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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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박선아] 대학교 2학년이 끝나갈 무렵, 삶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분명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긴 한데, 이력서에 스펙이라 적을 수 있는 일들은 늘어가고만 있는데, 왜 이렇게 나의 머리와 마음 속에는 갈수록 황폐한 사막만이 늘어가는 것일까?'라는 생각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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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속에 시작된 유럽에서의 긴 여행
 
결국 그렇게 삭막하고 메마른 상태를 견디지 못한 나는 어딘가로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집안에선 갑작스런 나의 결정에 무척 당황하는 눈치였고 그 눈치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알아서 해라.' 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모아 놓은 돈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제서야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자연스레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게 되었고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등의 나라를 찾아보다가 낯설지만 신비로운 이름 '아일랜드' 를 발견하게 되었다. 

2369.jpg▲ 아일랜드에 가기위한 짐싸기, 1주일간 방에 저렇게 펼쳐놓고 짐을 싸고 빼기를 반복했다.
 

워킹홀리데이 협정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이기도 했다. 나는 '미개척지'라는 매력적인 조건에 주저없이 그곳으로  결정했고 급하게 준비하고 훌쩍 낯선 나라 '아일랜드'를 향해 떠났다. 1주일간 방에 저렇게 펼쳐놓고 짐을 싸고 빼기를 반복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일랜드에서의 삶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휴식이었다. 

나는 아일랜드에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1년가까이의 삶을 통틀어 긴 여행이라고 본다. 여러 집을 옮겨다니며 그 집의 허드렛 일을 했고, 학교를 다녔지만 공식 학교가 아닌 어학원이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아일랜드 주변의 유럽국가들을 여행하며 그렇게 방랑자처럼 떠도는 삶을 살았다. 

9438.jpg▲ 혹시몰라 철저하게 준비했던 상비약들
 
늘 배낭하나와 트렁크하나가 나의 재산의 전부였고, 그렇게 가벼웠던 떠돌이의 삶은 한국에서의 안락하고 평온한 삶보다 위험천만했지만 농도짙었던 내 삶의 큰 부분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처음에 트래블아이로부터 기사를 쓸 것을 권유받았을 땐, '내가 뭘 한게 있다고 기사까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 길고 길었던 휴식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다른 이들과 나눠보는 것도 꽤 재밌는 일이 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주 거창하진 않지만, 누구나의 삶에 한번쯤 깃들 수 있는 짧지만 긴 여행이야기를 하고 싶다. 앞으롤 쓸 이야기들의 전체적인 백그라운드는 아일랜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에 더불어 중간중간 프랑스, 스코트랜드, 영국, 독일,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등의 유럽국가들의 여행이야기도 약방의 감초처럼 써볼 생각이다. 

기사를 쓰기위해 그간의 사진들을 정리하며 기억들을 더듬으니 마치 내가 아직도 유럽에 있는 것처럼 설렌다. 그렇게 소중한 나의 작은 설렘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고 싶다. 국장님께서 글에 대한 제목을 정하라고 하셨을 때, 여러가지를 떠올렸다. '좌충우돌 여행기' '유럽에서의 1년' 등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결정지은 기사의 큰 이름은 'pacusona's you love : europe(파쿠소나의 유럽)' 으로 결정지었다. 유럽에서는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나도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알알하게 사랑받아 돌아온 것 같다. 

유(you) 럽(love)이라는 이름과 꼭 어울리는 일이 아닐까? 앞으로 하나 둘 올라갈 나의 여행기에서 독자분들도 유럽에서 느끼는 찐한 사랑과 나의 그리고 우리의 삶을 느끼도록 열심히 글을 써내려나가고 싶다. 

('pacusona's you love : europe(파쿠소나의 유럽)을 연재하는 박선아 씨는 OO대에 재학중인 대학생입니다. 대학생 여행전문기자를 찾던 중 오하은 기자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일을 하면서 1년동안 유럽을 여행했다는 한마디에 무조건 시작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계속해서 트래블아이는 제2, 제3의 파쿠소나 같은 자유여행자들의 다양하고 특별한 이야기들을 담을 것입니다. 거기에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재미와 놀라움 그리고 감동이 있고 세계의 생생한 현장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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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pacusona's you love : europe...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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