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7(월)
  • 전체메뉴보기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4월의 독도는 작은 생명의 울음으로 가득하다. 수많은 갈매기들이 알을 품고, 부화한 새끼새들에게 먹이를 물어 나른다. 그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나는 기둥 위에 홀로 앉아 있는 한 갈매기를 보았다. 먹이를 물어다 주고 난 후일까, 아니면 다시 바다로 나아가기 전의 짧은 숨 고르기였을까.

 

20251003_203956.jpg

 

그 새의 시선은 새끼를 향하지 않았다. 동해 끝, 수평선 너머로 길게 뻗은 푸른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바람은 매섭게 불었지만, 그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홀로인 듯 보였으나, 그 안에는 수많은 생명을 품은 책임이 서려 있었고, 동시에 바다를 지켜온 오랜 존재의 늠름함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 순간 묻고 싶었다. 갈매기가 바라본 저 먼 바다는 어떤 의미였을까. 지켜야 할 땅, 이어가야 할 생명, 혹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고요한 외침이었을까. 독도에서 마주한 그 시선은, 평화로움과 외로움, 그리고 결연한 의지가 함께 어우러진 하나의 풍경이었다.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독도에서 바라본 머무름과 떠남의 시선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