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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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이 끝난지 한달째 되는 날이야.
그 여행동안 나는 여유로워졌고 그래서 기다리는 법을 알게되었지.
그리고 다음 여행을 계획할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걸 알수 있어졌어.

하지만 그러기에 난 아직 너무 어렸고 지금 당장 내 앞에는 커다란 산처럼 '수능'이라는 두 글자가 버티고 서있지.
담임선생님은 이런 나를 여전히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고 친구들은 '그래서 거기서 머했어?'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는 내가 너무 좋아.

사실 학교에서 나는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 다녔고 박물관이 좋다며 박물관에 다녔고 그림이 보고싶다며 차타고 4시간을 달려 미술관에 서있었어.

내가 이렇다는 걸 아는 이들은 내가 당연히 타국에 있는 무슨 관에 방문했을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나는 그곳들에 갈 생각도 하지 않았어.
심지어 걸어서 15분이면 가는 왕궁에 조차 가지 않았어.
사실 그 앞을 지나긴 했지.

물론 당연히 사진을 찍지도 않았기에 너희에게 보여줄게 별로 없어.
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자유로웠고 그 누구보다 행복했으며 잠시동안 어떤 걱정도 없는 사람이였어.
그래서 무엇을 했느냐면 나는 사람들을 만났어.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과 불친절한 사람들.
걱정없는 태국사람들과 돌아갈날이 걱정인 세계의 배낭여행객들.

아무것도 없던 나는 그렇게 학교에 걱정아로 돌아왔어.
하지만 나 후회는 없다.

그래서 올 겨울엔 누군가랑 인도에 가기로 벌써 약속을 했어.
그전엔 아마 어느 대학 어떤 과에 들어가야할지 걱정하던 사람이었는데 사실 자신의 전공에 맞춰서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정말 걱정아가 되었으니까.

이렇게 내 첫 여행은 끝이났고 나는 더 큰 여행을 시작하려고 해.
그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을 안 나는 어쩌면 더 커있을지도 모르니까.

김소정 kim3357kr@hanmai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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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방랑병 고3, 20일 동안의 태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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