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남도의 바다와 골목이 열기로 가득 찬다. 전남 목포 원도심 일대가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나흘간 세계마당페스티벌(이하 마당페스티벌)로 뒤덮인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어기영차 마당아!’라는 주제로, 예술과 역사, 시민의 열정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축제로 펼쳐진다.
목포 세계마당페스티벌 포스터(제공=목포시)
마당페스티벌은 2001년 시작해 국내 대표 민간 공연예술축제로 성장했으며, 이번 행사에서는 마당극, 전통연희, 인형극, 공중곡예, 탈놀이, 마술, 파이어쇼, 마임, 클래식, 국악, 가요 등 20여 개 장르, 총 50여 팀의 공연이 목포 차 없는 거리와 원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
극단 갯돌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다. 일제강점기 목포 명물인 옥단이와 함께하는 인형 행렬과 프랑스 극단 아마니의 거리극 ‘세 얼굴의 오케스트라’는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한다. 세 개의 머리를 가진 대형 인형과 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이 키메라 오케스트라는 프랑스 아비뇽축제와 샬롱축제에서 찬사를 받은 명작으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무대다.
국내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수학의 개념을 연희로 풀어낸 예술공장 두레의 ‘마방진’, 탈춤과 마당극의 전통적 매력을 재해석한 창작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공연 대부분이 관객 참여형으로 구성돼, 관람객이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함께하는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페스티벌은 특히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시민 프로젝트들이 눈길을 끈다. 1945년 해방 직후 목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웠던 ‘광복탑’이 80년 만에 재현되며,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 주도형 콘텐츠가 이어진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목포광팔홉 라이브’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수제맥주를 함께 나누는 맥주파티로, 축제 기간 중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라이브 공연과 연계된 나이트 콘텐츠다.
또한 전남 서남권의 200여 개 풍물패가 참가하는 ‘목포풍물놀이한마당’은 해방의 기쁨을 오늘의 열기로 다시 불러내는 장대한 퍼포먼스로 기대를 모은다. 광복의 울림과 풍물의 흥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 한마당은 지역 공동체의 저력을 다시금 일깨워 줄 예정이다.
목포시는 축제 기간 동안 차 없는 거리 운영, 관광 안내소와 쉼터 확충, 관람객을 위한 포토존과 야간 조명 연출 등을 통해 원도심을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으로 바꾸며, 지역 상권과도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극단 갯돌 관계자는 “세계마당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 축제가 아닌, 목포 시민이 함께 만드는 열린 광장”이라며 “예술을 매개로 광복의 정신을 되새기고, 도시의 역사와 이야기를 문화로 풀어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