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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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관광수입의  판도는 중국관광객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해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176만 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41.5%나 늘어났다. 덕분에 국내 항공사, 음식숙박업체, 유통업체 등 관광 관련 서비스업체가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춘절, 국경절 등 중국의 황금연휴에는 백화점 매출이 300% 신장되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 새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200만명을 돌파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한 중국관광객의 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영향으로 관광객 수가 급감한 2003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해 왔다. 현재 전체 방한 관광객(812만 명) 중 중국인의 비중은 21.6%로 일본인(279만 명, 34.4%)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1~2009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0.8%에 불과하고, 2010년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항공, 음식숙박, 유통 및 레저 등 관광 관련서비스업계의 매출이 신장되었다. 지난해 8월 중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조건 완화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국노선의 월평균 탑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80%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의 경우엔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동기 대비 61% 급증하면서 주요 호텔의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백화점, 면세점 등이 중국인 특수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국경절 연휴에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롯데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318%, 신세계백화점은 269% 급증했다.

방한 중국관광객의 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중국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인의 해외관광이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규모도 커서 중국인 관광객이 세계 관광업계의 핵심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1993년 374만 명이던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2009년 4,766만 명으로 15배 증가했고, 2010년에는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세계 중국인 관광객은 2009년 437억 달러를 지출해 독일·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4위의 관광소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은 인접국인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서구 국가 등 세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2009년 현재 중국인 관광객의 67%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자 발급이 용이한 아시아권 국가 홍콩-마카오-일본-한국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접국가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경쟁 치열
(1) 일본: 중국인 관광객 300만 명 유치 목표

일본정부는 2012년까지 중국인 관광객 3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지난해 7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조건을 완화. 발급 대상을 연간 가구소득 25만 위안에서 6만 위안으로 완화하고 골드카드 이상 소지자는 수입에 상관없이 발급하고 있다. 중산층을 목표로 한 이번 조치를 통해 관광비자 발급 대상이 기존 160만 가구에서 1,600만 가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기업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 및 투자를 확대. 유통업체는 중국인 접객 및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입국 전부터 귀국 후까지 연결되는 통합 서비스를 실시한다. 가전양판점 빅카메라는 전 직원에게 필수 중국어 회화가 적힌 업무수첩을 배포하고, 접객직원은 의무적으로 암기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춘절 연휴에 일본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 후 중국 시세이도 매장에서는 사은품을 제공한다. 쇼핑몰, 호텔 등에 대한 일본 및 중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선호한다는 특성을 간파한 미쓰비시지쇼는 2013년까지 나리타공항 인근에 2만㎡ 규모의 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국 국영무역업체 CMIC가 시즈오카 현의 소메이호텔을 인수하고, 호텔체인 3위인 거린하오타이호텔이 일본의 호텔운영회사인 위클리 맨션도쿄와 업무제휴를 하는 등 중국기업도 일본 호텔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2)한국: 중국인 관광객을 토대로 외래 관광객 1천만 명 유치 추진

한국도 일본에 못지 않은 정책을 세웠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복수비자 발급 대상을 확대하고 발급절차도 간소화. 상장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등에만 제한적으로 발급되던 복수비자를 초·중·고 교사, 우수대학 졸업자 등에게도 발급. 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출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귀국 전 한국에 재입국하여 체류할 수 있는 더블비자를 신설 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에 가세. 여행사에 대해 숙박비를 지원하고 버스 임차료, 관광지 입장료 등을 감면해주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전라남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 도 내 섬 방문, 골프 관광 등을 수행한 여행사에 대해 특별지원금을 교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제주도는 향후 중국 운전면허증으로도 자가운전이 가능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 청정 환경, 무비자 입국, 외국인 영주권 제도 등의 영향으로 최근 제주도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호텔, 항공,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유통, 병원 등 다양한 서비스업체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상품을 개발하는 등 유치 노력을 전개. 항공업계는 중국인 여행객 전용기 노선을 증편하고 기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수요증가에 적극 대응.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제주 간 중국인 전용기인 제주쾌선을 신설했다.

면세점,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는 매장 내 중국어 통역 배치, 은련카드 가맹점 가입, 정부와의 공동 마케팅 등 접객 및 홍보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신세계는 한국관광 홍보를 위한 중국 언론인 초청행사, 이마트 주도의 관광 홍보 이벤트를 공동으로 추진. 미용성형과 고급의료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중국인은 많지만 현지에 특화된 전문 의료시설이 부족하다는 데 착안해 국내 주요 병원은 중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영남대 의료원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경주 등 인근지역 관광을 결합한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3)동남아시아, 서구 국가 등도 유치경쟁에 가세

하지만 동남아시아와 서구도 중국관광객 유치경쟁에 뛰어들어 정부의 목표달성이 그렇게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주요국은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동질성 등을 바탕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대만은 양안관계 개선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의 체류가능기간을 최대 10일에서 15일로 연장하고 재산증명도 5만 위안에서 3만 위안으로 완화. 대만에서 구입한 물품을 중국 본토에서 찾거나 교환할 수 있게 하고, 숙소·렌트카 예약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만관광카드도 출시했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월드센토사 등 대형 카지노를 개장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놓고 마카오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EU·호주 등 서구권 국가도 對중국 관광 마케팅을 확대. 호주는 2010년 9월부터 “호주, 다른 세상”을 주제로 중국에서 TV 광고 및 온라인 프로모션 등을 개시했다. 유럽 항공사는 중국 노선 확충, 서비스 개선 등에 주력. 루프트한자는 중국 노선에 초대형 기종인 A380을 투입했고, 에어프랑스는 모든 중국 노선에 중국인 승무원을 배치하고 중국음식을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 서비스산업 글로벌화의 초석으로 활용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인 관광객유치에 한국이 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중국인 관광객을 무시와 비하의 대상이 아니라 국내 서비스산업의 고객으로 바라보는 실리적인 마인드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 

세계관광기구는 2020년에 중국인 해외 관광객 수가 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시스템 구축 및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기회인 동시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위기인 것이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관광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낮고, 재방문이나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 등 수도권에 비즈니스 호텔, 가족형 숙박시설 등을 확충하는 것이다. 도심의 노후 빌딩을 호텔로 리모델링할 경우 용적률 등에 혜택을 부여하고, 홈스테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숙박시설 부족’을 한국관광의 최대 문제로 지적됐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따른 嫌韓감정, 대북 불안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하는 일도 중요하다. 여행상품의 품질을 관리해 관광객 만족도 제고 및 재방문을 유도하고, 대북관계 악화에 따른 심리적 불안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만은 2009년 7월부터 중국인 단체관광 상품에 대해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MICE 산업을 육성해 대규모 관광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지역경제를 견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지방공항을 활용하여 합리적인 가격의 지방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텅 빈 공항의 대명사였던 청주공항은 서울과 제주 접근성 및 저렴한 이용료를 내세워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 결과 2010년 상반기 평균 탑승률 1위를 기록. G20 정상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경험을 기폭제로 활용하여 중국 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관광 마케팅을 전개 차별화된 상품과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믿을 수 있는 한국산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가진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과  한국작가의 작품, 한글·전통문양 등을 활용해 만든 기념품, 한식과 쇼핑을 결합한 패키지 등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고급상품을 발굴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모발이식 수술 등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고급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일도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돋보기가 붙은 손톱깎이, 세라믹 칼 등 일본식 아이디어가 녹아 있는 독특한 제품과 버버리 블루라벨 등 일본에서만 한정 판매해 희소가치가 높은 제품이 방일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라고 한다. 정품 보증, 사후서비스 강화 등 브랜드에 대한 신뢰 관리에 만전을 기하여 중국인 관광객의‘가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중요하다. 

여행업계는 IT, 문화 등 한국의 강점을 활용한 소프트 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휴대용 IT 기기를 통해 관광지 자동안내, 게임,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2009년 온라인을 통해 관광상품을 예약한 중국인이 3,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IT에 친숙한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여행업계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여행지를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추억과 상상력의 공간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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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관광수입 중국관광객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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