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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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세에서 유명한 쇼핑센터! 3층의 이루어져 있으며 많은 점포들이 들어서 있다.

 

   
이른 시간이여서 인지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아침 해가 밝았다. 한국을 떠난 뒤 늦잠을 자본적도 늦잠을 자고 싶다고 느껴본 적도 없다. 비록 늦잠을 잘 시간은 많이 있었지만 (특별히 정해진 계획이 없으므로) 잠을 자는 것 보다 라오스를 구경하는 것이 더욱 달콤했다. 그래서 오늘도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는 바로 랑캄호텔 1층 쌀국수 집으로 달려갔다.

랑캄호텔 1층에 위치한 쌀국수집은 빡세의 맛집으로 명성이 높다. 원래는 어제 먹어보려 했지만 어제는 일요일이라 문이 닫혀 있어 꽤 실망을 했었다. 그래서 오늘 그 한을 풀려고 아침부터 식당을 찾은 것이다. 쌀국수와 라오스 커피를 주문했다. 약간은 무뚝뚝한 식당직원이 곧 음식을 내어왔다. 오우! 방콕에서 맛본 쌀국수보다 양이 많았고 국물 맛도 괜찮았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했고...(사실 맛은 나이쏘이가 더 맛있었다.)쌀국수를 배부르게 먹고 아까 같이 주문했던 라오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어 그런데 커피가 너무 쓰다. 그리고 너무 진하다. 태국커피는 너무 달아서 고생했는데 라오스커피는 너무 쓰다. 옆에 있던 생수와 커피를 섞어도 쓴맛은 가시질 않았다. 속까지 쓰렸다.(열사병 증세 때문에 머리가 아픈 상태였는데 커피를 먹으니 머리가 더 아팠다) 라오스 커피는 영 내 입맛에 맞지 않는다.

그때 주위를 둘러보니 또 라오스사람들의 눈에 내가 일점사 당하고 있다. 괜히 커피에 물을 섞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외국인이 신기한가보다. 결국에는 커피를 다 못 먹었다. 아니 두모금 먹고 남겼다.(아까워ㅠㅠ) 식사를 마치고는 또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 어제 자전거를 빌릴 때 인사를 나누었던 자전거집 소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제는 말이 안통해서 자전거를 빌리는데 약간의 고충이 있었지만 오늘은 수월하게 자전거를 빌렸다. 역시 말보다는 몸.. 즉 바디 랭귀지가 최고다. 자전거를 타고 또 빡세를 누볐다. 어제 빡세 지리를 완벽히 알아두었기 때문에 길 잃을 걱정이 없어 가볍게 페달을 밟았다. 대형마트에가서 음식도 사고 옷가게에 가서 옷구경도 했다.

-마치 내가 이 도시를 통째로 빌린 것 같은 기분이였다. 쇼핑센터에 손님은 나 혼자였다.-

   

쇼핑센터 내부에 있는 대형슈퍼마켓... 좀 촌스럽게 진열된 상품들이 딱딱한 인상을 준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걱정도 없고 외롭지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다급해진다. 쉬지도 않고 빡세를 돌아다닌 탓에 빡세의 왠만한 곳은 다 가보아 슬슬 지루하기도 하였지만 다음에 어디로 갈지 계획이 없다는 것이 내 마음을 다급하게 했다...즉, 내 여행은 기간이 정해져있는데 이렇게 의미 없이 빡세에만 머물러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 내 앞에 2층버스가 나타났고 수 많은 동아시아인들이 버스에서 내렸다. 생김새로는 한국인같아 보였다. 계속 혼자 다닌 탓에 외로웠기에 무작정 달려가 말을 걸어보니... 중국 관광객분들이였다. 순간 힘이 쭉 빠진다. 외롭고... 어디로 가야할지 계획도 없고... 더욱더 우울해 졌다. 남부일주를 해야하는데 빡세에만 있다갈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그렇게 우울하게 길을 걷다가 또 한명의 동아시아인이 저 멀리서 보였다.

지도를 보고 라오스사람들에게 길을 물으며 어디로 찾아가는 듯 했다. 나에겐 빡세에 처음 온 여행자처럼 보였다. 갑자기 어제 길을 잃어 한참동안이나 헤매이며 빡세를 누비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그가 애처로워 보였다. 비록 내가 빡세에 온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에게로 다가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사실 그의 겉모습이 약간 불쌍해 보였다(?) 키는 큰데 몸은 말라서...) 헉....약 10분후 내 예상과는 정반대로 내가 오히려 그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는 일본인이였고 이름은 케이치(? 잘 생각이 안나요 ㅠ)... 라오스에는 이미 수차례 여행을 왔었다고 한다.

물론 빡세에도.... 그리고 그는 길을 헤매이고 있던 것이 아니라 알뜰한(?) 쇼핑을 위한 흥정을하고 있었던 것....(현지인들과 흥정을 할 정도면 고수다.) 순간 부끄러웠다. 오히려 갈 길을 몰라 어쩔 수 없이 머물러 있던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인데 멋도 모르고 도움을 준다고 허세를 부렸으니.... 같은 동아시아 인이라는 이유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가까워졌다. 내 사정을 들은 케이치은 내게 참파삭이라는 곳을 알려주면서 그곳으로 갈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메모지에 라오스어로 "참파삭으로 갑니다"라는 말을 써주었다. 그리고는 기념품과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떠났다... 솔직히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나의 가슴에는 적지않은 반일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아마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것이다.)

그 결과 이웃나라의 일본인들이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먼 곳 라오스 빡세에서, 외로움에 지쳐있던 나에게 도움을 준 그 케이치은 일본인과의 만남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다.....

사실 역사문제나 독도문제와 같은 민감한 국제 분쟁을 보면 일본이 밉다. 그러나 일본이 밉다고 해서 일본인 모두를 미워하려했던 것에 대하여는 내가 어리석었던것이다.

-참파삭으로 내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거대한 유적지를 품은 시골마을 참파삭으로 간다-

   
빡세를 떠나 참파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시장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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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몽상가, 순수의 땅 라오스에 가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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