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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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인도에서 하루의 시작은 생각보다 이른 편이다. 우리의 새벽시장만큼 그들도 매우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일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은 살아있는 생선이 요동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친다. 
12741.png▲ 이른 아침 아쌈주 공터에서 바나나 손질을 하고 있는 사람들(사진=트래블아이)
 
IMG_1748.JPG▲ 바나나 손질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치선 기자)
 
사진은 아쌈주의 주도인 구와하티에서 새벽산책을 나갔다가 브라마푸트라 강가 근처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촘촘히 붙은 파란 바나나들을 정리하고 있는 인도남자들의 모습이 힘차 보인다. 바나나 분리 작업을 빠른 손놀림으로 해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 중 '스타킹'이나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나나는 저들의 손을 거쳐 아주 멀리 보내질 것이다. 오랫동안 이동해야 하기때문에 바나나는 저렇게 새파란 잎처럼 익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일까? 사진 속 바나나는 더욱 싱싱해보인다. 바나나의 싱싱함은 바나나에만 머물지 않고 일하는 남자들과 주위의 공기까지 물들인다.    
꾸미기_IMG_1758.JPG▲ 바나나 작업장에서 생각에 잠긴 한 남자를 보았다(사진=최치선 기자)
 
아직 태양이 잠에서 깨어나기 전인데도 바나나의 싱싱한 빛깔이 희뿌연 새벽마저 싱싱하게 만들어놓았다. 갑자기 생뚱맞은 소리지만 '빛을 이기는 어둠은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위 사진 속 남자는 한무더기 바나나를 앞에 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꾸미기_IMG_1763.JPG
 
어쩌면 아무생각도 하지 않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눈을 보면 어딘가를 보고 있다기보다 자신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다. 그의 명상 혹은 여행은 "어이 바트! 일 안하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라는 외침에 끝나고 말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얼굴에 미소가 살짝 번졌다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목적지는 알수 없지만 그는 자신만의 즐거운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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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인도 아쌈주의 새벽 바나나 작업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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