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엔나는 클래식 음악과 궁정 문화로 유명하지만, 달리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특별한 도시다. 비엔나관광청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대표 러닝 코스 3곳을 추천했다. 도심의 역사 유산을 누비는 링슈트라세, 숲과 녹음이 살아 숨 쉬는 그린 프라터, 자유와 예술이 흐르는 다뉴브 운하를 따라 달리며, 비엔나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보자.
비엔나를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순환도로 링슈트라세(Ringstraße)는 도심 속 러닝 초심자에게 안성맞춤인 코스다. 19세기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기존 성벽을 허물고 조성한 이 대로는 폭 57m, 길이 약 5.3km에 이르는 웅장한 길로, 수많은 문화유산이 길가에 줄지어 서 있다.
카를스플라츠(Karlsplatz)에서 시작해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호프부르크 왕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시청사, 국회의사당, 미술사 박물관 등을 지나며 유럽의 문화예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도로를 따라 심어진 가로수는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달리기에 적합하다.
특히, 러닝 후 링슈트라세 일대 박물관에 들르면 여운이 길게 남는다. 미술사 박물관에서는 6월 29일까지 자연주의 르네상스 작가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특별전이 열리며, 레오폴트 미술관에서는 7월 27일까지 19세기 초 비더마이어 예술을 조망하는 전시가 진행된다.
비엔나의 총면적 절반 이상이 녹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러너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그중에서도 프라터(Prater)는 20만 그루의 나무가 우거진 도심 숲으로, 시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특히, ‘그린 프라터(Green Prater)’로 불리는 구역은 1978년 경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하우프탈레(Hauptallee)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프라터슈테른 역에서 루스트하우스까지 이어지는 약 4.5km의 길에 밤나무 2,600여 그루가 늘어서 있으며, 봄이면 하얗게 꽃이 피어난다.
달리기를 마친 뒤엔 루스트하우스 테라스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거나, 되돌아와 프라터의 상징인 대관람차를 타고 숲 전체를 내려다보는 것도 좋은 마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