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전혜진의 좌충우돌 세계여행] #17. 호주...시드니에서 위기일발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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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의 좌충우돌 세계여행] #17. 호주...시드니에서 위기일발 대처법

기사입력 2019.05.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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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글·사진 전혜진 기자] 시드니에 밤늦게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너무 신나서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웰컴 투 시드니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 순간 공항 경찰이 나에게 다가왔다.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 돼, 따라와"라고 하는 것이었다. 1분 전만 해도 설레었던 호주 여행은 갑자기 두려워졌다. 경찰관을 따라가자 사진을 지우고, 가방을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 안을 봤더니, 큰 배낭을 멘 백패커들만 가방 검사를 하고 있었다. 이곳 저곳 여러 나라에서 여행 온 친구들, 동남아를 통과해서 오다 보니 마약 관련해서 더 엄격하게 심사를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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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떠나올 때 가방에 짐을 마구 쑤셔 넣었다. 검사를 위해 내 가방을 여는데 옷가지들과 속옷이 쏟아졌다. 부끄러움보다 웃음이 났다. 가방 검사하는 보안검사 요원도 웃었다. 나는 그제서야 "고마워, 옷 정리하고 가게 해줘서. 검사하고 하나씩 나에게 줘. 가방 정리하게"라고 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웃었다. 무뚝뚝했던 그의 얼굴에 웃음과 함께 친절한 사람으로 변했다. "여행 왔니?", ", 세계여행 중인데, 호주는 처음이야."라고 하자, 호주의 명소들을 알려줬다.

 

세계여행을 하며 가장 큰 배움은 '친절함은 모든 사람을 춤추게 한다'이다. 무뚝뚝하거나 차가운 사람들을 보며 "왜 저 사람들은 이렇게 차가워?", "이건 인종차별이야"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먼저 웃으며 다가가보자. 웃음과 친절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나, 어느 나라나 세계의 사람들은 같다. 다만 개인의 성격이 다를 뿐.

 

밤늦게 도착한 호주에서 짐 검사를 하고 나니 너무 늦은 시간이 되었다. 호스텔까지 저렴하게 가는 법을 찾아 버스에 올랐다. 심 카드를 사지 않았는데 GPS를 보니, 이곳이 아니다. 나는 버스를 반대로 탄 것이었다. 재빨리 내려 반대편 버스 정류장에 섰다. 12시가 지난 이곳은 불이 켜진 2개의 가로등이 다였다. 30분이 넘게 버스가 오지 않았고, 막차시간을 재차 확인했지만 아직 시간이 있었다. 인터넷이라도 되거나, 근처에 문을 연 가게가 있으면 우버 택시라도 부를 텐데 하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결국 버스는 시간을 지키지 않은 채 1시간이 넘어서야 도착했고, 나는 막차에 올랐다. 다행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예약한 호스텔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 본 호주는 어둡지만 굉장히 유흥에 지쳐있는 나라 같았다. 호스텔을 걷는 내내 술에 취한 중국인들이 나를 쳐다봤다. 어두컴컴한 골목을 따라 들어가자 내가 예약한 호스텔이 나왔다. 새벽 1시쯤에 도착한 호스텔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너무 당황했지만, 이리저리 유리 틈 사이로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노크를 했다. 다행히도 싱가포르, 뉴질랜드 청년이 있었다. 그들은 나를 위해 문을 열어줬지만 안내 데스크는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 체크인을 못하는 건가 하고 좌절해 있던 순간, 뉴질랜드 친구가 위층으로 올라가더니 환한 얼굴로 내려왔다. 호스텔 스텝을 찾아서 내 사정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를 처음 만난 이 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처럼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고, 나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호스텔 직원이 내려왔다. 1시 이전까지 도착하지 않아서 호스텔 문밖에 흰색 종이에 내 이름을 써서 붙여놨다고 한다. 나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호스텔 앞 유리창에 크게 붙어있는 나의 이름을 보지 못하고 들어왔던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이렇게 나는 따뜻한 방에 들어가 쉴 수 있었다.

 

다음 날 눈을 떠 공용공간으로 갔다. 혼자 여행하는 자의 일상이다. 혹시 친구들이 있나 숙소를 두리번거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4명의 경찰이 한 방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호스텔 도미토리에서 뉴질랜드 그룹이 대마초를 피웠다고 한다. 빌딩 밖도 아닌 모두가 함께 쓰는 호스텔에서 내 방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 왔다 갔다 하는 호스텔이 찝찝하기는 했지만 어제 나를 도와준 싱가포르 친구와 함께 시드니 시내를 구경했다. 오후에는 함께 산책을 나갔는데 불금이라 들려오는 클럽 소리에 놀고 싶었지만, 운동복에 슬리퍼를 끌고 나왔다.

 

싱가포르 친구는 한국과 싱가포르는 꽤 안전한 나라라 호주를 여행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했다. 어느 나라든 위험한 지역이 있고, 밤늦게 혼자 다니면 위험하듯이 다시 한번 혼자 여행할수록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시드니 구경이 끝나고 다음 날, 시드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안내 데스크로 내려갔다. 그런데 두 명의 경찰이 또 와있다. 어떤 룸에서 홍콩 남자애랑 아랍권 여자의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어쩐지 어제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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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는 굉장히 많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다민족들이 함께 살아가려면 당연히 더 많은 사건사고가 있을 수밖에, 그래도 따뜻한 날씨와 바다에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이곳은 천국 같았다. 특히 호주의 날씨는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나답지 않게 호주 여행 전에 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미리 끊어뒀다. 왜 그랬을까? 시드니 마지막 날에 가고 싶은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계획 없는 여행은 가끔 큰 선물을 주지만, 때로는 놓치는 것들이 생겨서 아쉬움을 남긴다. "다시 오면 되지 뭐"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멜버른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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