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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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인도여행 중에 만난 한국에서 공부중이었던 방글라데시 친구 ‘칸’
그 친구와 2년 만에 다시 인도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동안 한국 내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다문화캠프 등을 통해 만난 방글라데시 친구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의 나라 방글라데시도 꼭 가보고 싶어 방문하기로 결심하였다.
또한, 여행자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착한여행(공정여행, 대안여행)을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출국 전 착한여행에 대한 자료를 찾고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온 친구들(쟈킬과 마닉)을 만나 방글라데시 가족들의 주소를 전해받았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쟈킬’과 ‘마닉’>
<2년 전 인도에서 만나 동행하게 된 ‘칸’>

1. 방문국의 역사, 문화에 대한 공부를 하고 가자

방글라데시로 떠나기 전 방글라데시 친구 ‘칸’에게 부탁하여 방글라데시의 역사, 문화, 인사법, 생활양식 등에 대한 자료를 받아 한번 읽어봤다. 내가 방문할 나라에 대한 문화와 풍습을 존중하기 위해 그 나라를 알고 가는 센스! 여행자들이 떠나기 전 준비해야 할 필수조건이다. ‘이 나라는 왜 이러지’ 라고 판단하기보다 먼저 알고 떠나자. 그리고 그 나라의 다른 문화를 존중할 줄 아는 여행자가 되자.
 
방글라데시는 이슬람국가였고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하며 기도시간 30분전에는 사원에서 미리 방송을 해준다. 각자의 집에서 자이나마츠라는 기도카펫을 깔고 기도를 한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금요일이 정식휴일이다. 교회 가듯이 사원에 가야 하는 날이기 때문에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금요일에는 업무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종교에 대한 믿음은 매우 강했다. 무교인 나로서는 신적존재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문화가 참 색달랐다.

2. 현지언어 몇 마디로 한 번 더 웃고 소통하기

그 나라 문화를 아는 것과 더불어 그 나라의 간단한 언어 몇 마디만 외워가면 현지에서 한순간에 인기스타로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친구들의 가족들을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생존언어 몇 마디를 비행기 안에서 외우고 또 외웠다. 그 결과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내가 자기 나라 말을 할 줄 안다는 사실에 반가워했고 그 몇 마디로 우리는 한 번 더 웃고 소통할 수 있었다.
 
앗살람 알라이쿰 (안녕하세요) 아마르 남 윤미(제 이름은 윤미입니다)
또 마르 남끼? (아이에게- 니 이름이 뭐야?) 슌도리(여자아이에게-이쁘다)
아차 아차(아하) 돈노받(감사합니다) 아미 꼬리아 테께 에세치(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고롬락체(더워요) 끼델락체(배고파요) 슈사드(맛있어요) 어넥 베시 케에치(잘 먹었습니다)
배트포라(배불러요) 짤로짤로(가자) 에따 끼?(이게 뭡니까?) 숏띠?(진짜?) 에까에까(심심해)
 

3. 나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기

• 내가 원하지 않았던 호텔에서 쓴 물이 마닉네 집 앞 똥물이 된 사연

방글라데시에 도착했을 때, 뜻하지 않게 ‘칸’ 의 지인이 배려해준다고 잡은 호텔에서 3일이나 묵게 되었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에어콘을 쓰게 된 것이었다. 여행 중 탄소배출이 가장 큰 것은 비행기 이용이며 그 다음 숙박시설의 에어콘이 주범이라는 소리를 듣고 결심하고 왔는데 오자마자 이게 웬일이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일은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마닉’ 의 가족을 만나러 갔더니 집 앞 강물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이게 왠 똥물일까? 생각하고 있는데 마닉의 동생 로톤이 말하길 내가 머무르는 호텔 주변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이라는 것이다!! 뜨악- 인도네시아 발리 등의 골프장이나 여행객들이 호텔에서 물쓰듯 쓰는 물이 현지인들의 수십 배에 달해 현지인들의 물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의 행동의 결과가 어떠한 것이든 상관없이 나만 즐기다 가는 여행, 뭔가 문제있지 않은가?

• 에어콘 이용하지 않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이동하면서, 숙박하면서 뜻하지 않게 머물게 된 호텔을 제외하고는 에어콘을 이용하지 않았다. 내려쬐는 햇빛 속에서 땀을 흘려도 에어콘이 없는 버스와 기차를 이용하였으며 한국에서 챙겨간 삼푸, 비누, 칫솔, 치약을 이용하여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았다.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환경오염이 심각한 시점에서 나까지 주범자가 되지는 말자.

4. 알고 보면 다르다. 하나라도 알려고 노력하기

• 그 나라 영자신문과 영화보기

여행자는 떠나온 나라, 방문한 나라 그 어디의 시간에도 속해있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하지만 방문한 나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매일은 아니더라도 이동하는 시간에 읽을 수 있도록 방문한 나라의 영자신문을 구입해 주요기사만 본다면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을 땐 BDR 이라는 방글라데시와 인도 국경에 근무하는 군인들(장교와 일반군인) 사이에서의 참혹한 일이 벌어졌었다. 장교와의 차별대우에 불만을 품은 일반군인들이 총리가 방문했을 때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이를 묵살한 장교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땅에 묻어버린 참혹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사망자가 거의 100명에 이르는 사건으로 대대적으로 신문에 보도되고 있었다. 또한 요즘 인도와 방글라데시 곳곳엔 콜센터 직원양성학원 광고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가 많고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콜센터를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두면서 양성학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처럼 그 나라 신문을 보는 것은 여행하면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림 - BDR 참사소식이 메인으로 담긴 방글라데시 신문)

두 번째로는 그 나라에서 흥행하고 있는 영화를 현지인들에게 물어보고 한, 두 편정도 보는 것을 권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인도영화를 많이 본다. 인도 영화는 볼리우드라고 하여 한 해 영화 제작건수가 할리우드를 능가한다. 또한 기본상영시간이 3시간이고 5시간까지 가는 것들도 있어 중간에 꼭 인터미션 시간을 갖고 휴식한다. 2년 전 인도를 방문 했을 땐 영화 상영 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이례적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인도 영화는 춤과 노래의 뮤지컬 형식이 많아 독특한 즐거움을 주며 영화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어 여행 중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방글라데시에서 본 인상적 영화포스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위에는 할리우드 영화이고 아래에는 홍콩영화인데 보통 인도나 방글라데시는 1편당 기본 3시간인데 이 영화들은 1편당 90분정도의 러닝타임이기 때문에 티켓 하나로 2편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참, 합리적 가격아닌가? (그림 - 합리적 가격의 영화포스터)

• 포스터 하나, 벽화 하나도 물어보자

방글라데시의 서울대인 다카대학교를 지나가는데 담벼락에 뜻 모를 글자들과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습관처럼 사진기를 꺼내들었다. 우리가 외국에 여행갔을 때 특이한 건물이나 예쁜 간판이 보이며 뜻도 모르고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배경만 예쁘게 사진을 찍게 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글씨가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데 알고 보면 해병대라고 적힌 티셔츠인것처럼.. 그래서 같이 간 ‘칸’ 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 국제언어의 날 기념 벽화
원래 파키스탄(서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동파키스탄)은 하나의 나라였다. 하지만 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의 언어인 뱅골어를 쓰지 못하게 하였고 이에 저항하여 운동을 하다가 많은 이들이 죽었다. 1951년 2월 21일 그 날을 기리기 위해 ‘국제언어의 날’ 을 지정하였고 매년 2월 21일이며 열사들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담벼락의 그림과 언어도 그 날을 기리기 위한 벽화였던 것이다.
(국제언어의 날 관련 문구와 그림들)
이처럼 그냥 특이해서, 예뻐서 사진만 찍고 뜻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통해 그 나라를 알 수 있다. 하나 더 소개하자면, 뜻을 알고 충격을 받은 포스터이다.
- 운수노조 조합원장 선거포스터
위 포스터는 운수노조 조합원장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포스터이다. 그런데 포스터를 자세히 보니 포스터마다 칼, 도끼, 라디오 등이 그려져 있다. 사진에 담지 못한 다른 후보자들의 포스터에도 파인애플, 돛단배, 오리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알고 보니 기호 1번, 기호 2번을 뜻하는 기호표시였던 것이다. 기호 도끼, 기호 라디오, 기호 칼이었던 것이다. 번호로 하면 쉬울텐데 순간 웃음이 나기도 하고 재치가 느껴지기도 하는 포스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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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100배 즐기는 법 따라하세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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