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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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2009) Vicky Cristina Barcelona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포스터.
바르셀로나는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도시로 유명했다. 호안미로나 고야 같은 위대한 미술가들이 작업을 위해 오랫동안 이 도시에 머물렀다. 그들의 흔적이 켜켜이 묻어있는지 도시 전체는 예술적이고 거니는 모든 사람들도 예술에 심취해있었다. 특히 고딕지구의 수많은 크고 작은 미술관들과 작은 가게들이 가득한 골목들을 누비면서, 최근 모든 간접예술들에 권태감을 느끼던 나는 맨살이 닿는 것 같은 신선한 감상에 젖을 수 있었다. 낯선 사람을 너무 두려워 하지말자. 피카소 미술관에서 나에게 말을 걸어온 영국의 미디어아티스트와 나눈 대화로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할 일의 큰 줄기를 잡게 되었다. 우연은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영화 속 ‘크리스티나’에게 바르셀로나는 자신의 예술성에 대한 참회를 한 번 더 맛보게 했던 도시였다. 안토니오와 전부인 마리아의 진하고 극단적인 사랑에 동화되는 듯 했으나 결국 견디지 못하고 그들과 이별을 선언한다. 마리아는 그녀에게 말한다.

“넌 만성적 불만족이지.” 이 여섯 글자가 나의 마음을 파고 든 것은 그것이 나를 향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자 나는 어느새 다음 여행, 혹은 한국에서의 삶들을 계획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 이 도시에 있으면서 왜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그것에 기대를 투영해서 나의 행복감을 채우고 있을까. 어쩌면 만성적 불만족은 우리 모두의 병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러브스토리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열정의 나라 스페인, 낭만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지는 4人 4色 파격 로맨스로 관객을 초대한다. 각기 다른 네 명의 남녀 주인공들이 벌이는 대담무쌍한 로맨스와 단지 배경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스토리로 작용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우디 알렌 감독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우디 알렌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사랑하기에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름답고 감각적이면서 매우 로맨틱한 도시에서 펼쳐지는 파격 로맨스는 바르셀로나와 같은 도시에서만 일어날수 있는 스토리”라며 바르셀로나에 대한 감탄을 전하기도 했다.

사랑을 시작하고 진행중인 연인들에게 있어서는 더 없이 로맨틱한 장소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파격 로맨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며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The Spanish Apartment, 2002) 세드릭 클라피쉬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이다. 바빠도 가우디의 모든 건축물은 꼭 보길 바란다. 그 어느 것 하나 지루한 것이 없다. 이 영화는 회사를 그만두고 바르셀로나로 유학 온 남자대학생의 이야기이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헤매다가 이 도시에 왔다.

여기서 그는 한 유부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와 함께 가우디의 소름끼치는 미완성적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간다. 그들을 떠올리면서 올려다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말 그대로 Timeless 였다. 나는 거기서 다른 어떤 존재와의 연관성이나 인과 같은 것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그 건축물은 그냥 그렇게 너무나 독보적으로 서있었다. 때로는 녹아버릴 듯한 곡선미를 때로는 위압적인 날카로움으로 이 건축물은 모두를 압도했다.


두 사람은 이곳을 떠나 가우디의 또 다른 걸작인 구엘 공원으로 이동한다. 파도가 넘실거리듯 색색의 타일들로 이루어진 이 공원은 자연의 곡선을 닮아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가우디의 재치가 가히 놀랍다. 고즈넉한 오후, 구엘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초현실적인 악세사리를 팔고 있던 집시들과 거리음악가들도 짐을 싸고 있었다. 해가지면서 주황빛 햇살에 타일들이 반짝였다. 정말 사랑하고 싶어지는 공원이다. 그들은 여기서 키스를 하고, 라디오헤드의 No surprises 가 울려 퍼진다. 그 어떤 불안과 놀라움도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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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영화로 기억되는 바로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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