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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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잡화점 모쉬룸숲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연 대표.

인도 물건을 파는 인터넷 사이트를 찾았다. 뒤져보니 직접 인도에서 물건을 떼온단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처음 들었던 생각은 과연 마진이 남을까? 하는 것. 자세히 살펴보니 가족이 같이 하는 것 같다.

 

굉장히 앳된 얼굴인데 아들도 있다? 이거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분명 인도에 흠뻑 빠져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역시나 집의 입구부터 인도의 향 냄새가 진동을 하고 안에선 쿵짝쿵짝 흥겨운 인도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작은 어머니가 어릴 때 인도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나도 가고 싶다.’ 란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대학교 1학년 여름에 작은어머니께 인도여행을 권유 받았어요. 인도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과 가는 거라 걱정을 하나도 안 했어요.

 

돈 관리도 작은 어머니가 해 주셨고그냥 막연한 생각에 인도는 덥고, 더럽고, 힘들 거니까 그것만 걱정하자 하면서 갔죠. 근데! 생각보다 안 힘든 거에요. 더럽지도 않고, ~ 괜찮은데? 하면서 식당엘 갔더니 음식도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렇게 인도를 처음 만났죠.

 

처음 다녀왔을 땐 그냥 첫 해외여행이 인도였구나 하는 정도? 별 감흥이 없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슬슬 인도병이 생기는 거에요. 자꾸 생각나고, 가고 싶고. 그래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휴학도 하게 되고, 생활의 목적이 인도가 되어 버린 거죠. 두 번째는 친구와 갔어요. 한달 동안.

 

그리고 모든 배낭여행자들처럼 가능한 한 많은 곳을 다녀오리라는 욕심에 이곳 저곳을 막 돌아다녔어요. 그러고 나서 한국에 왔더니 너무 아쉬운 거에요. 좀 더 느낄 수 있었는데그래서 한 달은 안돼! 하고 6개월짜리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거기서 신랑을 만났어요.

모쉬룸숲.jpg▲ 김태연 대표가 운영 중인 인도전문 샵 '모쉬룸 숲'
 

 

인도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6개월 여행 때 바라나시에 타뷸라를 배우는 곳에서 신랑을 만났어요. 처음에는 별로 친하진 않고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들은 각자 다음 스케줄을 위해 떠나고 결국에는 신랑과 저 그리고 다른 친구 한 명이 남았어요.

 

그때부터 식사 후에 그들과 차를 마시는 게 일과가 되었죠. 처음에는 바라나시에 그렇게 오래 있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타뷸라가 너무 재미있어서 오래 눌러 앉았던 게 신랑을 만난 계기가 된 거에요.

 

점점 친해지면서 게스트 하우스 옥상에서 인도 커리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그러던 중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어요. 뭐할까 하다가 닭 요리를 해먹자! 하고 의견이 모아져서 소박한 파티를 열게 되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그 친구가 내가 묶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고 갔어요. 그 전까지는 다른 게스트 하우스에 있었거든요.

 

그러고는 방을 옮길까 묻더라구요. 저는 룸쉐어를 하자는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가서 보니 그게 사귀자는 이야기였던 거에요. 그렇게 사귀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 인도비자가 끊겼어요.

 

그때 6개월짜리 비자였는데, 중국이랑 네팔쪽에서 2~3개월 쓰고 하다 보니 비자가 끊겼어요. 인도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되어 난 태국으로 가겠다 했죠. 그랬더니 신랑이 자기 스케줄을 다 버리고 따라왔어요. 그리고 태국에서 파라다이스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프로포즈를 받았어요.

 

시간으로 보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에요. 2달 반? 3? 근데 그 하루하루의 농도가 굉장히 진했어요.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났더니 벌써 여기까지 와버린 거 있죠? ! 제가 신랑이 일본인이란 거 이야기 했나요?

 

Masala India

인도는 마살라에요. 마살라란 향신료를 섞은 것인데, 레시피대로 조합된 향신료 양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개성 있는 향신료들이 섞여서 또 하나의 개성 있는 마살라가 되는 것처럼, 인도는 문화예술, 종교, 언어 모든 방면에서 마살라에요. 각각의 개성이 너무 달라서 충돌이 있긴 하지만 그 충돌이 있기 전 묘하게 유지되는 밸런스를 가지고 있죠.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여는 것이에요. 인도는 더럽다. 위험하다. 거지, 사기꾼이 많다. 이런 것들이요. 이런 선입견을 가지니까 순수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이 될 수 밖에 없어요. 그게 지속되면 현지인과 여행자 간의 골이 생겨버려요. 물론 정말 속셈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여행자의 몫이죠. 한가지 팁을 알려드릴게요. 내가 헤매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안내를 해주겠다면서 일본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다가오는 사람은 거의 사기꾼이에요.

 

그들은 약간 영국식 악센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교육받은 상류층 사람이죠. 근처의 인도 청년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보다는 겉모습이 나이가 좀 들고, 기름이 반질반질 하면서 배도 좀 나오고, 시계도 좀 좋은 것을 찬 사람을 찾아보세요.

대부분 보통의 상류층 사람이니까요. 정말 좋은 인도 친구를 만나서 마음을 터놓고 교류할 기회를 꼭 잡길 바래요. 왜냐하면 인도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인도의 가정집이거든요.

 

여행을 하기 전 가장 최악을 먼저 상상 해 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대비책도 하나 생각 해 두고요. 저는 예전 여행 때 황달에 걸린 적이 있었어요. 당시 저를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 죽기 싫으면 병원 가는 게 좋을껄?” 하고 놀렸죠. 병원에서 처방 받고 삼 개월간 고기 같은 단백질은 하나도 못 먹고 채소랑 약만 달고 살았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그땐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저에겐 그게 최악의 일이었네요.

 

! 그리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제발 같이 밥 먹고 같은 곳을 함께 가고뭐든 같이 하려고 하지 마세요. 자신의 여행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거에요. 제발!

 

인도는 갈 때마다 새로운 나를 발견 하는 것 같아요.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과 하루에도 몇번씩 교차하는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거든요. 릭샤 값을 흥정하는 그 순간에도 5루피를 더 깎을지 10분 먼저 출발할지 선택해야 해요. 그런 생각의 생각이 넘쳐가는 곳이 인도에요. 인도에 가면 누구나가 철학자가 되거든요.

 

Tip 1. 주의점

 

남자 - 여성 여행자들은 어딜 가나 남자 조심. 현지인은 물론, 가끔 고삐 풀린 여행자들도 있다. 김태연씨 역시 고삐 풀린 한국남자들 때문에 꽤나 고생했다고.

 

물갈이 - 세수나 양치를 할 때 조금 먹는 것으로도 배탈이 날 수 있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하자. 미네랄 워터를 사 마시는 습관을 들일 것! 생과일 주스 같은 로컬 워터를 쓰는 음료도 조심하자.

 

Tip 2. IT ITEM

 

1회용 변기커버 - 김태연씨가 인도를 갈 때 꼭 가져가는 물건. 이것 하나면 위생과 편리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특히 인도의 변기는 표면에 잔 흠집이 많아 거칠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게 쓰인다고. 1000원샵에서 판매하고 있다.

 

얇은 이불보 - 침대가 깨끗하지 않은 숙소, 기차, 버스 등 얇은 이불 보 하나면 어디서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가져가지 보다 현지에서 큰 스카프를 사는 것이 실용적이다.

 

교통 - 태연씨가 주로 이용하는 것은 기차. 그 중에서도 침대칸을 애용한다고 한다. 침대칸은 이용하기 전 꼭 물티슈 같은 것으로 꼭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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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연 대표, 인도는 사랑의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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