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철 대표...전통과 나눔의 향기를 빚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우보주책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이름의 양조장을 운영하는 김희철 대표를 만나기 위해 5일장이 한창인 용문역 앞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자 커다란 회의용 탁자와 의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안쪽으로는 주방과 장식장에 가지런히 진열된 술들이 차분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양평의 숲과 들녘 사이, ‘소걸음으로 천천히 전통주의 비책을 찾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의 술 공방 우보주책(牛步酒策). 그 중심엔 김희철 대표가 있다. 그는 50년 음주, 10년 향음, 4년 양조 경력을 자랑하지만, 그보다 더욱 빛나는 건 그의 나눔과 사람을 향한 진심이다. 은행 부행장까지 지냈던 그가 퇴직 후 대학생과 서민을 위한 경제 상담, ‘부자강의’라는 이름의 강의를 이어가며 삶의 지혜를 나누는 모습은 술 빚기의 철학과 맞닿아 있었다.
“저는 음주 50년, 향음 10년, 양조 4년 경력의 술 전문가입니다.” 김 대표의 첫 인사말은 농담 같지만 그의 인생 여정을 함축한다. 금융권에서 수십 년간 사람들의 돈과 고민을 함께 나누었던 그는 퇴직 후에도 대학생과 서민을 위한 상담을 이어갔다. 이제는 술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양조장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는 장으로 만들고 있다.
국내 밀 자급률이 1%에도 못 미치는 현실. 그는 양평에서 열린 밀 축제에서 수입 밀가루로 만든 막걸리가 등장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 끝에 우리밀로 술을 빚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양평 밀 막걸리와 소주다. 금강, 백강, 토종 앉은뱅이 등 다양한 품종에 양평 쌀 ‘참드림’을 더해 맛을 완성했다. 김 대표는 “밀로 빚은 술은 쌀과 달리 고소하고 담백하다”며 우리밀 술이 가진 차별성을 강조했다.
◈53도 밀소주의 탄생
우보주책의 또 다른 대표작은 양평밀소주다. 증류 과정에서 도수를 조절하다가 결국 자신이 원하던 53도에 맞췄다. 의외로 도수의 무게감보다 맑고 부드러운 향이 먼저 다가온다. 그는 “실온에서 마시면 향이 더욱 풍부하고, 온더락이나 하이볼로 즐겨도 좋다”고 소개했다. 현재 ‘양평밀소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지역 대표 기념품으로도 자리 잡았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양조장의 현실을 냉정히 짚는다. “요즘 청년들이 양조장 사업에 뛰어들지만 대부분 1년을 못 버티고 나갑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연 3000만 원의 수익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는 “양조는 마음을 비우고, 소걸음처럼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 나만의 술을 찾고, 시설 확장보다 작지만 알차게 운영하며 단골을 늘리는 게 길이다”라고 조언한다. “술은 결국 사람이 찾는 것이고, 그 관계가 양조장의 힘이 된다”는 말은 우보주책의 운영 철학을 대변한다.
◈예술과 술, 또 하나의 교감
김희철 대표는 술만 빚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섹소폰 연주자이자, 얼마 전까지 악단의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음악인으로서의 감수성은 술의 풍미와도 맞닿아 있다. 더불어 양평에서 활동하는 시인, 화가, 음악가 등과 교류하며, 그들의 작품과 자신이 만든 술을 교환하기도 한다. 술과 예술이 만나는 교류의 장은 우보주책만의 독특한 문화적 향기를 만들어낸다.
그는 “좋은 술은 좋은 음악처럼 오래 기억된다”며, 술과 예술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개체라고 말한다. 우보주책에서의 한 잔은 단순한 술맛을 넘어 예술과 교감하는 경험이 된다.
우보주책은 열린 사랑방이기도 하다. 청년들이 안주를 들고 오면 2만 원만 내고 무제한으로 술을 즐기도록 개방한다. 그는 이를 “내가 감사한 자리”라고 표현한다. 젊은 세대와 함께 술을 나누며 세대 간 거리를 좁히고, 술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보주책은 단순한 양조장이 아니다. 금융인의 경험, 멘토로서의 따뜻한 마음, 예술가로서의 감수성이 술잔 속에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김희철 대표가 빚은 술은 ‘맛’만이 아니라 ‘사람’을 기억하게 한다.
양평의 들녘에서 태어난 막걸리 한 사발, 53도 소주 한 잔, 그리고 섹소폰 선율 같은 그의 미소는 모두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은 나눔이고, 사귐이며, 결국 예술이다.” 소걸음처럼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걸어가는 그의 길 위에서, 우보주책은 한국 전통주의 또 다른 미래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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