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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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하실래요?


▲ 일본의 평범한 주택가.

일본 여행 당시, 나는 일본에서 유학중이던 친구 집에 신세를 졌었다. 숙박비가 비쌌던 탓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리얼한 일본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랄까? 때문에 30일정도의 여행기간동안 유명한 랜드마크보다는 동네의 골목길을 휘젓고 다녔다. 랜드마크를 가더라도 사전지식 하나 없이 걸어가기도 하고 맛집을 찾기보다는 필이 꽂히는 곳을 택했었다. 때문에 길도 많이 잃어버렸고, 이케부쿠로역을 3시간 동안 헤메다가 막차를 놓쳐 미아가 될 뻔도 했으며 일본판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 사이비 책을 선물 받기도 했다.(당시 그 '도를 아십니까'의 핸드폰을 빌려 친구에게 전화를 했었는데, 이후 내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친구가 유학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까지 전화를 했었다고...)

▲ 도심과는 떨어진 지역이었던 터인지 약간 낙후된 상가들이 많았다

아무튼.
내가 있었던 동네는 사이타마시의 카스미가세키역 근처였다. 그냥 평범한 동네이므로 찾아가진 말자. 정말 아무것도 없다. 번화한 도심과는 달리 조용한 시골(까진 아닌 듯 하지만)마을이었기 때문에 더욱 리얼한 일본을 만난느낌이다. 감히 단언하건데, 나의 일본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일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동네 산책이다. 내가 발견한 특유의 일본냄새를 함께 맡아보자.(지극히 주관적임을 먼저 밝힌다)

 

▲ 사이다. 불량식품같이 생겼다.

산책을 하다 슈퍼에 들러 산 사이다는 엄청 오래 되어 보였다. 생긴 모양이 너무 올드 하면서도 예뻐 구입했는데 맛은 옛날 사이다 맛. 뭔가 한국의 사이다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데 먹어본 적있는 맛이다. 김이 빠진 듯 하면서 달달하면서 ....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 함께 스모를 하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아 저런 남편이라면...

근처에 있는 공원엔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뛰어 놀고 있었다. 조금 아이러니했던 것은 친구와 내 옆에 프랑스인인 듯한 노부부가 앉아 있었는데, 외국인 다섯이 쭉 앉아서 일본인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느낌이 묘했다. 왠지 아이러니한 느낌.

▲ 일본의 자판기. 도쿄의 번화가로 나가면 훨~~~씬 많다.

일본의 자판기는 정말 대단하다. 안파는게 없다. 옷까지 판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좁지만 단정하게 정리된 느낌.

일본의 주택가는 좁은 골목이지만 단정하다. 신기했던 것은 바로 창문이 대부분 튀어나와있다는 것이다. 한국 주택의 경우 창문이 건물의 외벽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데에 비해 일본의 그것은 조금 달랐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주택 중에도 꽤 오래된 건물들의 경우 유사한 양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혹시 일제시대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 도도한 고양이님

고양이가 정말 많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나른한 햇볕을 쬐며 졸고 있는 고양이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나를 향해 심드렁한 표정을 짓곤 했다.

▲ 수국. 한국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데.

일본에서 신기했던 것들 중 다른 하나는 주택마다 수국이 피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식물인데, 일본에서는 집마다 꼭 있는 듯 하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봤더니, 수국이 귀신을 쫒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는다고 한다.

▲ 석양이 질 때 쯤이면 더욱 멋있는 풍경이 될 것 같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과 한사람이 서면 꽉찰만큼 작은 정원. 포도나무가 심겨 있고 화려하게 개화한 수국사이에서 나는 일본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유명한 곳을 가서 사진을 찍고, 강요된 감동을 느끼기 보다는 차라리 전철을 타고 발길이 닿는 곳에 내려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는 것도 꽤 괜찮은 여행이 아닐까? 하고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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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조각] IN JAPAN ② 리얼 재팬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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