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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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

고등학교시절부터 내 방에는 여행서적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쩌면 수능문제집 만큼 있었을지도... 수험생으로서의 괴로움을 여행서적을 통해 견디어 내었다. 수능만 끝난다면.. 대학생만 된다면...이 작은 독서실을 떠나 드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겠지....이렇게 계속 되내이며 작은 꿈을 키워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고 나는 어린나이에 쉽게 이겨내기 힘든 좌절을 맛보게 된다.

그 좌절 앞에 그렇게 한 고등학생의 작은 꿈은 잊혀져 갔다. 그렇게 21살 어느 봄날,.. 누군가의 힘찬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빚을 내서라도 세계로 떠나라”...너무 극단적인 말이어서 일까? 자극적인 말이어서일까? 불연듯 고등학생시절의 작은 꿈이 생각났고 깊은 사색에 잠겼다.

그리고 나는 난생 처음 혼자서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것처럼... 진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부모님과의 상의도 없이 다음달 자취방 값이 든 체크카드로...... 티켓을 받아들고 보니 걱정이 밀려왔다..홀로 외국에 나간다는 두려움과 금전적 시간적 어려움...(아 몰라 그냥 무조건 앞으로만 가자 계속 망설이다가 놓쳐버리긴 싫어...)  그렇게 생애 첫 배낭여행은 시작되었고, 한 고등학생의 작은 꿈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태국을 여행하기 위해 태국행 티켓을 끊은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괜한 욕심으로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나는 열등감의 감옥에 나를 스스로 가두었다. 학벌, 재력, 외모... 남들이 만든 기준에 나를 맞추려 노력했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마다 좌절에 빠졌다. 나는 점점 지쳐갔고 내 마음은 현실의 냉혹함에 물들어갔다.

육체적 휴식이 아닌 정신적 휴식이 필요했다. 그때 인터넷에 뜬 한 마디의 글귀에 내 마음은 멈추었다.  마지막 남은 순수의 땅 라오스. 운명인듯 나는 라오스를 마음에 품었다. 순수... 순수함을 느껴보고 싶었다...라오스여행을 결심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라오스의 풍경 중 하나.... 돈콘의 폭포

 7/1 방콕에서의 첫날 밤

별다른 느낌도 생각도 없이 담담하게 짐을 꾸렸다... 여권과 비행기 티켓 그리고 라오스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한국 볼펜... 그리고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인천공항에 처음 와보는것이었다... 그 웅장함에 압도 되었고...한참동안을 멍하니 서 있었다... 발권을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어디가 출국하는 곳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다행히 태국에서 택시쉐어를 같이 하려고 사전에 태사랑에서 만난 준수형 애정이 누나의 도움으로 방콕행 비행기에 무사히 타는데는 성공했다. 첫 장시간 비행의 설레임이 지루함에 압도당했을 때, 비행기 창 너머 하늘아래 발광하는 도시의 불빛들이 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마침내 방콕에 도착한 것이다. 어~~ 이 습하고 더운 공기 그리고 독톡한 태국 냄새... 공항을 나서자 마자 느껴진다. 준수형 말로는 이 냄새를 맡기위해 태국에 왔다가 담배한대 피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단다...엄청 부자인듯.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 카오산 로드로 갔다... 택시 차창밖으로 열대나무들이 보였다. 스콜성 비는 소나기에 그치지 않고 천둥 번개를 불러와 나를 두렵게 했다. 그때 시각 밤 11시, 방콕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400B의 택시비를 내고 도착한 곳은 카오산로드 근처의 동대문 도미토리....미리 예약을 한지라 쉽게 쉽게 침대를 배정 받고 곧바로 꿈나라로 떠났다. 밤새 천둥 번개가 쳐서 제대로 잠을 자지는 못했다.

4시간 정도를 잤는데 천둥 소리에 놀라서 5번을 깬 듯 하다. 놀라서 깰때마다 시간이 빨리 지나 아침이 되어 거리로 나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 넓지 않은 방에 빼곡이 들어선 2층침대... 내 학창시절을 설레게 했던 여행가들이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잠에 빠져있다.

 

   
처음으로 머물렀던 방콕의 게스트하우스.. 이곳에서 소중한 인연들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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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몽상가, 순수의 땅 라오스에 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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