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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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일순] 깊은 밤 거친 길을 버스가 사정없이 덜컹거리며 달려간다. 버스는 껑충껑충 뛰는 들짐승이나 다름없다. 그 와중에서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한 동안 깊은 잠에 빠진다. 밤 10시에 라파스를 떠나 우유니로 가는 야간 버스다.    
32945.jpg▲ 소금으로 뒤덮인 소금평원의 모습이 비포장도로 좌우에 눈이 온 것처럼 하얗게 펼쳐진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졸음으로 무거워진 눈은 계속 감겨오는데 버스가 워낙 덜컹거리니 더는 잠을 잘 수 없다. 창밖을 내다보니 희뿌연 달빛 아래 아스라한 평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흔들리며 아래위로 마구 몸을 떨어대는 버스! 문득 백화점에 진열되어 있는 값비싼 진동 안마의자가 떠오른다. 그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때까지 행여 다칠세라 빳빳하게 긴장시키고 있던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의자에 깊숙이 몸을 밀착시키며 버스의 진동에 몸을 맡기고‘안마를 받는 중이다’고 생각을 하자 마음이 편안해진다.   
382_252_359.jpg▲ 거친 길을 달려온 야간버스가 이른아침 우유니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조금 지나자 지금까지 괴롭기만 하던 버스의 진동이 조금 더 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피로에 찌든 온몸을 두드리는 버스의 무료 안마를 받으며 다시 편안하게 잠으로 빠져든다. 생각하기에 따라 세상이 이렇게 달라 질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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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순의 남미 여행기] 신화의 땅 '라틴아메리카' - 칠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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