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는 ‘진흥원 만남의 날’이 예술인과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의 현실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지원 정책에 반영하는 열린 소통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장의 고민이 진흥원에 직접 닿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징흥원 만남의 날 (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종부)은 지난 5월 2일, 창원 동남아트센터 2층 상상박스에서 ‘제3회 진흥원 만남의 날’을 개최했다. 앞서 4월에 열린 두 차례 행사에 이어 열린 이번 자리에는 문화예술과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 152명이 참여해 열띤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한 독립영화 제작자는 “현장 촬영을 위한 인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다”며 “개별 제작자가 아닌 진흥원이 중간 조율자 역할을 해 준다면 보다 많은 독립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역 기반 영화 창작 환경에 대한 체계적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읽힌다.
전통예술과 연극 분야 기획자는 “지역 특성을 담은 콘텐츠의 확산을 위해서는 홍보와 마케팅 역량이 관건”이라며 “단체를 대상으로 한 실무형 교육과 더불어, 진흥원이 통합 홍보 플랫폼으로 기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콘텐츠가 작품성을 넘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는 “기획자나 단체 실무자들이 회계 업무를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사업의 지속성이 보장된다”며 “진흥원 차원에서 회계 전문가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줄 것”을 제안했다. 창작자들이 행정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게임 콘텐츠 분야 관계자도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보드게임 제작 초기 단계에 사업비 지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는데, 오늘 상담을 통해 ‘콘텐츠 시제품 제작 지원사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이 같은 만남이 신생 기업에게 큰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 분야에서 활동 중인 기획자는 “평소 문학 외 분야와의 접점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같은 자리를 통해 타 장르 창작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며 “진흥원이 기초예술과 콘텐츠산업 종사자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종부 진흥원장은 “진흥원 본원이 합천에 위치하다 보니, 창작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이 자리가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내실 있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진흥원 만남의 날’은 경남 문화예술계 현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단순히 설명회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개선과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예술인과 행정이 손잡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생태계의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