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위의 여정, 신비로운 시작
[트래블아이=민동근 작가] 발리 사누르 항구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45분, 짧지 않은 항해 끝에 드디어 도착하는 섬이 있다. 바로 누사페니다다. 바람은 바다 위에서 차갑게 불어오고, 물살에 부딪히는 파도의 소리는 리듬처럼 귓가를 울린다. 설레는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면, 이 섬이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임을 알게 된다.
누사페니다 항구에 닿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멀리 솟아오른 발리의 최고봉 아궁산이다. 활화산 특유의 웅장한 기운이 구름 너머로 드러나며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몇 년에 한 번씩 분출하는 불의 산은 자연의 힘을 상징하듯 묵직하게 존재감을 뿜어낸다. 항구에서 바라보는 그 풍경은, 이곳을 단순히 섬으로 기억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엄한 인상을 남긴다.
자연이 빚어낸 기적의 풍경들
누사페니다의 매력은 항구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켈리킹 비치의 공룡 머리 모양 절벽은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몰려드는 명소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절벽 아래 풍경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브로큰 비치의 거대한 천연 아치와 천상의 수영장이라 불리는 엔젤스 빌라봉 역시 놓칠 수 없다. 햇빛이 바다 위에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빛의 파편은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스쿠버다이버들이 꿈꾸는 ‘만타 포인트’에서는 거대한 만타가오리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바다 생태계를 체험하는 순간, 누사페니다는 여행지가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다큐멘터리처럼 다가온다.
여행자의 마음에 남는 울림
누사페니다는 화려한 리조트나 쇼핑몰이 없어도 충분히 빛난다. 오히려 거친 도로, 투박한 마을 풍경, 그리고 불편함마저도 이곳의 매력이 된다. 발리 본섬과 달리 덜 개발된 자연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천천히, 깊게 머물게 한다. 특히 항구에서 본 아궁산의 실루엣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떠오른다. 마치 자연이 건네는 메시지처럼, 겸손히 살아가라는 속삭임이 담겨 있는 듯하다.
누사페니다는 발리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짧은 여정 속에서도, 이 섬은 여행자에게 ‘진짜 자연’을 만났다는 벅찬 감정을 남겨준다. 바다 위에서 시작된 설렘은 섬 곳곳의 경이로운 풍경을 거쳐, 결국 마음 깊은 울림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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