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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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양은희] 폴란드의 수도가 바르샤바로 이전되기 전까지 550년 동안 폴란드의 수도였던 크라코프는 중세 폴란드 왕국이 가장 번성했던 때 중앙 유럽의 문화의 중심지였다. 1978년에는 유럽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도시이기도 하다. 
759_931_387.jpg▲ 크라코프만 건물들은 전쟁의 화를 면해 중세시대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폴란드의 많은 도시들이 파괴되었지만 크라코프만은 다행히 그 화를 면해 중세시대부터 내려온 건물들이 그 모양을 온전히 유지할 수가 있었다. 수도 바르샤바가 우리나라의 서울 이라면 크라코프는 경주에 비유될만한 도시이다. 크라코프 시내 모습제1차 세계대전이후 새로 지은 건물이 하나도 없다는 크라코프는 내가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전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를 질주하는 최신형 자동차와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반팔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폴란드 젊은이들을 보면 지금이 중세시대가 아닌 21세기라는 사실을 금세 깨닫게 된다. 
759_926_3710.jpg▲ 관광객과 주민들로 북적이는 중앙시장 광장
 
중앙시장 광장의 구시청사 탑크라코프시를 구경하기 위해 가장 중심지인 중앙시장 광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바로 구 시청사 탑이다. 과거엔 이 탑과 함께 시청 건물이 있었는데, 1820년 건물이 파괴되면서 이 탑만 남아 있게 되었다 한다. 
759_923_3624.jpg▲ 구 시청사 탑

탑 꼭대기 까지 올라가면 크라코프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중앙시장광장 모퉁이 쪽에 자리 잡고 있는 성 마리아 성당은 두개의 우뚝 솟은 첨탑 때문에 크라코프 구시가지 어디에서나 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13세기 고딕양식의 이 성당은 두 탑의 높이와 모양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두 탑의 높이와 모양이 다른 이유는 탑을 두 형제가 각각 만들었기 때문이라 한다. 크고 높은 탑은 형이, 낮고 둥근 모양의 탑은 동생이 만들었는데, 동생은 형이 만든탑이 더 높고 아름다워 이를 시기하여 형을 죽이고 자기도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759_925_3656.jpg▲ 성 마리아 성당
 
이 성당의 높은쪽 첨탑 창문에선 매 정시에 나팔수가 시각을 알리며 나팔을 부는 행사를 한다. 이는 13세기 몽골족의 일족인 타타르족이 폴란드를 침입 했을때, 첨탑에서 보초를 서던 나팔수가 이를 알리다 적의 화살에 맞아 죽은 것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고 한다.

유럽의 중원에 위치해 주변 모든 나라로부터 침략을 당하면서도 나라의 정체성을 지켜온 폴란드인의 정신력을 엿볼 수 있다. 13세기에 조성된 중앙시장 광장은 유럽에 남아있는 중세 광장중 가장 넓은 곳이다. 크라코프 주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노천카페와 박물관이 많아 만남의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759_927_3723.jpg▲ 크라코프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광장내 먹을거리
 
내가 방문 했을 땐 일요일 이긴 했지만,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무척 많이 눈에 띄었다.광장 주변을 빙 둘러 노점들이 들어서 있어 볼거리, 먹을거리도 풍부했다. 노점 주변을 빙 둘러 보다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사먹는 것이 있기에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서 나도 한 번 줄을 서서 사 먹어 보았다. 

숯불에 구워지는 모습이 맛있어 보였고, 빵 종류가 아닐까 싶었다. 소스를 얹어 먹겠느냐 물어봐서 그러겠다고 했더니 딸기잼 같은 소스를 발라 주었다. 가격은 폴란드 돈으로 하나에 3즐로티(한화 약 1200원 정도) 였다. (이곳에선 유로화를 받지 않아 주변 환전상에서 폴란드 돈으로 바꿔 물건을 사야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음식은 우리가 상상했던 맛과는 전혀 다른, 빵 종류가 아닌 무엇인가에 고기를 섞어 만든 음식 이었다. 게다가 얼마나 짰는지.. 그 순간 동유럽 음식이 아주 짜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도저히 먹기 힘들어 그냥 버릴까 하다 차마 그럴 수 없어 그냥 억지로 입에 넣고 먹어 버렸다. 
759_928_3734.jpg▲ 아이들로부터 유난히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비둘기떼
 
광장의 비둘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 주기도 했다. 중앙시장 광장을 벗어나 이제 폴란드의 상징 바벨성 으로 향한다. 성으로 들어가는 두 군데의 입구중 시내쪽에서 들어가는 좀 더 큰 문으로 향한다. 약간의 경사진 곳을 오르다 보면 크라코프 구시가지가 한 눈에 훤히 내려다보인다. 
759_932_3818.jpg▲ 바벨성내 여러 건물들
 
바벨성은 과거 찬란했던 폴란드의 영광을 상징하는 왕궁이다. 이곳에 500년 동안 역대 폴란드 왕이 살았던 궁전과, 폴란드 왕국의 대관식과 장례가 치러졌던 대성당이 있다. 왕궁 내에 있는 대성당 입구는 얼마나 크고 웅장한지 정문 모습이 카메라 앵글 안에 미처 다 들어오지 못했다.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젊은 시절 사제로 있던 성당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성당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보기위해 남쪽 방향에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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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년 고딕양식으로 착공해 수 세기에 걸쳐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까지 더해져 건설된 성당의 모습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에 세 개의 예배당 있는데 그중에서 노란색 돔이 인상적인 지그문트 예배당이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꼽힌다. 폴란드에서 가장 번성한 시대의 왕이었던 지그문트왕이 이탈리아 건축가를 불러와 1519년부터 1533년 까지 만든 예배당으로 르네상스 양식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고 한다. 

759_930_3758.jpg▲ 대성당 입구
 
759_934_3839.jpg▲ 바스와 강
 
이 시대를 폴란드의 '문화 황금기'라 칭하기도 한다. 대성당 지하에는 역대 폴란드 왕과 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묘소가 있다. 지난 2010년 4월 10일 안타까운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유해도 이곳에 안치되어 있다. 바벨성은 폴란드 사람에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사당과도 같은 곳이라 한다. 바벨성 외곽을 걷다보니 성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강이 보인다. '바스와 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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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중세의 향기가 그대로, 古都 크라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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