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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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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운 시] 시간...시작이 끝이다
    시간...시작이 끝이다 고운 왜 시작이 끝일까? 끝이 시작이 아니고 보이는 믿음은 보이는 지점까지 보이지 않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눈과 빛 사이에 있던 공기와 바람도 시작과 끝이 존재할까?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눈 앞에 빛이 있어 속삭인다 내 눈에 보였을 때부터 시작이고 내 눈에서 사라졌을 때가 끝이라고 어제까지 곁에 있던 꿈이 오늘은 보이지 않아 이대로 사라진 걸까 아직 소개도 안했는데 Time...The beginning is the end. - Gowoon Why would the beginning be the end? The end is not the beginning, And the faith that is seen goes as far as it is seen, While the faith that is unseen stretches to the unseen. Between the eyes and the light, the air and the wind, Do they harbor a beginning and an end? Where does the start lie, and where does it end? Whispers float in the presence of light before me, Saying, from the moment it appeared to my eyes, it began, And when it vanished from my sight, it ended. The dream that was beside me until yesterday Is no longer visible today. Has it disappeared just like that, Without even a proper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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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13
  • [고운 시] 다빈치 코드...바다
    다빈치 코드...바다 고운(본명:최치선) 비가 오는 날에는 압구정동이 아니라 바다에 가야 한다 나는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면 도시를 벗어나 강릉과 속초사이에 있는 하조대 푸른바다를 실컷 들이키고 싶다 교양이 없는 이는 칭찬대신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잘 난 시인은 세상이 원하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남들의 노력에 올라탄 자들은 얼마 못가서 자기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그들보다 부자다 잃을 것이 없기때문이다 주제가 말보다 경험으로 다루어져야 잘 달리는 한 필의 명마가 나온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경험은 언제나 글쓰는 자의 안주인이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의 안장에 올라타고 안주인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오늘처럼 비가 오면 이 도시를 빠져나와 두 눈에 보이는 바다를 배부르게 마시고 싶다 Da Vinci Code... The Sea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On days when the sea rain comes, not to Apgujeong-dong, but to the sea one must head. As today, all day long with the rain pouring down, I yearn to escape the city, To gulp down the blue sea of Hajodae, nestled between Gangneung and Sokcho. Those lacking culture speak not of praise, but of the limits of ability. Can a gifted poet truly express themselves as the world desires? Those who ride on the efforts of others soon realize they have nothing of their own. I am richer than them, for I have nothing to lose. That a thoroughbred runs best when handled not by words but by experience, They do not know. Experience is always the hostess of the writer. Today, too, I will mount that horse's saddle and follow the hostess's command. Like today, when it rains, I wish to escape this city and drink in the sea visible to my eyes to my heart's con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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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02
  • 별빛 인도하는 작가, 성희승의 삶과 예술 정신 담은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트래블아이=김가인 기자]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기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별 작가 _ 성희승 도전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예술가 성희승 작가의 역경을 넘기 위한 노력은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회화 전공으로 성장하여 30세에 서울에서 최연소 전임 교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후, 갑자기 철밥통 자리에서 벗어나 영국 런던대학의 창의적 문화적 기업가정신 학과에서 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박사 과정에 참여하며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험했다. 그는 화가로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미술 공익 광고에 참여하거나 미술 멘토로 리얼리티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도전적인 영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의 아트 콜라보, 백화점 및 면세점에서의 전시 등 다양한 장소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시와 글쓰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학의 영역에도 진지하게 빠져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08년에 이미 미술 온라인 대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골드스미스 런던대학의 정식 허가를 받은 파운데이션 아트 코스를 개설하였다. 그는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세묘화 기법이나 그가 창시한 하이퍼-추상미술도 그런 새로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성희승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어려운 길을 택해왔다. 그는 2023년까지 뉴욕대학에서 비지팅 아티스트 토크와 미술 실기 수업을 맡아 후배들과 소통하였다. 미래를 위한 연구와 시도가 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의 다음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하다. 빛의 신비를 탐험하는 예술가 성희승의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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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21
  • [고운 시] 다빈치코드...거울
    다빈치코드...거울 -고운 (본명: 최치선) 기다림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나 역시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편지를 기다리거나 전화를 기다린다 나는 기다림에 익숙하지 못하지만 대신 그보다 더 큰 환상을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다림에 대해 부풀리거나 화려한 과실로 치장하기를 반복한다 오지 않을 사람이나 오지 않을 편지나 오지 않을 전화나 모든 기다림들이 그들 자신에 의한 결과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가 기다림을 자초했다는 사실에 대해 비난할 것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이순간 기다림은 나와 당신 사이에도 흐르고 있다 자연의 언어를 통역하는 바람에게도 기다림은 존재한다 허풍스럽거나 호사스럽거나 모든 기다림은 공평하다 유일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거울만이 기다림을 피할뿐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는 실제와 허상이 공존하는 유일한 대상이다 운좋게 인간의 형상으로 태어난 나는 거울 속이 아닌 거울 밖에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 Waiting wearies people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I too, at a set day, a set time, a set place, wait for someone, or a letter, or a call I'm not accustomed to waiting, but instead, I'm used to waiting for a greater illusion People often exaggerate their waiting, or adorn it with glamorous fruits They refuse to accept that all their waiting, for the person who won't come, the letter that won't arrive, the call that won't be made, is a result of their own doing People will blame me for initiating the wait Even between nature and humans, waiting exists At this moment, waiting flows between you and me Even to the wind, which interprets the language of nature, waiting exists Pretentious or luxurious, all waiting is equal Only the mirror, remaining as the sole image, escapes waiting Inside and outside the mirror, I am the only entity where reality and illusion coexist Fortunate to be born in human form, I wait outside the mirror Continuing from yesterday, today too, I wait for some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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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30
  • [고운 시]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태양 속에 갇혀 버린 그림자 -고운 (본명: 최치선) 불길이 물길을 걷어내고 나와는 상관없이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다 도시에 떠오른 섬 하나 점점 부풀어 올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린다 4방 천지에 뿌려진 꽃가루 춤추며 사물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내일은 안개 자욱한 거리를 헤매다 커다란 나팔꽃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꿀 것이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이 도시로 올라오면 물길은 이미 차갑게 식은 불길을 몰아내고 태양 속에 갇혀버린 그림자 눈 비비며 자리에 눕는다 Flames push aside the waterways, And the sun, indifferent to me, already hangs high in the sky. Pollen scattered in all directions dances, Softly caressing the objects around. When the scorching sun of the equator ascends to the city, The waterways will have already cooled the flames, And the shadow, trapped in the sun, Lies down, rubbing its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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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6
  • [고운 시] 피가 냉각되는 시간
    피가 냉각되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몸에서 분리된 것은 심장이 아니었다 두 개의 호흡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생긴 부작용도 아니었다 어제의 시간이 삭제되고 오늘을 지나 내일의 시간이 돋아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천천히 얼어붙은 피는 더 이상 심장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의식은 냉동고 안에 딱딱하게 굳어버린 고깃덩어리처럼 차가운 북극의 빙산에 닿고 있었다 몸에서 분리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하나의 통에서 죽어가는 시퍼런 청춘처럼 이글거리던 태양은 어느새 잔뜩 웅크린채 보이지 않는 잠 속으로 소리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The Time When Blood Cools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t wasn't the heart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Nor was it a side effect of two breaths merging into one. Yesterday's time erased, passing today, sprouting into tomorrow, Yet, no one knew this truth. It wasn't the sky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The slowly freezing blood could no longer enter the heart. My consciousness, like a chunk of meat hardened in a freezer, Was touching the cold iceberg of the Arctic. It wasn't love that separated from the body, Like a vibrant youth dying in a single barrel, The blazing sun, now huddled up, unseen in a sleep, Was silently slipping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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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6
  • [고운 시] 마중나가는 시간 (Heading Out to Meet Time)
    마중 나가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지하철 3호선에 상처투성이 몸을 구겨넣고 하루를 온전히 배신한다. 어제의 결심이 회칠한 시체마냥 이름도 없이 버려지고 나는 또 과거로부터 내일의 시간을 빌려온다. 그렇게 하루를 연명하면 가스탕의 프로메테우스가 태양을 향해 두 날개를 태우고 나는 양초로 만든 욕망이 녹는 줄 알면서도 추락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 사라진 욕망을 되찾기 위해 내일의 꿈을 대신하는 지하철3호선 그 속에 녹아버린 형체없는 두 날개가 거친 파열음을 내며 힘겹게 하차한다.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내 몸을 위해 오늘도 오지 않는 시간을 마중 나간다. Heading Out to Meet Tim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Cramped in the scar-riddled body of Subway Line 3, I betray the day in its entirety. Yesterday's resolution, like a whitewashed corpse, is abandoned namelessly, and I, once again, borrow tomorrow's time from the past. Living another day on borrowed time, like Gaston's Prometheus, burning its wings towards the sun, my desires, made of wax candles, melt, knowing yet falling. In the time when all are asleep, to reclaim the vanished desires, Subway Line 3, substituting for tomorrow's dreams, melts away, its formless wings disembarking with a harsh tearing sound. For my body, already vanished, I head out again today to meet the time that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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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4
  • [고운 시] 연리지 2010-2020 (Grafted Trees 2010-2020)
    연리지 2010-2020 -고운(본명: 최치선) 바다를 향한 뜨거운 꿈 켜켜이 쌓인 사막의 시간을 건너 '대일여래' 가 지켜주는 곳 금오산 향일암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또박또박 한 걸음 한 걸음 거북이처럼 느리게 발자국을 찍으면서 너의 식민지에 보내야 할 신의 암호를 떠올린다 새벽 두 시 벌거벗은 고요가 눈을 뜨면 부러진 사랑의 절편을 봉투에 담아 시간과 공간이 하나인 천부경 속으로 수신되지 않는 편지 한 통 보낸다 지금은 사라진 사람을 침묵으로 지켜온 금오산의 뒷모습 쓸쓸하게 휘어지고 수평선이 빠르게 펼쳐지는 암자 끝에 서서 춤추는 얼굴 하나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대신한 연리지로 너의 품 깊숙이 뿌리 내리고 싶지만 추상명사의 메타포 되기 힘들어 소모하는 희망의 결과만 보여준다 상처난 주머니 더 이상 바람과 파도를 담을 수 없어 가수 분해된 추억만 아프게 아프게 바르고 나면 등록되지 않은 시간 민낯 드러내며 수줍게 웃고 Grafted Trees 2010-2020 -Gowoon(Real Name: Choi, Chi-Sun) A fervent dream towards the sea, Crossing the layered sands of time, In the place guarded by 'Da-il Yeorae', I come to Hyeongilam of Gukosan to write you a letter. Step by step, deliberately, Like a turtle imprinting slow footprints, I recall the divine code To be sent to your colony. At two in the morning, When naked silence opens its eyes, I envelope broken fragments of love, Into the Cheonbugyeong where time and space become one. I send a letter never to be received, To someone now vanished, Silently guarded by the back of Gukosan, Lonely and bending, Standing at the end of the hermitage, Where the horizon swiftly unfolds, A single dancing face. As the grafted trees, replacing the love of Tang Xuanzong and Yang Guifei, I wish to root deeply in your embrace, But hard to become a metaphor of abstract nouns, Only showing the results of depleted hope. A pocket wounded, no longer able to hold wind and waves, After painfully applying the hydrolyzed memories, Unregistered time, Barefaced, shyly s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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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9
  • [고운 시] 집착(Defining)
    집착 -고운(본명:최치선) 뒷 모습이 남긴 발자국마저 사라진 후 너무 아쉬워 소리내어 울어본다 과거의 집착이 아주 얇은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보이지 않아 깨고 부수고 돌아앉아도 그대로 남아 미친 듯 불을 지핀다 Defining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 cry out loud in regret, Wrapped in a very thin shell Of past obsessions. Invisible, I break and shatter it, Yet it remains as I turn away, Igniting a fire in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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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5
  • [고운 시] 분홍색 얼음 속의 눈물 (Tears in the Pink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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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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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운 시] 봉인을 풀다(Unsealing Summer)
    봉인을 풀다 -고운(본명: 최치선) 봉인된 여름을 풀었다 포름알데히드로 처리된 태양의 짙은 향기가 올라온다 포플러나무 가지와 가지 사이에 연결된 측맥은 더이상 잎사귀가 아니다 뜨거운 열기에도 녹지않은 잎사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무서운 측맥의 생존본능 지구보다 무거운 질량 범하지 않은 첫눈의 그리움 내가 열어 본 태양의 향기가 적도의 심장을 직선으로 관통하고 내 몸을 사정없이 요동치게 만든다 가을이 오기전 봉인이 풀린 태양은 나뭇잎 옆에 나란히 누워 표본이 되었다 Unsealing Summer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 unsealed the summer, The dense scent of the sun, treated with formaldehyde, rises. The collateral veins connecting the branches of poplar trees are no longer mere leaves. Leaves, un-melted by the scorching heat, create a new world, The frightening survival instinct of collateral veins, A mass heavier than the Earth. The longing for the first snow, yet uncommitted, The scent of the sun I have opened... Piercing the heart of the equator in a straight line, It violently shakes my body. Before the fall arrives, The unsealed sun lies next to the leaves, becoming a speci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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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2
  • [고운 시] 5월에 떠나지 못한 폐선(The Abandoned Ship That Couldn't Leave in May)
    5월에 떠나지 못한 폐선 -고운(본명: 최치선) 5월은 잔인한 달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눈부신 햇살과 의식을 몽롱하게 만드는 암꽃들의 향연도 혁명과 군사쿠테타를 구분짓지 못하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시 하나를 살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나 오늘 점심을 굶고 대신 누군가의 배고픔을 덜기 위해 놓여진 모금함에 만원권 지폐를 넣었다 돌아서는데 90도 절을 하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가슴이 뜨끔하며 부끄러운 것이 올라왔다 잘 빠진 시 하나를 건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나 이것저것 말 다루는 솜씨를 위해 그 잘나도록 이해 안가는 활자를 고치고 또 고치고 나는 얼마나 많이 버렸는가 감동하지 못한 감정으로 감동한척 시를 쓰고 감동이 타인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동안 한 번도 내 가슴에 묻지 못한 사실 하나 가슴보다 머리로만 아픈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나 도대체 내 삶은 진실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렇게 부끄러운데 잘난 시 하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끔은 다리를 헛짚고 싶을 때가 있다 바람부는 날 흩어지는 머리칼의 비망으로 아득한 시간이 그리워진다 The Abandoned Ship That Couldn't Leave in May -Gowoon (Real Name: Choi Chi-Sun) May is a cruel month, Like the queen of seasons, with its dazzling sunshine, And the feast of dark flowers that cloud the mind, Unable to distinguish between revolution and military coups. What have I done to save a poem I cherish? Today, I skipped lunch and instead, put a ten-thousand-won note, Into a donation box to lessen someone's hunger. Turning around, I locked eyes with a girl bowing at 90 degrees, A sudden flush of embarrassment surged in my heart. What have I done to salvage a well-crafted poem? For the skill of handling words, this and that... I've corrected and re-corrected those hard-to-understand characters, How much have I discarded? Writing poems pretending to be moved by emotions I never felt, Hoping the emotion would reach others and the world, Yet never once asking my heart a single truth. What can a poem, painful only in the mind and not the heart, do? My life, so embarrassing for not showing the truth, What can a single, well-written poem achieve? Sometimes, I wish to misstep, Longing for the distant times in the memories scattered by the wind-blown 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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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0
  • [고운 시] 환상교향곡 (Fantasy Symphony)
    환상교향곡 -고운(본명: 최치선) 하얀 나비가 내 눈의 망막 안으로 맹렬한 속도를 내며 달려들 때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그녀의 손톱 위에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고 입안은 바짝 마른 채 점점 사막이 되어가는 나를 지켜보았다. 피부가 가늘게 떨리는 동안 현악기처럼 하늘에서 바람뜯는 소리가 들리고 녹슨 심장 속 리듬 타던 호흡도 점점 박자가 느려진다. 코와 입을 통해 아무도 마시지 않았던 달콤한 공기가 일시에 허파 속으로 들어와 금새 터질듯이 부풀어오르고 심한 구토가 정수리에서 시작해 식도를 지나 아랫배로 내려오면 팔뚝에 솟아오른 푸른빛 혈관의 피도 거꾸로 돌며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다. 눈을 감자 소용돌이 속으로 휘감기는 그녀의 과거가 온 몸을 녹일듯이 애무해오고 시간의 끝에서서 원심분리기 안에 있던 물과 기름처럼 빙글빙글 회전하던 꿈도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이 각각 분리된다. 눈과 코와 입술과 열이 식어가는 성기가 위치를 바꿔가며 이동하고 하루만 꽃피는 자주달개비의 눈빛이 멀어질수록 내일의 포자는 점점 가벼워진다. Fantasy Symphony - Gowoon(Real Name: Choi Chi-Sun) When a white butterfly furiously dives into the retina of my eye A full moon floats gently above her neatly lined teeth, smiling with nails exposed. My mouth, parched and gradually turning into a desert, watches me. While my skin trembles thinly, sounds like strings plucked in the wind echo from the sky. The rhythm in my rusted heart, once beating, now slows its tempo. Through my nose and mouth, the sweet air, never breathed by anyone, Suddenly fills my lungs, swelling as if to burst. Severe vomiting starts at the crown of my head, passing down the esophagus to my lower abdomen. As it descends, The blood in the blue-tinged veins of my forearm defies gravity, flowing in reverse. Closing my eyes, her past, swirling around, caresses my body as if to melt it. At the end of time, like water and oil in a centrifuge, spinning round and round, the dream separates into visible and invisible parts. Eyes, nose, lips, and cooling genitals shift and move, As the gaze of the day-blooming purple daisy fades, tomorrow's spores grow li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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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0
  • [고운 시] 그리움을 복원하는 시간(Time for Restoring Longing)
    그리움을 복원하는 시간 -고운(본명: 최치선) 마음의 가면을 쓰고 자란 남자나무는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렸다 십 미터도 못 가서 여자나무의 얼굴이 생각났다 다시 일 미터도 못 참고 남자나무의 전두엽은 여자나무의 얼굴을 복원해낸다 영화 '메멘토'에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진 주인공처럼 남자나무에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슬프고 불행한 일은 십 미터도 못 가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그리움 무슨 수로 그 그리움을 지우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십 미터이지만 사랑 중독자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지화면처럼 서서 여자나무를 그리워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십 미터를 넘어서기가 수행보다 버거운 그런 날이 계속된다 밀랍인형처럼 과장된 포즈로 길 위에서 굳어버리기를 몇 번 괄호 몇 개를 없애기 위해 인수분해를 하듯 한없이 미간에 힘을 주고 머리를 쥐어박았다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빛보다 여자나무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오늘도 층층나무 노오란 산수유 가득 피어 있는 산길에서 여자나무를 그리워 한다 Time for Restoring Longing -Gowoon(Real Name: Choi Chi-Sun) A man-tree, grown wearing a mask of the heart, Was ever afflicted with a longing sickness. Barely ten meters walked before the woman-tree's face came to mind, And not even a meter further could he bear, as his frontal lobe restored her visage. Like the protagonist with short-term memory loss in 'Memento', Who forgets upon turning away, the man-tree had no such blessing. Sorrow and misfortune, not ten meters gone, turned to guilt, Longing for what remained. How could one erase such yearning? A mere ten meters, yet an arduous task for a lover addicted, He stood frozen like a still frame, longing for the woman-tree. Days continued, where surpassing ten meters without stopping Was more daunting than any discipline. Several times he stiffened on the path, like a wax figure in an exaggerated pose, Straining his brow, head pounding, as if factoring out several parentheses. There wasn't a day he did not yearn; the woman-tree shone unbearably bright, a torturous beauty. Today, too, on the mountain path where cornelian cherries bloom in layers of yellow, He longs for the woman-tree.
    • 문화/생활
    • 시가 있는 풍경
    2023-11-09
  • [고운 시] 나무 인간(Wooden Human)
    나무 인간 -고운(본명: 최치선) 잠깐 졸음이 찾아 왔을 때 포크레인이 내 서식처를 옮겨놓았다 그렇게 산에서 도시로 내려온 순간 바람도 따라 내려왔다 내 곁에서 말없이 위로가 되는 유일한 친구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게 낯설다 내 몸에서는 나프탈렌 냄새가 난다 누군가 매달아 놓았다 정체모를 약봉지가 바람을 타고 좌우로 흔들린다 크고 작은 불빛들이 꼬리를 물고 중앙선을 가로질러 한꺼번에 쏟아진다 이러다 내 눈도 발광을 하는 건 아닐까 바깥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안의 생각은 바람이 빠진다 허공에 핀 꽃들 각을 세우고 행간에 감춘 숨을 찾는다 다시 졸음이 엄습해 올 때 익숙한 소리들이 발꿈치를 들고 산에서 내려온다 -Gowoon(Real Name: Choi Chi-Sun)
    • 문화/생활
    • 시가 있는 풍경
    2023-11-09
  • [고운 시] 비창을 들으며(Amplified Curiosity)
    비창을 들으며 -고운(본명: 최치선) 목신의 오후라는 카페에서 베토벤의 '비창'을 들었다 삼일밤낮으로 내린 비는 심장에 눅눅한 산소를 채워줬고 운명처럼 나타난 금발머리 소녀는 빨간 입술로 춤을 추며 다가왔다 잠시 들린 카페의 오후는 그래서 더욱 선명히 기억됐다 피아노가 없는 공간에 산발한 머리카락을 풀어헤치며 흐르던 피아노 선율 빨간 루즈가 묻지 않은 키스 누군가 내 옆에 다가와 속삭인다 '이제 그만 나가야 한다고' 완결된 피아노 소나타 8번은 그래서 슬프다
    • 문화/생활
    • 시가 있는 풍경
    2023-11-06
  • [고운 시] 투명한 유리병 속으로(Into a Transparent Glass Bottle)
    투명한 유리병 속으로 -고운(본명: 최치선) 만약 날카롭게 벼린 사랑의 칼로 내 심장을 찌른다면 세상은 슬플까 아름다울까 자정 언저리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마주친 여자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눈물과 마스카라로 얼룩진 주먹만한 얼굴에는 온갖 고통과 슬픔이 번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따라 투명한 유리병 속으로 들어갔다 마시지 않아도 영원한 숙취에서 깨어날 수 없는 세계로 Into a Transparent Glass Bottle -Gowoon(Real Name: Choi Chi-sun) If with a sharply honed knife of love you were to pierce my heart,Would the world mourn or would it be beautiful? The face of the woman I encountered at Omokgyo Station on Line 5 around midnight, Does not fade from my memory. Her fist-sized face, smeared with tears and mascara, Was spreading with all sorts of pain and sorrow. I followed her into a transparent glass bottle, Into a world where, without a drink, one cannot wake from the eternal hangover.
    • 문화/생활
    • 시가 있는 풍경
    2023-11-03
  • [고운 시] 낮달의 슬픔(The Sorrow of the Daytime Moon)
    낮달의 슬픔 -고운(본명: 최치선) 낮달이 뜨지 않은 하늘은 공허하다 아득히 멀어지는 그대의 발자국처럼 슬픔을 억누르고 웃어야 하는 내 심장처럼 가능한 모든 길을 열어두고 나는 사라지는 시간 위에 ‘덧없다’ 쓴다 침묵 속에서 욕망이 고개를 쳐들고 핸드폰 문자 메시지는 초 단위로 돈을 요구한다 낮달이 뜨지 않은 하늘은 메마르다 폐허로 변해버린 재건축아파트처럼 유언이 된 그대의 ‘다시 보자’는 인사처럼 왜곡되고 휘어진 오늘이란 시간은 다시 분절음을 내며 길 위에 버려진다 독감에 걸린 그대가 저무는 태양 속으로 사라질 때 나는 처방전 손에 들고 핸드폰 음성메시지를 확인한다 낮달이 뜨지 않는 하늘은 슬프다 갑자기 걸려온 한 통의 전화처럼 가까이 갈 수 없는 그대에게 들켜버린 내 남루한 사랑처럼 언제나 매혹되는 ‘청춘’이란 단어 앞에 서성거리던 내 삼십대는 소멸과 부활의 중간쯤으로 타협을 한다 마지막 호흡을 정리하고 G카페에 들려 생맥주 안주로 나온 땅콩 대신 그대의 이름을 하나씩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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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있는 풍경
    2023-11-01
  • [고운 시] 봄의 여백(Spring's Margin)
    봄의 여백 -고운(본명: 최치선) 내 일상으로 숨어든 새들도 떠나고 한 그루 나무가 된 그대도 헐벗은 채 흔들리고 아무도 이 돌변을 멈출 수 없고 나도 그대를 볼 수 없음에 과연 대신 아파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갑자기 찾아 온 그대 얼굴만큼이나 햇살이 곱게 느껴지는 봄 날 오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햇살 한 줌 포장해서 이미 잊어버린 번지로 택배 보내고 뜨겁게 오열하는 일뿐 내 눈에서 그대 모습 사라지는 날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사람’이었던 그건 기만이고 허위이며 거짓 나는 내 안에서 그대를 끄집어내고 품안에서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다 햇살이 곱던 봄날 오후 서로의 뿌리와 꽃의 안부를 물으며 체온을 쓰다듬고 위로를 나누어주는 그래서 밖이 아닌 안에서 서로의 봄으로 태어나고 싶었다 Spring's Margin -Gowoon(Real Name: Choi Chi-sun) The birds that hid in my daily life have flown away, And you, who became a single tree, sway stripped bare. No one can halt this sudden change, And I can't see you anymore— Can I truly ache and love in your stead? Just as suddenly as your face appeared, On a spring afternoon when the sunlight feels so fine, All I can do is Package a handful of sunlight, send it to a long-forgotten address, And weep passionately. The day your image fades from my eyes, You were someone 'I was content to simply watch.' That was deception, falsehood, and lies. I wanted to pull you out from within me, To feel you in my arms for a long time. On that fine spring afternoon, Asking about each other's roots and flowers, Caressing warmth and sharing comfort. So, not outside but within, I wanted us to be born as each other's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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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01
  • [고운 시] 푸른 너의 심장에서(In your azure heart)
    푸른 너의 심장에서 -고운(본명: 최치선) 푸른 너의 심연에서 꿈을 키웠으면 끝이 보이지 않는, 구름도 닿을 수 없는 너의 무한한 세계, 그 먼곳에서 푸른 너의 변두리를 마법처럼 녹여 한 조각이라도 내 안에 담을 수 있다면 내 사랑의 씨앗을 퍼뜨릴 수 있을 텐데 너의 푸른 심장에서 -Gowoon(Real Name: Choi, Chi-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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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가 있는 풍경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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