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전체메뉴보기
 

 35년 된 진짜 맛 집을 발견하다

   
35년 전통의 비빔밥집 '종로회관'에서 내놓은 상차림.                                                P.ccs
   
축제기간에 맞춰 단체관광 온 학생들이 미리 주문한 비빔밥을 먹고 있다.            P.ccs
   
한옥마을 입구에 설치한 한지문화축제 안내간판.                                                  P.ccs
풍남문을 뒤로하고 큰 도로로 나오자 전동성당 앞에서부터 도로가 꽉 막히기 시작했다. 가까이서 보니 주차단속 차량이 길을 막고 차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제14회 전주한지문화축제의 행사장인 전동성당과 경기전 그리고 한옥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우회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주차장이 보였고 골칫덩어리 하나를 해결했다. 주차장 옆에 있는 식당이 바로 35년 전통 비빔밥 전문식당인 종로회관(대표 정점순) 이었다. 뜻밖의 수확이다. 식당 안에는 이미 손님들로 만석 이었다. 서둘러 대불대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비빔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촬영이 끝난 후 사장님 내외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으나 가장 바쁜 점심시간이라 조용히 빠져 나왔다. 식당에서 조금 걷자 전동성당이 보인다. 성당안에는 축제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바자회와 천막으로 만든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성당만 없다면 영락없는 시장의 모습이다. 파전 등 부침개와 막걸리를 먹으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 사람들은 축제보다 먹거리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명동성당과 비슷한 전동성당에 서다
   
전동성당의 모습.                                                     Photo.ccs
   
전동성당 내부의 모습.                                                                                                   P.ccs
천주교 신자들을 사형시켰던 풍남문 밖에 지어진 성당이 눈앞에 있는 전동성당이다. 안내판에는 프랑스 신부인 위돌박이 설계·감독을 했고 1914년 완성되었다고 적혀 있다.
회색과 붉은색 벽돌을 이용해 지은 이 성당은 겉모습이 서울의 명동성당과 비슷하며,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한 건축물로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이다.
 
전동성당은 1908년 본당의 보드레 윤신부가 성전을 짓기 위하여 저축한 돈으로 서울의 명동성당(당시 종현성당) 내부설계자인 박신부(Victor Poisnel)에게 의뢰하여 설계도를 마련하고, 중국인에게 청부를 주어 공사감독하여 기공한지 7년만인 1914년에 준공되었다. 그후 마르셀로 라그루(M.Lacrpouts)신부가 부임해 미처 못다한 성당내부와 외부의 미화작업을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평면은 장방형을 기본으로 후진부를 만들기 위하여 5각으로 모를 죽였다. 내부는 네이브(Nave)와 양측랑(Aisle)으로 나누고, 네이브의 천장은 반원 배럴볼트(Barrel vault)이고, 기둥이 선 구획마다 리브(Rib)로 구획하였다. 네이브와 아일의 경계에는 8각석주를 세우고, 반원아취로 마감하였다. 아일의 천장은 리브볼트(Ribed vault)로 제대(祭臺)뒷쪽의 8각석주들과 연결되어 있다. 제대부와 신자석 사이는 벽돌쌓기로 구획했다.
 
정면 중앙에는 높은 종탑을 세우고, 양측 아일부에는 작은 탑을 세웠는데, 이종탑의 지붕은 12개의 채광창을 돌린 12각형의 드럼(Drum)위에 12각형의 뾰죽돔(Pointed dome)를 얹어 마무리하였고, 작은탑은 8각형 드럼위에 8각형 뾰족 돔을 얹었다. 몸채의 지붕은 평함석 이음으로 마감했다. 이상의 내용은 문화재청에서 소개한 자료에 자세히 나와 있다.
 
한지의 아름다움이 숨 쉬는 전통한지공예의 매력
   
한지로 만든 문갑.                                               P.ccs
전동성당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자 바로 앞에 한지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천막부스들이 보인다. 한지로 만든 장구, 북, 옷장, 전등갓, 모빌, 거울, 화장대, 그릇, 화분, 꽃병,지갑 등 일상에서 사용되는 생활용품과 소품, 악기 등이 전시되어 있는 천막부스는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지의 질기고 튼튼한 특성을 살려 만든 공예품들은 이제 미와 실용을 한 번에 잡은 것 같았다.
 
광주에서 한지공예를 한다는 강사 교림 씨와 전주에서 공방을 하는 태원애 씨, 그리고 한지체험관과 공장을 갖고 있는 강현수 이사(전주 전통하지원) 등을 만났다. 그들 중에는 한지문하생을 많이 배출한 원장님도 있었고 이제 막 한지공예로 사업을 시작한 새내기 사장님도 있었다. 이렇게 경력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들 모두 한지를 사랑하고 한지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한 후 한지의 미와 많은 장점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한지전시부스를 둘러본 후 전주에서조차 전통천연염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한지공예를 가르치는 한 강사는 점차 화려한 색을 선호하고 가격도 만만치 않기때문에 천연염색보다는 인공으로 만든 염료염색을 한다고 말했다.
 
경기전에서 한지문화 축제의 다양성을 보다
   
태조의 어진.                                                                                                                      P.ccs
   
경기전 내부의 모습.                                                      P.ccs
경기전은 전동성당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한 눈에도 건물과 조경 그리고 넓은 정원이
조선시대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현대와 고전의 경계가 명확해지는 순간이다.
 
축제를 즐기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경기전 역시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장터의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태조의 어진과 이 한공을 모신 조경묘가 같이 있는 묘사라서 그럴 것이다.
 
   
경기전 입구에서 일본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가 설명을 하고 있다.                      P.ccs
   
경기전 내에 있는 매화나무.                                                                                          P.ccs
   
경기전 내에 있는 대나무 숲의 전경.                                                                             P.ccs
   
경기전의 돌담길 풍경.                                                                                                     P.ccs
사적 제339호. 지정면적 49,527.4㎡. 경기전은 1410년(태종 10) 어용전(御容殿)이라는 이름으로 완산·계림·평양 등 세 곳에 창건되었다. 1442년(세종 24)에는 그 소재지마다 이름을 달리해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集慶殿), 평양은 영종전이라 불렀다.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14년(광해군 6)에 중건했다.
 
건물의 구성은 본전, 본전 가운데에서 달아낸 헌(軒), 본전 양 옆 익랑(翼廊)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두르고 있는 내삼문(內三門)·외삼문(外三門) 등으로 공간을 분할하고 있다. 본전은 남향한 다포식(多包式) 맞배집 건물로, 높게 돋우어 쌓은 석축 위에 앞면 3칸, 옆면 3칸으로 세웠는데 건물 안의 세번째 기둥렬〔柱列〕에 고주(高柱)를 세우고 그 가운데에 단(壇)을 놓았다.
 
이 단 양 옆에는 일산(日傘)과 천개(天蓋)를 세웠다. 본전 앞에 내단 헌은 본전보다 한 단 낮게 쌓은 석축 기단 위에 4개의 기둥을 세우고 2익공식(二翼工式) 포작(包作)을 짜올린 맞배지붕 건물이다.
 
외삼문은 앞면 3칸, 옆면 1칸인 맞배지붕 건물로 익랑을 두지 않았으며, 옆면 가운데에 사이기둥을 세워 삼문을 달았다. 현재 경기전에 있는 태조 어진은 1442년에 그린 것을 1872년(고종 9)에 고쳐 그린 것이다. 경기전은 그 주변 일대와 더불어 사적으로 지정된 외에 경기전 자체의 건물만은 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2호로 별도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역사적인 건물이 갖는 위엄과는 별개로 실제 확인한 경기전의 멋스러움은 잘 꾸며진 정원과 건물의 배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전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지문화축제 중 떡메치기를 체험하는 여학생.     P.ccs
목판인쇄체험에 참여한 한 어린이가 자신이 만든 인쇄물을 보여주고 있다.                                                                                P.ccs
   
경기전에 마련된 삼베짜기체험현장에서 삼베짜기를 재현하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
   
나홀로 사물놀이를 개발한 유춘수 옹은 최근 짚으로 만든 공예작업에 심취해 있다. 직접 만든 짚가방을 매고 환하게 웃는 유춘수 할아버지.
한지축제가 한창인 전주한옥마을의 중간에 위치한 경기전 안에서는 이미 한지탁본체험, 한지 가운쓰기, 한지뜨기 및 제작체험, 황실의상 전시 및 전통한복 체험, 삼베짜기, 떡메치기 체험, 목판 인쇄본 전시 및 인쇄체험, 다도체험, 짚풀공예 전시 및 판매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학부형들과 일본 단체관광객, 중국관광객 등 외국인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체험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진지하게 보였다.
 
특히, 경기전 수복청에서는 전통 다도체험을 하기 위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그밖에 TV에도 많이 출연했다는 나홀로사물놀이개발자인 우광 유춘수 옹은 장구, 북, 징, 꽹과리를 혼자서 시연해 보였다. 지금은 짚신짜기와 짚으로 만든 호랑이 등 짚풀공예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 전시된 짚공예품을 보니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경기전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있는 곳은 한지 탁본체험장이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한 어린이는 조심스럽게 탁본을 뜨고 말리는 작업을 했는데 처음엔 긴장한 듯 손을 떨었지만 조금후에 완성된 탁본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전을 나와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지붕과 담이 비슷한 한옥마을이 나온다. 위에서 보면 상당히 멋진 모습일 게 분명했다. 한옥마을에서는 형형색색의 한지 소망등이 달려져 있고 한지엽서 쓰기와 한지 그림전 그리고 한지가족사진 촬영하기, 한지가족신문 만들기 등의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거리마다 한지로 만든 여러가지 조형물과 인쇄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축제의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하루 만에 한지문화축제 전부를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나중에 한지문화축제가이드북을 보니 주마간산 식으로 대충 본 곳도 많고 아예 가지 못한 곳도 많았다. 아쉬웠지만 제한된 시간 때문에 다음으로 기회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Tip. 전주한옥마을 여행코스

700여채의 한옥이 모여있는 전주한옥마을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도심 속에 세워진 곳이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한옥마을은 팔작지붕과 휘영청 늘어진 용마루가 일품이다. 전주시에서 많은 투자와 홍보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전통의 향기와 전주만의 독특함을 표현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서두르거나 조급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냥 천천히 눈이 가는대로 움직이면 된다. 만약 시간이 없다면 풍남문부터 전동성당과 경기전을 지나 한옥마을 순으로 진행하면 좋다. 한옥마을에서 빼놓지 말고 둘러볼 곳은 학인당, 양사재, 토담집(전주최씨종가집), 동락원, 삼원한약방, 다문, 동헌 등이다. 이곳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전주한옥마을사이트http://tour.jeonju.go.kr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한옥마을 여행코스는 1일 코스와 1박 2일 코스로 나뉜다.
 
1일코스
제1코스
전동성당->경기전->교동아트센터->최명희문학관->은행로->한방문화센터->공예품전시관->오목대->전통한지원->전통술박물관->공예공방촌 지담->한옥생활체험관->소리체험관
 
제2코스
오목대->공예품전시관->태조로->전동성당->전동성당->목판서화체험관->경기전->교동아트센터->최명희문학관->은행로->전통한방문화센터->민속길->전통한지원->승광재->전통술박물관->공예공방촌 지담->전통술박물관->한옥생활체험관->소리체험관
 
제3코스
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공예품전시관->오목대->동헌->전주향교->전통문화센터->학인당->강암서예관->남천교
 
1박2일코스
제1코스
군경묘지->견훤왕궁터->승암산 정상->치명자산 성지->자연생태박물관->한벽당->전통문화센터->전주향교->강암서예관->남천교->남부시장->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교동아트센터->최명희문학관->승광재->전통술박물관->공예공방촌 지담->전주공예명인관->한옥생활체험관->소리체험관
 
제2코스
전동성당->경기전->교동아트센터->최명희문학관->한방문화센터->아세헌->동락원->전주 최씨종택->600년은행나무->한옥생활체험관->공예공방촌 지담->술박물관->온고을소리청->전주전통한지원->이지원->천양제지->물빛->오목대->목우헌->공예품전시관->은행로길->학인당->강암서예관->동헌->전주향교->전통문화센터->한벽루->전주천->자연생태박물관->치명자산성지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2010 전주 한지문화 축제의 한 복판으로 가다(2)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