화 지점이다.

 

게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도 있다.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한 세대의 추억이자 또 다른 세대의 현재인 게임을 기록한다. 1950년대 초기 컴퓨터에서 출발해 아케이드 게임기, 가정용 컴퓨터, 온라인 게임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게임이 어떻게 하나의 산업이자 문화로 성장했는지 자연스럽게 읽힌다. 국내에 처음 아케이드 게임기가 들어온 1970년대 후반, 오락실이 전성기를 누렸던 1980년대의 풍경은 지금의 e스포츠 문화를 떠받친 토대이기도 하다.

 

이곳의 전시는 ‘보는 박물관’에 머물지 않는다. 고전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체험관, 게임 음악의 변천을 들려주는 사운드 공간, 기획과 그래픽, 사운드 등 게임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는 게임을 하나의 종합 콘텐츠로 이해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어른과 처음 접하는 아이의 시선이 교차하며, 게임은 세대를 잇는 문화가 된다.

 

[크기변환]111109(.jpg
베이스캠프 내부(제공=서울관광재단)

 

프로게임단이 운영하는 이색 PC방 역시 새로운 관광 포인트다. 젠지GGX, T1 베이스캠프, 레드포스PC아레나 등은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팀의 정체성을 담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트로피와 사인 유니폼이 전시되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대형 스크린 앞에서 응원이 이어진다. 선수 이름을 활용한 메뉴,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식사, 포토 부스까지 더해지며 이곳은 팬들의 놀이터이자 여행자의 체험 공간이 된다.


서울에서 게임은 더 이상 개인의 방 안에 머물지 않는다. 경기장이 되고, 박물관이 되며,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만들어낸 이 새로운 풍경은 서울을 보다 입체적인 문화 도시로 확장시키고 있다. e스포츠는 지금, 서울 도심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여행 언어가 되고 있다.  

 

[크기변환]111109(폼.jpg
종각 치지직 롤파크에 전시된 팀 유니폼(제공=서울관광재단)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서울관광재단... e스포츠, 서울 도심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