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선셋,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풍경...코타 키나발루 탄중아루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탄중아루 해변은 하와이 와이키키, 인도네시아 발리와 함께 세계 3대 선셋으로 꼽힌다. 그 수식어만으로도 충분히 설렘을 안긴 이곳은, 단순한 해넘이 명소가 아니라 ‘시간의 경계선’에 선 듯한 초현실의 무대였다.
코타키나발루 선셋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사진으로, 유튜브로만 보아오던 그 장면을 직접 마주하게 되다니, 꿈만 같았다. 그날의 나는 관광객이 아닌 시인이자 관객이었고, 눈앞의 노을은 그 어떤 무대보다 장엄한 예술이었다.
이 도시의 이름인 말레이어 ‘코타 키나발루(Kota Kinabalu)’에서 ‘코타(Kota)’는 도시를, ‘키나발루(Kinabalu)’는 말레이시아 최고봉 키나발루 산을 의미한다. 하늘 높이 솟은 산의 이름을 등에 업은 이 도시는, 해 질 녘이 되면 다시 바다의 품으로 천천히 몸을 기댄다. 도시와 자연, 하늘과 땅, 시간과 감정이 동시에 흐르는 특별한 공간이다.
바다와 하늘이 함께 빚어낸 색은 인간의 손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순도 높은 마법 같았다. 붉게 타오르던 태양은 구름을 붓 삼아 유채색의 물감을 뿌리듯 하늘을 채색했고, 수면 위로 반사된 황금빛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였다.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히또 한 잔을 손에 쥐고, 샹그릴라 탄중아루의 선셋바에 앉았다. 수면 위에 정적이 깃드는 순간 해가 점점 낮아지고 하늘은 더욱 진한 주홍으로 물들었다. 30분 남짓 해가 완전히 바다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나의 눈은 수평선을 향한 드라마틱한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한 편의 대서사시 같았다. 아니, 어떤 주인공도 대신할 수 없고,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무대였다.
이곳의 일몰은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도시는 인간이 만든 것이라면, 탄중아루의 노을은 신이 건넨 위로였다.
시끄럽고 회색빛으로 가득한 일상 속에서 결코 느낄 수 없는 ‘고요한 감동’이 여기에는 있었다. 나는 그 감동 속에서 한참을 머물렀고, 어느새 마음은 말없이 따뜻해졌다.
선셋은 삶의 본질을, 아름다움의 근원을, 그리고 잊고 있던 행복이라는 감정의 진짜 얼굴을 마주한 시간이었다.
탄중아루 선셋의 커튼콜
고운 최치선
해는 아주 천천히 물러난다
황금빛 태양이 바다와 입맞춤을 나누는 순간
나는 이 세상에 있으나 이 세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탄중아루 선셋은 그렇게, 눈앞의 시간을 잠시 멈춘다
바다는 숨죽이고, 하늘은 붉게 타오른다
구름조차 조용히 물들어가는 그 풍경 앞에서
나는 말을 잃고, 감정이란 감정들이 차분히 정리되어 간다
삶의 소란이 멀어지고, 내가 나로 돌아오는 그 순간
샹그릴라 탄중아루의 선셋 바 테라스
모히또 잔을 들어 올리면 라임의 초록빛이 붉은 석양 속으로 스며든다
향긋한 민트와 달콤한 럼이 입안을 감싸는 동안
눈앞의 수평선은 마치 누군가의 붓으로 그린 수채화처럼
가만히, 그리고 찬란하게 물든다
이토록 평화로운 순간이 있다니
콘크리트 도시세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존재 그 자체’로 충만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여기는 코타키나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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