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순천시와 순천시 세계유산보존협의회가 주최한 ‘2025 세계유산축전, 선암사·순천갯벌’이 지난 9월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22일간 펼쳐져 시민과 관광객 약 13만 명이 함께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축전은 전통과 첨단,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융합형 기획으로, 선암사와 순천 갯벌이라는 두 공간을 하나의 무대로 엮어 새로운 세계유산 경험을 제시했다.
‘2025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이 열린 순천만습지에서는 흑두루미 등 생물들의 사계절 이야기 퍼펫공연이 펼쳐졌다(제공=순천시)
올해 축전은 대표 프로그램 중심으로 눈길을 끌었다.
VR과 AR 기술을 결합한 ‘만일(萬日)의 수행’은 선암사의 공간을 몰입형으로 체험하게 했고, 순천만의 사계절을 실감 나게 재현한 ‘갯벌의 사계’는 자연 속 음악 공연과 AR 콘텐츠가 어우러지며 국경과 세대를 넘어 공감을 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은 축전의 상징적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방문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생태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안풍습지에서는 갈대백패킹을 통해 자연 속 머무름의 여행 매력을 전했고, 선암사와 순천만을 연결하는 세계유산 버스투어는 축전 기간 내내 입소문을 타며 많은 참여를 이끌었다.
‘산사에서의 하룻밤’ 프로그램은 고요한 선암사에서 머무르며 세계유산의 치유적 가치를 체감하게 했다.
이와 함께 시민 주도 공모 프로그램들이 축전 전반에 걸쳐 확대되었다.
‘순천댁이 들려주는 갯벌이야기’와 ‘생생뻘배학교’ 등은 관람객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하고 체험을 제공하며, 지역 공동체 중심의 축제 운영이라는 축전의 지향을 뒷받침했다.
지난 9월 27일 '2025 세계유산축전 선암사, 순천갯벌' 의 갈대백패킹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안풍습지에서 특별 공연을 감상중이다(제공=순천시)
축전 기간 동안 순천에서는 음악·기술·자연이 빚어내는 다양한 장면이 이곳저곳에서 펼쳐졌다. 선암사의 절집 사이로 퍼지는 명상의 소리, 갯벌 위로 흐르는 조명과 영상,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보는 생태 공간의 숨결이 관람자들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축전은 단순한 행사 터가 아니라 ‘체험의 무대’로 공간을 재해석하게 했다.
노관규 시장은 “올해 축전은 선암사와 갯벌이 함께 숨 쉬는 무대였다”며 “시민이 주체가 되고 기술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축전으로 순천의 세계유산이 더 큰 공감과 참여 속에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 세계유산축전 – 선암사·순천갯벌’은 유산과 미래가 만나는 축제였다. 전통과 첨단이 어울려 빚어낸 하모니 안에서, 관람자는 세계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느꼈다. 선암사 숲길과 갯벌의 너른 품 사이를 걷는 동안, 순천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무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