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전혜진 기자] 나는 기념품들을 사고 싶어서 기념품이 즐비한 쇼핑거리에 갔다. 문 앞에는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수제 마그네틱을 판매하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의자 하나에 움직이지도 못할 만한 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장사만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듯했지만, 그것은 예술 작품이었다. 그는 멋진 아티스트이다. 할아버지께 혹시 드로잉 클래스를 잠깐 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고, 몸짓과 어설픈 나의 스페인어를 알아들으신 건지, 할아버지는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먼저 보여주시고는 나에게 붓을 넘겼다.
내가 어설프게 웃으며 할아버지를 쳐다보자, 다시 한번 보여주고 그림의 의미를 설명해 주셨다.
“아! 그럼 전! 페루 아레키파에 있는 저의 모습을 그릴래요!”
스케치를 해서 할아버지에게 넘겨드렸다. 아레키파의 큰 산을 등지고 있는 노랑머리를 한 아시아인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저씨와의 드로잉 시간을 끝내고 종이에 한글로 가게에 대한 설명을 적었다.
“할아버지, 한국인 손님이 많이 방문하길 바랄게요. 할아버지는 정말 최고의 아티스트에요!”
할아버지의 작업물이 가득한 마그네틱 사이에 종이를 붙였다. 아티스트라는 말에 할아버지는 멋적은 웃음을 지으셨다. 인정받으며 살아간다는 게 자라오는 환경도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성공한 아티스트들도 많지만, 우리보다 더 적은 기회를 안고 사는 이들의 삶을 보며 때묻지 않음에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참견 또한 과한 오지랖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아저씨가 더 행복하길 바라며 내가 가던 길을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