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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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4일 유럽지질공원 총회는 제주도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했다. 이로써 제주는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으로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3대 보호제도에 모두 등재되었다. 제주도가 ‘세계최초의 유네스코 3관왕(Triple Crown)’이 된 것이다. 세계도 인정한 제주의 자연. 이 반가운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지난 겨울에 만났던 제주의 기억을 조금씩 끄집어냈다.

제주도 하면 사람들은 어디를 가장 먼저 떠올릴까?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놀멍 쉬멍 걸으멍 올레길, 오래도록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끈 천지연 폭포, 성산 일출봉 등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많은 장소들을 떠올릴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제주도의 많은 명소들 중에서도 제주의 중심이자 제주를 만든, 한라산으로 떠나보고자 한다.

해발 1,950M.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휴화산으로 제주도 대부분의 면적을 한라산이 차지하고 있다. 한라산의 등산로는 내륙의 산과는 달리 완만하다. 총 6개의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돈내코, 어승생 탐방로를 통해 한라산을 오를 수 있다. 이 중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다.

   
▲ 성판악 탐방로 표지판

산을 오를 때는 성판악 탐방로를, 산에서 내려올 때는 관음사 탐방로를 이용했다. 전날 내린 눈이 허벅지 높이까지 쌓여 있었지만 다행히 산행 당일 날씨는 맑고 청명했다. 햇빛에 반사된 눈은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와 함께 목구멍에 차갑게 와 닿는 맑은 공기는 등산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 바다 속 산호가 하늘로 올라온 것만 같다.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눈꽃들이 아름답다.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12시까지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해야 한다. 12시부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보통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쉼을 가진 뒤 정상으로 향한다.

   
▲ 통제시간을 알려주는 진달래밭 대피소의 표지판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백록담에 도착한다. 한라산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러워서 정상까지 올라도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면 백록담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날씨가 너무나 깨끗하고 맑아서 백록담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 눈 쌓인 백록담의 전경

   
▲ 하산길에 만난 백록담 측면 모습

정상에서 만난 한라산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흰 사슴이 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답게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정상은 특히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래 서있기가 힘들었지만 언제 또 백록담을 와보겠냐는 생각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며 아름다운 백록담의 모습을 담았다.

이제부터 문제는 하산길. 백록담을 구경할 때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성판악 탐방로보다 경사가 급하고 험한 관음사 탐방로는 그야말로 ‘익사이팅’이었다. 스키 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산을 내려왔던 것 같다. 길 중간중간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나무들. 눈에 숨어 실종된 길이 장애물이 됐지만 그마저도 즐거웠다.

   
▲ 스키보다 재미있었던 하산길

   
▲ 마치 하늘길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침 7시 정도에 성판악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오르고, 관음사 탐방로로 내려오면 시계는 3~4시정도를 가리킨다. 제주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하루정도는 한라산에 시간을 투자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단, 여행 첫날부터 한라산에 오른다면 무리가 뒤따를 수 있으므로 여행 막바지에 오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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