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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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빅픽처

원제: L'homme Qui Voulait Vivre Sa Vie, The Big Picture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로망 뒤리스, 마리나 포이스, 까뜨린느 드뇌브, 닐스 아르스트럽

장르: 서스펜스 드라마

러닝타임: 114

수입/배급: ㈜드림웨스트픽쳐스

개봉: 2013년 7월 4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도 내가 죽인 남자로 살아야 한다면...영화 [빅픽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변호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자신이 죽인 사진작가의 삶을 선택한 주인공의 감정선을 쫓아간다.

카메라는 사건의 동기가 되는 부부의 일그러진 관계를 도처에서 감지해내고 있다. 화목해 보이는 평범한 중산층의 아침 식탁, 남편 폴의 아침 인사를 거부하는 아내 사라와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폴의 표정은 앞서 언급한 휴고의 웃음소리와 더욱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사건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렇듯 일상 생활의 테두리를 훑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층 갈등을 심화하여 재미를 더했던 원작 소설처럼 영화 <빅픽처> 역시 이어지는 폴과 사라의 감정적 대립선과 사라의 불륜을 암시하는 장면을 지나 우발적인 살인까지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소설 『빅픽처』가 단순한 치정극이 아니 듯, 영화 <빅픽처> 역시 핏빛 화면으로 점철된 치정 스릴러를 영화 전면에서 부인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증거는 주인공 폴의 우발적 살인장면을 예고편의 도입부에 배치한 뚝심 있는 구성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구성은 살인과 같은 자극적인 사건을 절정의 순간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기 위한 통과 지점이라는 뉘앙스로 읽히는 것이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폴의 인생에 대한 강한 의지와 아들 염려하는 부성애는 그를 새로운 삶으로 이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때부터 영화 <빅픽처>는 서스펜스 드라마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촉망 받는 변호사였으나 한 순간의 실수로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되었고, 게다가 죽은 이의 신분으로 자신의 접어둔 꿈을 이루는 이 아이러니한 인생은 현대인들의 진부하지만, 항상 유효한 질문 진짜 나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를 거듭 진지하게 되묻고 있는 것이다.


화제의 베스트셀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가 사랑하는 배우 로망 뒤리스는 우발적 실수를 막 저지른 폴의 당혹스런 표정에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읊조리던 내가 알던 삶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절묘하게 담아냈다. 해외 유수의 미디어들이 찬사를 보낸 그의 탁월한 연기는 고급 수트를 단정하게 차려 입던 촉망 받는 변호사가 우발적 실수 이후 머리를 헝클어트린 보헤미안 사진작가로 180도 탈바꿈한 모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원작에서 도망자로 산 몇 주 동안 이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표현을 연기로 표현한 것일 뿐 아니라, 대도시의 변호사에서 지방신문의 사진작가로의 탈바꿈하는 인생 반전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까뜨린느 드뇌브는 원작 속에서는 선이 굵은 유태인 중년남성으로 표현된 주인공의 상사를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통해 시한부를 선고 받은 여성이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과 조우한 성공한 변호사로 그녀만의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또한 극 전개의 단초를 쥐고 있는 노회한 술주정뱅이 지방신문 기자 바톨로메는 프랑스의 연기파 배우 닐스 아르스트럽이 술 냄새 마저 완벽하게 그려내는 연기로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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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빅픽처...진짜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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