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1-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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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 여행의 꿈이 참사로… 안전보다 이윤을 택한 제주항공, 국민적 신뢰 추락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지난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는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 사고 이후 대한민국 항공사고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다. 

 

관제탑의 새떼 경고를 무시하고, 랜딩기어 결함 상황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한 기장의 판단과 콘크리트 외벽이 사고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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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동체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장면(JTBC화면캡처)
 
제주항공의 무리한 운항과 안전관리 부실

제주항공은 최근 높은 운항률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월평균 가동 시간은 430시간으로, 이는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 대비 약 30% 높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도 최소 15% 긴 시간이다. 이러한 높은 가동률은 항공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체 피로도를 높여 노후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제주항공이 보유한 42대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4.1년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또한, 제주항공은 자체적인 항공정비(MRO) 시설을 갖추지 못해 안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기체 결함 등을 대비해 여분의 항공기를 대기시키지만,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대부분을 노선에 투입하고 있어 기체 이상과 고장 등에 대처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또한 빠듯한 운항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정비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안전 점검이 소홀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경그룹의 이익 우선주의와 안전 불감증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한 사례가 있다. AK홀딩스는 2022년 9월 제주항공 보통주 830만여 주를 기초자산으로 1300억 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였으며, 추가로 7건의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1640억 원의 자금을 융통했다. 이러한 재무적 압박은 제주항공이 운항률을 높여 실적을 향상시키고 주가를 방어하려는 동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 우선주의는 안전 관리의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제주항공의 항공기가 엔진 결함으로 회항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2024년 9월 18일,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23편이 이륙 50분 만에 엔진 이상으로 회항한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은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외 사례와 비교

해외에서도 항공사고로 인해 항공사의 운항이 중단되거나 강력한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2019년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연이은 추락 사고 이후, 해당 기종의 전 세계 운항이 중단되었으며, 항공사와 제조사는 철저한 조사를 받고 개선 조치를 취해야 했다. 또한, 2013년 아시아나항공 OZ214편 샌프란시스코 사고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철저한 조사로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항공사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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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737-800 (사진=보잉사)

 

◆행복했던 여행이 비극으로 끝나다

이번 사고의 탑승객 중 40명은 A여행사의 태국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여행객들로 밝혀졌다. 이들은 방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제주항공의 무책임한 운영으로 생명을 잃었다.

피해자 중에는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형제를 포함한 어린 학생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민적 슬픔과 분노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화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형제는 부모와 함께 태국에서 추억을 쌓은 뒤 귀국하던 길에 목숨을 잃었다. 또한 목포의 한 초등학교 학생도 이번 사고로 희생되었다. 이들은 방학 동안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낸 뒤 새 학기를 준비하며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시점에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슬픔에 잠긴 채, 제주항공과 윤석열 내란 후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의 늦장 대응과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

사고 발생 직후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는 무안공항에서 약 2시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현장에 17시간 만에 도착했다. 그 사이 유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공항과 병원을 헤매야 했고, 사고 상황에 대한 제주항공의 설명 부족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대표는 현장에 도착해 사과했지만, 유족들에게 구체적인 대책이나 피해 보상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유족 중 한 명은 “사과만으로는 이 슬픔과 분노를 해결할 수 없다. 제주항공이 진심으로 책임을 지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 같은 태도는 유족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며, 제주항공의 무책임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제주항공의 무리한 국제선 확장과 안전 불감증

제주항공은 최근 무안공항을 기점으로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국제선 운항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 체계가 이 같은 확장을 뒷받침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라는 특성을 내세워 비용 절감에 주력해왔지만, 이는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고 당시 기체는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과 충돌하며 폭발했는데, 이 과정에서 활주로와 기체 상태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잦은 기체 결함과 회항 사례는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사의 책임과 항공사 선택의 중요성

이번 참사로 인해 여행사들의 항공사 선택 기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여행사의 태국 패키지 상품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었지만, 제주항공이라는 항공사를 이용하도록 설계된 점은 여행사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여행사들은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신뢰할 수 없는 항공사와의 협력은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여행업계가 비용 절감과 이윤 창출에만 몰두하며 고객 안전을 간과한 결과로 평가된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항공사 선택 기준을 엄격히 재검토하고 안전한 여행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 항공 규정과 제주항공의 윤리적 책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규정에 따르면, 항공사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반복적인 안전 사고는 운항 자격 박탈 사유로 간주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사고를 통해 안전 관리와 윤리적 책임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더욱이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그룹은 과거에도 비용 절감과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경영 방침으로 비판받아 왔다. 생명을 담보로 삼아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 방식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국민들은 제주항공과 같은 기업이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않는 한, 다시는 그들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유족들과 국민의 요구: 근본적 변화와 책임 이행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깊은 슬픔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그들은 제주항공의 무리한 운항과 안전 관리 부실, 그리고 애경그룹의 이익 우선주의가 이번 참사를 초래한 인재라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유족들과 국민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히 “불운한 사고”로 치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제주항공은 이번 사고에 대한 도의적, 법적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항공사와 여행업계의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규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의 무책임한 운영은 이번 사고로 여행을 공포의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제주항공과 여행업계는 뼈아픈 반성과 함께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한편 제주항공은 현재 운영 중인 41대의 기단 중 대부분인 39대를 이번 참사를 일으킨 사고기와 같은 B737-800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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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무책임한 운영으로 179명 목숨 앗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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