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노래 3
고 운
어제 밤 달이 떴어요
보름 만에 밤 하늘로 떠오른
그대 눈썹 닮은 초승달
창문 앞에도 달이 떴어요
토성 위에도 하얀 초승달
함께 걸을 때 수줍게 한 발 내딛던
그대의 그림자
날마다 새로운 향기로 나타난 그대
달 속 동화 같아서
밖에서 그대 달빛 속으로
한 없이 뛰어들던 시간 시간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기다림이 일상이 될 때
문득 불이 꺼지고
어디론가 휘몰려 가던 달빛
달빛 쏟아지는 토성 위에
그대의 향기 가득 퍼지고
달빛 사라진 벌판을
홀로 걸어간 한 사내의 발자국
어둠을 익히며
한참을 아득히 서 있던
더 깊고
더 춥던 달의 궤적을 쫒아
그대의 향기 퍼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