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2025년 추석 연휴(10월 3일~9일), 천년고도 경주가 70만 명이 넘는 방문객으로 도심 전역이 북적였다. 경주시는 무인계측기를 통해 황리단길·대릉원·첨성대·동궁과 월지 등 주요 관광지 4곳의 누적 방문객을 70만 1,375명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황리단길 일대에만 44만 8,657명이 찾았다.
. 추석 연휴 70만 명 발길
. 추석 연휴 70만 명 발길(제공=경주시)
연휴 기간 하루 방문객 수는 3일 6만 3,103명에서 시작해, 추석 당일인 6일엔 11만 2,255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 날인 9일에도 10만 2,307명이 찾아 인파의 열기가 쉽게 식지 않았다.
주요 관광지 외에도 불국사 관광안내소 집계에 따르면 53만 6,623명의 방문객이 확인됐다. 외국인 관광객도 전체의 약 6.5%인 3만 5,045명이 경주를 찾았으며, 그중 일본 1만 2,499명, 중국 6,202명, 미국 1,605명 순이었다.
이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린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황리단길이 방문객 집중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 거리 일대는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카페, 소품 숍,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는 ‘핫스폿’으로, 낮 시간대부터 줄을 서는 모습이 이어졌다. 로컬 매체는 “한옥 카페와 공예점, 맛집 앞 대기 줄이 연휴 내내 이어졌다”고 전했다.
또 동궁과 월지, 첨성대 주변은 조명과 어우러진 야경 코스로 야간 투어 수요를 집중시켰다. 특히 동궁·월지는 연못 수면 위로 반사된 조명이 금세 낭만적 풍경을 만들어 냈고, 많은 여행객이 밤이 되면 이곳을 찾았다.
추석연휴 경주 방문 관광객수(제공=경주시)
경주시는 한류문화의 확산과 함께 오는 APEC 정상회의 개최 계획이 외국인 방문을 견인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휴 이전부터 경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여행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흥미롭게도, 지난해 같은 기간 주요 관광지 방문객은 총 53만여 명이었다. 올해는 연휴가 사흘 더 길어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평균 방문객 수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주의 관광 경쟁력이 단순한 ‘연휴 특수’가 아닌 지속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한편, 교통과 숙박, 거리 혼잡 등 주민 불편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특히 황리단길 일대와 대릉원 접근로, 첨성대 주변은 차량 정체가 심해지는 구간이 다수 나타났다. 일부 보행로는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인파가 밀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주시 관계자 및 주낙영 시장은 이번 연휴 결과를 도시 마케팅과 인프라 보완의 지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의 품격과 매력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며 교통, 숙박, 안전 등 전 분야 점검을 강조했다.
7일간의 경주 연휴 ‘워커블 웨이브’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도시의 변화 흐름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황리단길이 방문의 축이 되고, 밤이 되면 동궁·월지의 조명이 시선을 끌며, 외국인의 발걸음까지 더해지는 이 흐름은 경주가 보여줄 미래의 가능성이다. 연휴가 끝난 지금, 여운은 남고 또 다른 여행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