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영등포문화재단은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선유도공원과 선유도역 ‘걷고 싶은 거리’ 일대에서 ‘2025 영등포선유도원축제’를 개최한다. 조경가 정영선의 손길이 깃든 선유도공원을 배경으로, 공연과 체험, 마켓이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축제 공간을 확장한다.
2024년 영등포선유도원축제 메인 무대 공연(선유도공원)(제공=영등포문화재단)
한강 위 정수장을 생태공원으로 재해석한 선유도공원은 국내 최초의 사례이자, 조경계의 노벨상이라 일컬어지는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한 정영선 조경가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공원은 도시 속 폐산업 시설에 자연을 품은 탈바꿈의 상징으로 꼽힌다. 정영선은 과거 정수장 구조물과 식생의 공존을 설계해, 콘크리트 틈새마다 숲이 깃드는 공간을 완성했다.
올해 축제는 이러한 자연 공간을 문화 콘텐츠로 채우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개막일인 24일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와 뉴월드챔버오케스트라의 무대가 준비돼 있으며, 행사 전반에는 국악·재즈·발레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티발레단, 퓨전 국악 밴드 ‘온도’, 월드뮤직 트리오 ‘반디’, BnS 지휘자합창단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선유도의 밤을 음악으로 물들인다.
공연 외에도 자연과 감성이 맞닿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선유 요가’는 숲길과 호숫가 사이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불러오고, ‘박스놀이터’는 일상의 물건을 활용한 놀이 공간으로 상상력을 확장한다. ‘영등포 플리마켓’과 작품 전시·체험 마켓은 지역 예술가와 주민의 손길이 깃든 콘텐츠를 선보인다.
2024년 영등포선유도원축제 선유요가 프로그램(선유도공원)(제공=영등포문화재단)
또한 축제에서는 선유도의 생명성을 직접 만나는 체험이 있다.
‘선유도새산책’ 탐조 프로그램에서는 희귀 조류를 관찰하고, ‘리딩존’과 ‘북토크’는 노을 빛 아래 사유의 시간을 마련해 준다. 사진 인화 이벤트, 지역 예술가 참여 전시 등이 더해져 도시의 일상이 문화로 전환되는 순간을 제공한다.
친환경과 공동체 가치를 중요시하는 올해의 축제에는 한화생명 킵어스,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단체가 함께한다. 기후위기 메시지를 담은 팝아트 전시, 나무 기부 이벤트, 화분 꾸미기 체험 등은 방문객이 환경 실천에 동참할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 공간은 선유도공원 내부에서 나아가 선유도역까지 이어진다. ‘시월의 선유’라는 협력 행사에서는 생활예술동아리 무대, 플리마켓, 영화제, 먹거리 바자회 등이 열린다. 거리예술 축제와의 협업으로, 선유도 일대는 살아 움직이는 거리로 재탄생한다. ‘비버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나무와 천, 밧줄 등 자연 소재로 마을을 만들어보는 참여형 공간이다.
한편, ‘문래×선유 관광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인근 카페와 맛집은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축제는 공연과 체험을 넘어 지역 상권의 활성화까지 포괄하는 복합 문화 플랫폼이다.
올 가을, 선유도는 단순한 공원을 넘어 감성과 생명의 무대가 된다. 자연과 예술이 맞닿는 이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새소리를 들으며 걸어가는 시간이 도시 속 일상을 바꾸는 작은 여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