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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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단풍 [사진_이수빈 기자]

붉은 산과 푸른 바다의 조우 

10월 중순, 강원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차차 하순으로 접어들며 단양, 내장산, 지리산 부근으로 곱디고운 붉은 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아직 붉은 빛이 강원도 설악산에 정점을 찍기 전, 붉은 빛으로 젖어드는 산과 시리게 푸른 가을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을 구분할 수 없는 동해바다를 보기로 했다. (일정은 평일 1박 2일 코스)

설악산 부근에는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대명, 한화, 금호 등 고급 리조트 호텔이 늘어서있고 바닷가 인근에는 아기자기한 펜션들이 줄지어 있어 가을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한 쉼도 가능하다.
 

단풍철이 시작되면서 숙박업소들은 여름 바캉스와 더불어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평일을 이용해 단풍을 즐길 생각이라면 저렴한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는 시즌 상품도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대략 5만 원 대에서 10만원 초반이면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시즌 프로모션 상품들도 있으니 부지런히 찾아 이용해 보자. 

가을산 등반이 아닌, 단풍구경 목적의 설악산 즐기기는 접근성이 용이한 지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설악산 단풍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볼거리1-단풍이 한눈에 들어오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악산국립공원 초입에 위치한다. 공원 입장료는 2천원. 케이블카 이용요금과는 별도.

설악산 케이블카는 설악동에서 시작해 권금성까지의 구간을 왕복한다. 권금성은 고려조 몽고의 침입을 막기 위해 권씨, 김씨 두 장수가 쌓은 성이란 뜻.

▲ 케이블카 조망 [사진_이수빈 기자]

케이블카를 타면 울산바위와 만물상, 봉화대, 속초시내와 동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는 옥수수 막걸리, 도토리 묵, 산채 비빔밥 등을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설악산 케이블카 입장료: 성인 왕복 18000원. 문의: 033)636-4300

◆볼거리2- 신흥사 신라시대부터 불사를 이어온 천년 가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이는 좌측에는 거대한 가람이 위치한다. 신라시대 진덕여왕 때(서기 652년) 창건한 천년가람 신흥사다.

지금은 ‘통일청동대불좌상’으로 유명한데 절 입구 일주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이 거대한 부처님은 우리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지난 ‘97년 건립됐다. 아파트 6층 높이의 거대한 대불좌상 밑에는 법당을 마련해 두었다.

대불을 지나면 신선이 날아갈 듯 아름다운 자태의 비선교(飛仙橋)를 지나면 신흥사가 자리 잡고 있다. 가람을 둘러 싼 돌담을 붉게 물들인 것은 담쟁이넝쿨의 가을 옷이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이 조용히 울리는 가운데 오후 햇살이 극락보전을 비추며 깊은 그림자를 드리운 채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다.

▲ 신흥사 [사진-이수빈 기자]

◆볼거리3- 설악 시네라마 드라마 대조영 촬영지

한화리조트 맞은편에 위치한 설악 시네라마는 2007년 방영된 KBS 대하드라마 ‘대조영’촬영지 사용되던 야외 세트장이다.

2만 7천여 평에 이르는 이 공간을 테마파크처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드라마 대조영 외 ‘천추태후’, ‘자명고’ 등을 촬영했으며 최근에는 SBS 드라마 스페셜 ‘신의’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관람료 대인 4천5백 원, 문의:033)632-8711

▲ 대조영촬영장 [사진_이수빈 기자]

◆먹을거리 1-신흥사 입구 커피 볶는 한옥 ‘설향(雪香)’

절 입구에 있는 찻집이라면 대부분 녹차, 보이차, 국화차 등을 파는 찻집을 예상하리라. 하지만 한옥 벽면을 전면 유리창으로 속을 훤히 보이게 개조한 이 찻집은 Coffee를 파는 곳이다.

원두를 하나하나 골라서 에스프레소로, 핸드드립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페를 핸드드립으로 주문해 마셨다. 부드러움과 구수함, 끝맛의 산미가 간만에 제대로 드립 커피를 마신 기분이다.

찻집 바로 앞에는 비선교를 통해 흐르는 계곡물이 다른 음악이 없어도 부드러운 배경음이 되어주고 있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페 6천원, 카페라떼 6천5백원, 아메리카노 5천원. 문의: 033)633-0079

▲ 커피설향 [사진_이수빈 기자]

◆먹을거리 2-봉포머구리집, 머리가 얼얼해지는 성게해삼모듬물회

속초 시내와 바로 연결된 항구는 동명항이다. 예전에 속초를 방문했을 때 동명항 등대 앞의 난전에서 생선회 모둠을 저렴하게 먹은 기억이 나 항상 동해 바다를 찾게 되면 동명항이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일 낮에 가서 그런지 바닷가 횟집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연 곳들은 오징어 회만 팔고 있었다. 대포항으로 갈까 해서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대포항은 항만 조경공사로 주변이 어지럽다고 장사항을 추천한다.


첫날은 장사항 바다가 바로 보이는 횟집에서 우럭을 제값주고 먹었더니 술을 안마셔도 속이 쓰리다.


둘째 날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을 가 보기로 했다. 동명항에서 장사항 가는 길목에 봉포 머구리집이 있다. 시원새콤매콤한 물 회로 여러 번 방송에 나온 유명 맛집인가 보다.


주차장부터 시끌벅적, 단체관광객들이 즐비하다.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보니 조용히 음식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닌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주문한 음식은 성게해삼모듬물회, 열 몇 가지 생선회와 성게알 해삼으로 물 회를 만든 것과 성게알밥, 문어숙회 세 가지. 성게알밥은 비린 맛을 우려했으나 예상외로 비위거스르지 않아 다행이었다. 문제는 성게해삼모듬물회, 기대이하의 맛이었다.


물회 속 오징어는 질겼고, 살아있는 생선을 회뜬 것이 아니라 얼린 생선을 올린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육질의 탄력성이 떨어졌다. 그나마 문어숙회는 연해서 다행. 조용히 음식맛을 즐길 맛집을 찾는 사람이라면 피해야 할 듯. 전날 숙취로 고생하거나 물회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만족할 수 있을 곳이다.

성게알밥 1만원, 성게해삼모듬물회 1만2천원, 문어숙회 3만원, 문의:033)631-2021
▲ 머구리물회 [사진_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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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과 장사항, 가을산과 바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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