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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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연극 고린내는 냄새가 독하다. 그것도 50대 이상 관록의 여배우들이 내뿜는 무시무시한 냄새다. 대학로 동숭무대소극장에서 지난 10월 15일 개막한 연극 고린내’는 인생의 냄새를 8명의 여배우들이 개성넘치게 표현해 냈다.

평균나이가 51세인 여배우들 중 최고 선배이자 정신적 기둥인 배우 김용선은 국립극장에서 청춘을 보낸 자타공인 최고의 연극배우이며 각종 수상경력 또한 화려하다. 특히 2014올해의 배우상을 받으며 명실공히 최고 연극배우 중 한명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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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견 배우 정아미는 어려운 역일수록 더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 있는 배우로 연극계에 이미 정평이 나 있으며, 근래 TV 드라마, 영화로도 활동 폭을 점차 넓혀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한 배우가 되고 있다.

 

같은 나이의 한록수는 뛰어난 연기력과 따듯한 품성으로 경기도 연극의 대모로 불릴 만큼 후배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포주역의 장연익은 서울예대(84학번)의 큰 누님으로 통할만큼 카리스마 있는 무대 장악력이 일품이다.

 

40대 후반의 서울예대 동기동창인 홍성숙, 장설하, 이미애는 스무 살 때부터 친구였던 만큼 무대 위에서 찰떡 호흡을 보여 줄 것이라 기대케 한다.

 

장설하는 대학로의 꽃으로 청춘을 풍미했으며, 성숙한 중년 연기를 기다리는 팬이 많은 연극계 스타다. 홍성숙은 아역배우로 시작해 TV, 영화, 연극을 누비며 모든 매체에 익숙한 베테랑 배우고, 성실하고 적극적인 이미애는 누구나 찾는 안정적인 연극배우로 입지를 굳혔다이 팀의 막내는 항상 관객이 기대했던 것 그 이상을 보여주는 정밀하고 치밀한 프로페셔널 배우 서지유다.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 연출가 겸 극단 대표인 권혁우(49) 씨를 극장에서 만났다.

"웃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작품입니다. 고린내는 한마디로 늙어가는 창녀들의 비애와 그들이 꿈꾸는 행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젊고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뒤로 한 채 ·노년 여인들이 늙어가면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버려지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연극 고린내는 젊음이 시든 뒷골목 여인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혐오와 차가운 정의, 냄새나는 어두운 뒷골목에 살 수밖에 없었던 약자들에 대한 변명과 연민이 연극의 주된 내용이자 메시지입니다."

권 대표는 이 연극을 장가가는 마음으로 결혼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렸다면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축의금 대신 협찬금을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극 '고린내'는 지난 해 7월 25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권대표에 의해 낭독공연(여우별씨어터)으로 관객들과 조우했다. 

"그 때 6명의 여배우들을 만났고 약 5개월 동안 한 분 한분 찾아가서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모인 여배우들과 올해 10월초부터 연극을 시작하기 전까지 모두 27회 리허설을 했습니다. 고린내는 쟁쟁한 여배우들만으로 구성한 연극이기에 그들이 보여주는 아우라가 대단합니다. 관객들 뿐만 아니라 연극인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린내에 출연한 여배우들 모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권 대표가 소개하는 고린내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연극은 중년, 노년 매춘여성들의 그늘진 삶을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본 희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존심을 중시하는 포주 한혜숙, 환갑을 넘은 나이에 삐끼를 하다 단속에 걸리고 직접 매춘에 나서는 정아수,자식앞에 추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엄마 이정아,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손님들로부터 외면받는 매춘부 김미주, 면사포를 쓰고 사창가를 떠났다가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없어 끝내 목을 맨 김숙이, 마약을 팔던 시절을 매춘과 상관없는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노인 최연희  등 6명의 창녀들은 언제 닥칠지 모를 강제철거에 삶의 터전마저 잃을까 전전긍긍 한다. 하지만 이곳 히빠리골목을 떠나기 위해 평생 안간힘을 쓰며 노력했다고 회상하며 산다. 

이들 6명의 인물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갈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지만 바깥세상의 차가운 시선은 의도치 않게 감당할 수 없는 폭력으로 이들을 위협한다.

그 폭력과 가는 세월 앞에  이들의 청춘과 삶의 터전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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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린내 '늙은 창녀들이 꿈꾸는 행복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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