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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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내부. [사진=최치선 기자]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인도박물관 취재 계획을 잡던 중, 박물관의 모든 물건이 개인 소유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인도에 심취했기에 박물관을 만들 정도일까 하는 궁금증은 자연스레 인터뷰로 이어졌다. 조용한 박물관에서 나직하게 안녕하세요라고 건네는 인사는 팔순의 나이가 무색한 소녀의 목소리였다. 

▲ 김양식 관장. [사진=최치선 기자]
마음속의 고향
사람이 있는 곳, 정말 감동적 이었습니다. 내가10살 때, 문학소년 이었던 큰오빠가 타고르시인의 초승달이라는 책을 추천해 주었어요. 타고르시인이 아이들에게 동화처럼 들려주던 이야기였는데 그걸 읽고난 다음부터 학교 작문시간에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 담임선생님이 내 시를 보고 반 친구들 앞에서
이게 바로 시입니다라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학급 뒤 게시판에 한 달 동안 붙여주셨죠. 아마 인도를 만난 것이 그때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까지 시를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구요. 시간이 흘러서 75, 인도에서 아시아시인대회가 열려서 한국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처음 인도땅을 밟게된 계기였어요

내가 내내 동경하고 막연하게 그리워했던 인도가 거기에 있었어요
. 그때의 경험이 너무 너무 감동적이어서 귀국후에 인도철학과로 대학원 진학을 했죠. 인도의 고대경전을 읽고,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고인도의 학문과 만나면서 얻은 것이 너무 많아요. 내가 항상 부족하다고느껴서 찾으려 했던 것, 그게 그곳에 있었어요

논문을 쓰면서 딱 두 번 울었는데
, 한 번은 너무 힘들어서, 그리고 한 번은 너무 기뻐서에요. 내가 인도의 학문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기뻤어요. 그렇게 인도와의 인연을 지속시켜 오면서 인도가 내 인생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지금은 보시다시피 인도박물관도 열었고, 한인 문화연구도 하고 있어요

인도 네루대학 한국학과에 장학금도 주고 있지요
. 학부, 대학원, , 박사 한 사람씩. 그랬더니 요즘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대요. 예전엔 일본학과가 더 인기였는데한국학과교수들이 좋아해요. 아마 올해는 김양식문학상을 만들 것 같네요.

▲ 가네샤 상 [사진=최치선 기자]

성인들의 나라
1975년이죠? 비행기 위에서 보니까 황토땅에 거목들이 군데군데 시퍼렇게 서 있었어요. 보고있자니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구. 10일동안 회의를 하고, 회의는 한 사나흘 했나? 열흘을 머물렀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시인들이랑 같이 슬리퍼를 끌고 돌아다니면서 인도식으로 밥도 먹고조병화 선생님은 당신은 그렇게 먹으면 탈나서 안된다고 도망가시더라구. 사나흘 정도 인도 현지인들과 생활을 했는데 그때 아마 내 인생관이 바뀌었을 거에요. 성인들 같은 그 사람들한테 반해 버렸죠. 너무 평화로운 모습이 인상적 이었어요 

지금의인도는 그때와는 조금 달라요
. 지방은 아직 그때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큰 도시들은 변화하고 있죠. 몇 년 전에 공항에 갔더니, 그 공항의 호화스러움이 어휴~ 말도 못해요. 인천공항이 초라해 보일 정도였어요. 공항에 융단을 깔았다고 하면 얼마나 호화스러운지 아시겠지요?

인도 전통문양으로 장식한 실내는 입국 심사대에 선 사람들이 모두 압도당할 정도로 호화스러워요
. 입국심사 기다리면서 다들 그것만 쳐다보고 있었다니까요. 아마 인도는 지금 발전하는 과도기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서 걸러내고 또 걸러내겠죠.


[사진=최치선 기자]

인도에는 서양음악과가 없다?
인도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어요.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서양의 식민지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대학에는 서양음악과가 없어요. 오케스트라나, 심포니같은 조직된 서양음악 단체도 없지요. 왜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대요. 모든 국민이 우리의 고전음악을 사랑하고 아끼고 존경하는데, 왜 서양음악이 필요하냐는 거죠. 철저해요

아마 민족성인가 봐요
. 지금은 아이들이 영어를 공용어로 배우니까 달라졌겠지만, 75년 당시에는 “Happy birthday” 노래도 몰랐어요. 우리나라의 국악과가 서양음악과 창설 이후에 생긴 것을 보면 참 다르죠. 우리나라가 서구지향적인 문화라면, 인도는 철저하게 자신들의 문화를 고수하려고해요.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프라이드가 대단해요

길가의 거지들도 경전을 외워 밥을 빌어먹고다니니까요
. 이러한 자국의 문화를 대하는 태도가 오랜세월 식민지 생활에도 살아남은 이유가 아닐까요? 반면 교육열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어떻게든 공부시켜서 외국으로 보내려고 하지요. 식민지 생활을 하면서 교육에 대한 열망이 생긴 탓 일거에요. 이런 점은 우리나라와 같죠.

인도여행은 여행하기 전이 중요하다
인도를 여행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조사를 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갈 곳의 역사를 공부하고 간다면 보다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제가 좋아하는 곳은 시르나트(녹양원) 입니다. 오래된 불교 사원인데 석가모니의 첫 설법지로 유명한 곳이에요. 정말 평화로워요

다 무너지고 탑 하나만 남은 곳이지만 그곳의 공기 자체에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어요
.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곳에만 한 달 정도 있고 싶네요. ! 인도의 박물관은 꼭 가보세요.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국보급의 물건들이 쌓여 있는 곳이죠. , 인도의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으니 사전에 알아 보고가야 합니다

일년에
30% 이렇게 오르더라구요. 발전 속도가 굉장해요. 흔히들 인도를 잠자는 사자라고 이야기 하잖아요? 이제 그 잠자는 사자가 깨어났다고도 이야기하고요. 인도를 가면 뭔지 모를 든든한 안정감을 느껴요. 흔들리지 않는 인도인들의 고집 같은 것. 그런건 아무데서나 느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앞으로 학생들이 인도로 유학을 많이 갔으면 좋겠어요
. 물가가 점점 오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학비도 굉장히 싸고 무엇보다 배울 것이 너무 많아요. 미국이나 호주 등 다른 서양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죠. 인도는 5천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깊이있는 문화예술이 있으니까요.

▲ 피리부는 여인의 상 [사진=최치선 기자]

배낭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는Tip
파리채/모기향: 인도 사람들은 살생을 하지 않으므로, 파리채나 모기향 등 벌레퇴치용 물건을가져가면 좋다.
바가지: 인도의 곡식에는 돌이나 모래가 많이 섞여 있다고 한다. 밥을 해 먹을 요량이면 바가지 같은 것으로 미리 걸러 주는 것이좋다.
물파스: 인도 현지에서도 구매가능 하나, 이름도 어렵고 구하기도 어려우므로 미리 가져가는 것이 좋다.
교통: 버스와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 요즘은 리무진 버스가 시내버스로 다니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기차를 이용할 때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좋은 등급의 기차를 미리 예매하자. 낮은 등급의 경우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 좌석표가 있어도 절대 비켜주지 않는다.
음식: 마살라티(Masala tea) 인도의 향신료를 혼합하여 만든차. 한국인들 입맛에는 잘 안맞을수 있으나 인도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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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양식 관장 '신들의 땅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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